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3(토)

휴양림에서 아침 잘 먹고 준기가 챙긴 춘천 관광지도를 들고 구경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 갈 생각입니다. 내일이 일요일이니까요. ^^


첫번째, 준기가 고른 곳은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입니다.
여긴 막국수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는 곳인데 아쉽게도 목요일 밤에 검색해보니
이미 예약이 꽉찬 상태라 구경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생긴 모습이 가마솥 위에 걸린 막국수 틀입니다.


이건 호롱불이라는 거야.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말이다...
준기와 할아버지가 막국수 박물관 내부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옛날 물건을 보며 옛날 경험을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2층에는 막국수를 직접 만들어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체험관이 있습니다.
직접 만들어서 먹으면 더 맛있겠죠?


이 곳은 국립춘천박물관입니다. 국립 강원대학교 근처에 있습니다.
이 박물관,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우선, 바깥 모습이 이렇게 예쁩니다. 박물관 마당에서 본 건너편 동네 모습인데요
이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본 아름다운 마을을 연상케 하는 잔잔하고 조화로운 색깔과 깔끔함..


박물관에 들어가면 먼저 선사시대부터 보게 됩니다.
이 안내판 앞에서 연우와 준기를 데리고 이야기를 해 봅니다.
이 분포도를 보면 무슨 생각이 나니? 어떤 느낌? 사람들이 왜 저렇게 모여 살까? 등등등
박물관에서 메모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박물관 구경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저 즐거운 놀이일뿐입니다.

고대의 유적 분포를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은 정해져 있나 봅니다.
현대 인구분포와 거의 겹칩니다.

박물관 내부는 상업적 사진이나 삼각대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 한 맘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유럽의 박물관과 같아서 박물관장님과 관리자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이 분들 분명 유럽의 박물관을 가 본 것이 틀림없습니다.


흑해와 지중해 연안의 스키타이 문명과 중앙아시아 실크로드를 건너 신라, 가야까지 이어지는 문명의 끈을 보여주는 뿔잔입니다.
혹자는 선비족 같은 유목민들이 함경도 해안과 강원도 해안을 지나 신라까지 내려가 토착세력과 연합해 나라를 세웠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신라의 대릉원과 가야의 뿔잔까지 이어지는 문명의 유사성.

어떻습니까?
저 흑해연안에서 한반도 동해안까지 이 뿔잔 하나가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 것이 멋지지 않나요?


국사 교과서에서는 별로 주목해서 가르치지 않는 옛날 사람들이 사는 모습.
왼쪽 사람 손모양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 땅을 팔기 위해 자신의 오른손을 대고 그려넣은
모습니다. 가족사항과 토지매매 문서도 있습니다.
국사 시간에 우리도 다른 선진국처럼 정치사보다 문화사와 생활사를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생활에 쫒겨 토지를 사고 파는 문서가 상당히 많다고 하네요.


이건 결혼에 관련된 문서. 납폐(패물)와 함께 사돈끼리 주고받는 문서네요.
결혼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는게 왕과 대신이 뭘 했는지 못지않게 재미있지 않을까요?


개방형 설계와 함께 큐레이터의 솜씨와 안목이 시각적으로 시원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박물관도 정말 멋지게 발전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게 뭔지 아세요?
혹시 미천골 휴양림 입구에 있는 선림원지를 기억하시나요?
거기 홍각선사 탑비는 사라지고 좌대만 남아있는 것을 보신 기억이 나시나요?
그 비문 조각이 이렇게 춘천국립박물관에 남아 있습니다.


이 휴게 공간에서 저는 오르세 미술관 못지 않는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춘천 국립박물관은 전시물도 잘 관리하고 있지만 이런 문화공간이 박물관을 친근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어린이 체험 박물관과 문화체험 공간, 작은 도서관도 함께 있어서 지역문화의 중심공간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야외에는 주변 산을 잘 살려 이런 석조물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설명자료도 훌륭하고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서 평지에 그냥 진열해 놓은 석물보다 더 정감이 갑니다.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서 부분만 남아 있는 탑을 모아서 이렇게 전시해 놓았습니다.
단단한 화강암에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꽃무늬를 정교하게 새겼는지 1,400여년 전 석공의 실력이 놀랍지 않습니까?


맞은 편에는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쉴 수 있는 원두막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그마한 산을 잘 활용한 멋진 춘천국립박물관. 뜻하지 않았던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Posted by 연우아빠.

2010.11.13 토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헐! 그런데 이제 겨우 토요일이네요. 이런 경사가....^^



벌노랑이 방에서 바라본 용화산 휴양림의 아침
저는 이 시스테 창을 통해 바라보는 가을 풍경이 왠지 풍성한 가을 느낌이 나서 좋습니다.
유아적인 취향이죠. 흠.


발코니에 나뭇잎 세장.
이건 현지아빠님의 따뜻한 사진을 볼 때 필을 받아서 가끔씩 시도해 보는 사진입니다.
뭐 실력이야 중요하겠습니까? 가을을 느끼는 감성이 중요하죠. ㅎㅎㅎ



발코니에서 보면 이런 모습.
독일에서 본 아주 작은 시골마을 같은 모습이라서 보기에 참 좋습니다. 색감도 너무너무 좋아요.



11월달부터 용화산 휴양림 야영장은 문을 닫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캠퍼들이 이렇게 캠핑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황금색으로 물든 낙엽송 아래 보기는 좋은데 이쪽이 서쪽이라 12시가 다 되어서야 햇빛이 들기 때문에 좀 추울 것 같습니다.


연립동 밖으로 나와서 우리가 잤던 집을 찍어봤습니다.
가운데 삼각형 지붕이 있는 2층 방 2군데는 다락이 있습니다.
제일 오른족 2층 벌노랑이 방은 7인실인데 2가족이 와도 충분할만큼 널찍하네요.


준기와 함께 하는 산책.
그림자 놀이를 합니다. 아빠의 권위에 도전하는 준기군. 그림자에게 덤빕니다. 


 



와! 여기는 제일 꼭대기에 있는 수련관인데 누가 디자인을 했는지 색감도 좋고 보기도 좋네요.
저기서 머물면 용화산 휴양림 모두를 가진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족구장과 농구장도 있어요.
Posted by 연우아빠.
2010. 11.12(금)

사진만 올려도 후기가 되는 여행..
저 말은 제 아들이 조금 전에 한 말이랍니다.

2주전 토요일에 근무를 한 덕분에 11월 중에 하루를 쉬랍니다.
휴일근무 수당 예산이 없으므로...
저는 바로 금요일 밤에 숙박하는 곳을 찾아 숙소를 샤냥합니다.

용현, 오서산 두군데 빈방 잡았지요. 이 참에 김좌진 장군, 한용운 선생 생가를 가 볼까 하는 생각에...
집에 전화를 해서 의견을 물었더니 준기가 지난번에 용현 갔다고 춘천 가잡니다.
바로 용화산 뒤졌더니 빈방은 없고 1순위 대기를 3개 잡았는데
다행히 출발 3일전에 하나를 건졌는데 좀 비싸네요.

지은지 얼마 안됐나보네요. 2006년에 갔을 때는 없는 방이네요.
11월11일 밤 수영장 가는 것 제끼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동네 줄반장들 돌아가면 하는 회의를 가지고 오두방정을 떠는 사람들보고
하늘에서 화가 났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제 보기에는 티하나 없는 가을하늘을 만들어서
여행 잘 하라고 공기 청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할랍니다.

학교 다녀오자 마자 애들 데리고 아버지 모시고 4년만에 용화산으로
춘천여행을 떠납니다.

아내가 가 보고 싶어하는 곳,
바로 <봄봄>으로 유명한 김유정 선생의 문학관입니다.
근처에 김유정역도 있습니다.

그러나 늦게 도착해서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


담이 낮아서 이렇게 들여다 볼 수 있네요.
기념관 앞에 김유정 작가님의 동상이 서 있네요.
이 분 작품에는 실존인물을 모델로 삼은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실레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모델이었다고 하죠.
기념관 맞은편에 실레마을 복원해 놓았는데 좀 세트장 같은 느낌도 드네요.  

여름에는 햇살이 좀 따가울 것 같고 가을에는 분위가가 잡힐 것 같네요.

이 실레마을 안에 짱아 구춘서 님이 만든 작품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네요.
아기자기 오묘한 작품. 독일에서는 이 정도 작품이면 세계적인 명품으로 팔리도록 만들던데 우리나라는 왜 안될까요?


실레마을에 초승달이 떴네요.
엄마와 아들이 뭔가 정겨운 놀이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죠. 


6시가 넘었군요.
감도를 한참 높였는데도 사진이 어둑어둑합니다.


여기를 떠나서 밥 먹으로 갔습니다.
바로 주은아빠가 추천해 주신 닭갈비 집으로 갔습니다.
소양강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통나무 닭갈비집(033-241-5999)입니다.

외곽에 있어서 그런지 주차하기도 좋고 좋았습니다.
닭갈비와 채소를 철판에 볶아서 만든 음식에 메밀막국수로 입가심...
입에 착착 달라 붙는 것이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친절하고 손님도 많고 닭갈비 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유가 수긍이 갑니다.

밥 다먹고 캄캄한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휴양림에 들어갔습니다.
초승달은 깨끗한 공기 덕분에 아주 가깝고 하늘의 별은 초롱초롱했습니다.
휴양림에 놀러가서 처음으로 9시 전에 이부자리 깔고 잡을 청했습니다.

Posted by 연우아빠.

가을비 내리는 용화산 그리고 춘천

2006.10.21~22(1박2일)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주변 어른들께서 “남아 있는 네 아버지가 걱정이다”라고 말하신다. 마음 같아서는 장남인 내가 모시고 싶지만 맏며느리가 아무리 권해도 아버지 대답은 겨우 “생각해 보마”하는 수준에서 더 이상 진전이 없다. 종가집 장손인 우리 과장님은 “괜히 너무 강권하지 마세요.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시골에서 오래 사신 분이 도시에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감옥생활이나 마찬가집니다. 막내동생 부부가 곁에 계시니 거동이 불편하지 않는 동안은 자주 찾아뵙는 것이 제일 좋은 효도방법입니다. 혼자 거동하지 못하면 그때 모셔오세요.” 하신다.



소양강댐 준공기념탑


어머니 장례를 치르느라 경황이 없어 용화산과 오서산 휴양림 예약을 취소하지 못했다. 장모님께서 사장어른 상중에 여행하는 것을 사양하셔서 오서산은 예약취소를 했다. 혼자 어머니 생각에 잠겨계실 아버지를 생각해 용화산으로 모시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버지께서는 “그래, 같이 가자” 하신다. 20일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아버지 댁으로 달려갔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보내고 나시더니 몸이 별로 좋지 않다. 하긴 젊은 나도 몸이 좋지 않은데 아버지께선 오죽 하시랴. 누나와 막내에게 이야기 하고 21일 아침에 어머니께서 가꿔 놓은 텃밭 채소들을 솎아 아침 11시에 중앙고속도로에 올랐다. 춘천은 태어나서 처음 가는 곳이다. 춘천IC에 내려 먼저 청평사를 들리려고 소양강 댐으로 갔다. 도중에 막국수와 닭갈비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소양강 댐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로 선착장에 가니 청평사 가는 뱃삯이 제법된다. 건너편 선착장에 내려 청평사 가는 길을 걸었다. 편도 3km, 9살, 7살 두 아이가 왕복하기엔 좀 먼 것 같아 업어 달라고 덤빌까 걱정스러웠다.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꼬셔서 다행히 업지 않고 왕복할 수 있었다.



청평사 가는 소양강 뱃길


 
청평사 올라가는 길

계곡의 물은 완전히 말라서 단풍이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잎이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많았다. 비가 한번 와야 할 것 같다. 청평사 왕복길이 워낙 지체되어 다시 소양강댐으로 돌아오니 이미 5시가 넘었다. 아버지께서 한 말씀 하신다. “청평사 가는 길은 젊은 남녀가 다니는 길인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주변이 거의 대부분 젊은 청춘들이다.


 
숨차게 도착한 청평사. 배 시간 때문에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음

춘천관광지도를 보고 서둘러 용화산으로 향했다. 403번 지방도로를 타고 춘천댐 쪽으로 가다가 407번 지방도로로 갈라져 조금 올라가니 용화산 안내 표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102 보충대 앞에서 헤매다 휴양림 안내소에 한번 전화를 하고 서야 길을 제대로 찾아 올라갔다) 입구는 비포장 길이 2~3km 있어 산에 올라가는 기분이 난다. 6시가 거의 다 되어 휴양림 안내소에 도착했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 주시는 직원 분을 마주하니 하루 여행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다. 춘천 관광을 하실 거냐고 물어 보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춘천관광지도까지 주신다. 휴양림마다 이렇게 지역 관광지도를 다 갖출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 가는 휴양림마다 지역 관광지도 비치여부를 물어보는데 용화산은 세심한 곳까지 준비를 잘 해 놓았다. 안내소에서 친절하고 따뜻한 안내를 받으니 좋은 휴양림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촛대바위 앞 주차장에 올라가니 사방은 어둑하고 다른 가족들은 숯불 바비큐가 한창이다. 이것저것 주워 먹으며 온 바람에 별로 저녁생각이 없었지만 맛있는 냄새에 “저녁을 먹을까?”하는 생각이 난다.

 


휴양림 숙소. 귀신놀이를 하는 준기. 

방 앞에는 예약한 사람 문패가 붙어있다. 아내가 기분 좋게 웃는다. 자기 이름을 새긴 문패는 새로운 느낌이다. 새로 지은 곳이라 정말 깔끔하고 내부가 나무라서 그런지 손에 닿는 느낌이 좋다. 산뜻한 내부, 시스템 창호, 유리칸막이가 된 샤워부스, 강한 물줄기와 부드러운 물줄기 조절이 가능한 샤워기, 문을 조금 열어놓은 채로 잠글 수 있는 장치가 된 시스템 창호는 여름에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소주잔의 변신. 뜨거운 감자를 먹을 때 소주잔을 이렇게 쓸 수도 있습니다

남들 저녁식사 다 끝낸 다음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내가 어설퍼 보였는지 옆에 세남바위에 오신 분들이 토치로 불을 붙여 주시고 숯도 갖다 주시고, 오서산에서 보여준 은주아빠처럼 등불도 갔다 밝혀 주신다. 통성명도 못하고 신세만 졌다. 아버지는 이리 좋은 여행을 어머니가 함께 하지 못하는 게 섭섭하신 모양이다. 눈물을 조금 비치신다. 아이들은 그저 좋단다. 용화산에 갈 때 팝업창을 보지 않고 간 탓에 수건, 화장지, 치약... 다 가지고 다니는데 하필 비누를 빼 먹고 갔다. 할 수없이 안내소에 계시는 분에게 신세를 졌다. 고급비누를 얻어 가지고 온 아내는 기분이 아주 좋다. 작은 친절이 사람을 더 아름답게 한다. 바비큐 잔불에 감자를 굽고, 과일과 차를 마시고, 아이들을 데리고 아버지와 산책을 나섰다. 준기는 소나무 방 옆을 지나며 다락방이 있는 곳을 예약하지 않았다고 투정을 부린다. 너무 어두워서 조금 돌다가 내려왔다. 준기가 할아버지와 자겠다고 나서니 아주 기특하다.


아름답고 친절했던 용화산자연휴양림 휴양관 모습


22일 새벽, 아버지께서 등산하자고 깨우셨지만 몸이 무거워서 따라 나서지 못했다. 어머니를 보낸 다음부터 이상하게 날이 갈수록 몸이 더 피곤하다. 아버지는 혼자 산책길에 나섰다. 일어나서 쌀 씻어 안치고 아내가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을 먹고 10시에 숲해설에 참석했다. 김갑식 해설사의 해설로 단풍길을 따라 재미있는 나무와 숲 이야기를 들으며 한바퀴 돌았다. 붉나무, 오리나무, 칡덩굴, 서로 다른 뿌리에서 나온 나무가 중간부분에서 한 나무로 합쳐졌다가 다시 다른 나무 줄기로 자라는 모습도 보았다. 한시간쯤 지났나 싶었는데 숲해설을 끝내고 보니 벌써 12시다. 남은 밥을 먹고 음식물을 정리하고 청소와 짐정리를 끝내고 차에 싣기 시작하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단풍을 적시는 가을비가 참 멋있다. 하지만 산책길에서 비 맞으며 혼자 있는 벤치가 텅빈 어머니 자리 같다.


숲해설. 선생님은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건만....숲해설을 10여 차례 들었던 준기는 시큰둥



열쇠를 반납하러 간 연우와 준기


 
1박2일은 너무 짧아요! 준기의 볼멘소리. 떠나기가 아쉬워 비를 맞으며 산책을 나섰다.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텅 빈 자리. 산책로에 있는 벤치.

열쇠를 반납하려고 하니 두 녀석이 서로 자기가 가져가 반납하겠다고 다투길래 같이 가져가라고 보냈다. 1시가 조금 넘어 산책을 시작했는데 30분 정도 지나서 비가 더욱 많이 쏟아진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강원도립화목원과 산림박물관으로 길을 잡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화목원을 둘러보는데는 하루가 부족하다. 아이들이 입체영화를 보겠다고 떼를 썼지만 너무 시간이 지체되서 길을 나섰다.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인형극장도 건너뛰고 아름다운 고슴도치섬 다리를 넘어 애니메이션 박물관에 도착했다.

 
강원도립화목원 입구에 서 있는 곰 네 마리. 아기곰 두 마리는 우산 뒤에...


 
강원도립화목원 온실 전망대에서 본 화목원 정원. 건너편은 산림박물관.

아이들이 참 좋아할 만화가 가득하고 장난거리도 심심치 않게 있다. 나도 무지 좋아하는 둘리가 나오는 입체만화영화를 가족이 함께 보고 나서야 화목원에서 보지 못한 입체영화에 대한 투정이 사라졌다. 6시가 넘어 46번 도로를 타고 집으로 향하면서 아버지와 많은 얘기를 했다. 46년을 함께 사셨지만 아버지가 모르는 어머니, 어머니가 모르는 아버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저녁 어스름이 내리는 한강변을 따라 내려왔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나선지 2시간 반 정도 걸려 우리는 산본에 도착했다. 먼저 다녀오신 분들 후기에 돌아오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고생했다는 얘기를 여럿 보았는데 게다가 비까지 와서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너무 빨리 도착했다. 비가 와서 나들이 객이 적었던 탓일까?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춘천은 여행하기에 참 아름다운 곳이다. 용화산 역시 1박 2일로 다녀오기에는 너무 아까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준기도 1박2일은 너무 짧단다. 어머니가 없는 가족여행은 가을비 내리는 숲처럼 왠지 허전하다. 다음에는 준기 소원대로 다락이 있는 방을 잡아 2박3일동안 용화산과 오봉산 등산도 하고 와야겠다. 용화산은 다시 가보고 싶은 좋은 휴양림이었다.

* 청평사는 자동차로 다녀오는 것이 시간과 비용이 더 적게 들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다유네(
http://www.dayune.com/)에 올렸던 글입니다.

Posted by 연우아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