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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가족배낭여행(2010년)

(14일째) 티롤 알프스를 지나 스위스로...

by 연우아빠. 2010. 8. 24.

□ 2010.7.9(금)

 

스위스 가는 날.
어떤 경로로 스위스에 갈 것인지 조금 고민했다.
루체른 일정에 따라 스위스로 들어가는 길을 달리해야 한다.

루체른에서 트래킹(리기, 티틀리스, 필라투스 중 하나)을 하고 싶었지만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친구 부인의 충고대로 융프라우에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트래킹을 못하는 아쉬움을 조금 달래기 위해 스위스로 들어가는 길은 뮌헨 > 린다우 > 루체른 대신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티롤지방을 관통하는 뮌헨 > 인스부르크 > 취리히 > 루체른 구간을 선택하기로 했다.

알프스의 꽃밭을 트래킹 하지는 못하지만 기차 여행으로 최상의 풍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 구간은 린다우를 거쳐서 가는 구간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리는 단점이 있다.
뮌헨에서 사흘을 머물렀지만 정작 뮌헨은 보지 못하고 가는 길이라 아쉽긴 했다.
다음에 오면 자전거를 타고 뮌헨시내를 돌아보리라 다짐하며, 인스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타고 뮌헨을 출발했다.

 

인스부르크까지 가는 구간 역시 알프스답게 너무 아름다웠다.
2시간 정도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오스트리아에 들어왔다.
인스부르크에서 내려 환승열차를 기다리는데 역시나 여기는 독일이 아니었다.
취리히 가는 열차는 30분 지연도착한다는 안내가 떴다.
남은 시간이 어정쩡해 시내에 나가지는 못하겠고 역 구내 가게에서 점심꺼리를 사서 요기를 했다.
저 멀리 동계올림픽 때 사용했던 스키 점프대가 보인다.
여기에도 간단한 야영장비를 실은 자전거 여행자들이 보인다.
특히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있다. 저런 자유와 여유가 부럽다.

 

30분 늦게 인스부르크를 출발해 취리히로 가는 길은 알프스 제일의 풍경이라는 티롤의 명성에 걸맞는 찬란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하지만 너무 좋은 경치를 너무 많이 본 때문인가?
티롤 알프스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면서 느긋한 여행을 즐기는 사이 꿈나라로 가버린 우리 가족.

눈을 뜨니 스위스 국경 근처를 지나는 중이다.
그림 같은 호수, 그리고 그 주변에 그림 같은 야영장이 펼쳐져 있다.
녹색 초원 위에 야영객이 쳐 놓은 텐트, 그림 같은 마을, 비취색 호수에서 수영하는 사람들.
호수 옆 야영장에서 바로 호수로 뛰어드는 사람들도 보였다. 너무나 부러운 광경.

아이들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야영을 하며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 때문인지 알프스 산맥 정상에도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눈이 없는 알프스는 알프스 같지가 않다.
취리히에 도착해 지역열차로 갈아타고 40분 정도 더 들어가 루체른에 도착했다.
여름에 해가 긴데다 섬머타임을 적용하니 긴 이동을 해야 하는 날은 아주 좋다.
예약해 둔 루체른 백팩커스 호스텔을 찾아 호숫가를 걸어 남쪽으로 내려갔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초록색 잔디와 호수 덕분에 눈은 즐거웠지만 너무 더웠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커다란 고니와 청둥오리들이 노니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정말 좋아라 한다.
역에서 숙소까지는 생각보다 좀 멀었다.

프런트에서는 간단한 규칙을 일러주고 시트를 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열쇠를 내준다.
방 안에 들어가니 2층 침대가 2개 있고 샤워장과 화장실은 공용.
그래도 시설은 아주 깨끗하고 좋았다. 저녁을 먹으러 지친 몸을 이끌고 시내에 나갔다.

아내가 가이드 북에 있는 맛있는 집을 찾아가자고 해서 카펠교를 건너 옛 시가지 쪽으로 갔다.
다행히 공용 WiFi 구역이 있어서 아이폰으로 지도를 검색할 수 있었다.
식당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아쉽게도 7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6:30분이 넘어서 주문을 받을 수 없다는 주인의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시 카펠교 앞으로 나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옆 골목에 식당이 많이 보여서 그리로 들어갔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많이 있는 이탈리아 식당으로 들어가 피자와 파스타를 시켰다.
맛있긴 했는데 음식값이 꽤 비쌌다. 피자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기름진 것이 아니라 화덕에 구운 얇은 피자였다.

카펠교를 건너 원주민(준기는 고니, 오리, 물닭, 비둘기 같은 동물들을 원주민으로 불렀다. 사람이 살기 전부터 여기 살던 동물들이라나...)을 구경하며
다시 숙소로 내려갔다. 숙소 근처에는 Coop이 없어서 가족들은 숙소로 들여보내고 혼자 열심히 주변을 걸어보았다.
간신히 수퍼를 발견하고 1.5리터 물 6개 팩을 사고 빵도 샀다.
물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 숙소까지 들고 오자니 거리가 멀어서 죽을 맛이었다.
물 먹기도 참 힘들다. 게다가 루체른도 뮌헨 못지않게 더웠다.
도대체 날씨가 왜 이런 것이야.




안녕! 뮌쉔.
다시 너를 보러 올께.



인스부르크 가는 길은 무척 아름다웠지만
눈이 없는 알프스는 왠지 낯선 풍경이네요.



프랑크푸르트에서 친구의 딸에게 선물받은 인형을 아이폰으로 찍으면서 좋아하는 두 녀석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역.
11시 방향에 동계 올림픽 때 사용했던 스키 점프대가 보입니다.



취리히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의미없는 사진만 찍었습니다.


겨울의 루체른 풍경은 아래 포스팅을 보세요.
http://foresttour.tistory.com/82
http://foresttour.tistory.com/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