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7.16(토)

 

판테온!

로마 제국을 실질적으로 건설한 카에살의 예지력과 
그 예지력에 부응해 준 아그리파의 위대함이 낳은 로마 건축물의 최대 걸작품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건축물은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카에살과 옥타비아누스 그리고 아그리파에 얽힌 인간적인 이야기 때문이었다.
판테온 근처에는 로마 3대 젤라또로 명성을 얻은 지올리티도 있어서 아이들에겐 좋은 유혹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러 역으로 나갔다.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우리가 늘 보던 지도에서 우리 호텔 바로 뒤에 지하철 역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모르고 계속 테르미니 역까지 걸어다녔으니 살짝 어이가 없다.
휴일일텐데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마구 밀면서 탄다.
우린 다음 열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고대 유적이 너무 많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로마는 지하철을 만들 수가 없어서
지금껏 외곽을 끼고 다니는 A, B 두 개 노선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하철을 밀어가면서 타야한다는 것.
한 정거장에서 밀리니 다음 정거장에서 오는 지하철은 기다려야 하고 이게 연쇄적으로 지하철이 지연되는 이유가 됐다.
이번에는 무조건 타야했다. 시간이 금쪽이라.
지하철을 타고 가며 판테온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주었다.
아빠가 이 판테온을 로마시대 건축물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이유도 함께.

 

스페인광장 역에 내려 호텔에서 받은 지도를 보며 꼰도띠 거리를 따라 내려갔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든 지도에는 거리이름이 나와 있어서 건물에 표시된 거리 이름과 비교하면서 길을 잡아 갈 수 있다.
길을 헤매지 않으려고 간선도로를 기준으로 걸어간 탓에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금방 찾을 수 있었다.
판테온은 여전히 웅장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는데 바깥은 수리를 하는지 비계를 설치해 놓았다.

 

2천여년 전,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가 될 뻔 했던 카에살이 자기 양아들 옥타비아누스를 후계자로 삼았는데
아들에게 군사적인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평생을 함께할 조력자로 군사분야의 천부적인 자질을 가진 아그리파라는 젊은이를 발탁했다.
아들과 비슷한 연배.

그의 예상대로 황제가 된 옥타비아누스를 도와 평생을 완벽하게 군인으로 살았고
혼인을 통해 인척관계를 맺은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협력하며 로마제국의 기틀을 탄탄하게 쌓았다.
아그리파는 관용의 상징으로 로마인이 모시던 모든 신에게 헌정할 공공건물을 지었는데 바로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모방한 판테온이다.
이 판테온은 변변한 동력과 기계장치도 없던 그 시절에 직경 50미터에 가까운 돔형 건축물을,
중간에 받치는 기둥 하나 없이 만든 불가사의 한 건물이다.

천장 가운데 직경 9m짜리 구멍을 냈는데 격자형 지붕구조는 마치 원근법을 알고 있는 듯한 구조이고,
이 돔의 구멍을 통해 빛이 내부로 쏟아져 들어와 별다른 조명없이도 환하다.
그리고 웬만한 비는 상승기류 때문에 구멍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며 설령 들어오더라도 바로 배수구로 빠지도록 되어있다.
또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 때문에 해시계처럼 시간을 알 수 있다.
카톨릭이 국교가 되면서 이 위대한 건축물은 성당으로 둔갑했고
지금은 근대 이탈리아의 통일 영웅 빗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 황제와 르네상스의 거장 라파엘로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다.

 

이 건물은 자기 나라가 오래오래 계속 번영하기를 바란 공직자가
자신의 재산과 노력을 투자해 만들어 시민들에게 헌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의 기념물이자
모두의 신앙을 평등하게 인정해 준 관용의 상징이다.
이 건물은 신의와 우정을 끝까지 지킨 사람의 숨결이 담겨 있고,
사람을 알아보는 예지력을 가진 사람과 그 사람의 뜻에 끝까지 보답하여 노력한 사람의 의리가 숨쉬고 있다.
나는 신의를 지킨 아그리파와 로마인이 믿는 모든 신을 수용한 그의 관용정신을 존중하며
비록 독재권을 가진 황제였지만 친구를 끝까지 믿고 의지한 옥타비아누스의 신뢰를 높게 평가한다.

 

건물 내부에 들어간 아이들은 이 건물의 규모와 내부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동안 구경을 하고, 서둘러 근처에 있는 지올리티로 젤라또를 먹으로 갔다.
가이드 북인 ‘유럽 100배 즐기기’는 결정적일 때 ‘유럽 100배 고생하기’로 둔갑한다.
부정확한 약도 표시 때문에 이리저리 헤매다 마지막으로 경비를 서고 있는 경찰아저씨에게 물었다.
그는 완벽한 이탈리아 말로 설명을 했고 이탈리아 어를 전혀 모르는 우리는 그 말뜻을 완벽하게 이해해 그 가게를 찾았다. 스
페인어를 전공한 아내는 같은 라틴계 언어라 그 말뜻을 어느정도 이해한 모양이다.
세컨드가 세군도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담백하고 맛있는 지올리티(Via degli Uffici del Vicario 40 00186 Roma, Italia)의 젤라또.
가게에서 받아 든 환상적인 맛은 아이들의 환성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여름 더위를 한 번에 날려 주는 그 맛을 잊지 않고 다시 또 찾아갈 것이다.
지올리티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낭비해 시간이 부족했다. 서둘러 호텔로 돌아오는 지하철에 올랐다.

 

테르미니 역에서 환승을 하려고 내리는데 내 왼쪽 바지 주머니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지퍼를 채워놓은 바지 주머니로 손이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 보려는 순간 내 왼쪽에 있던 중년 여자분이 화난 표정으로 그 손을 치며 뭐라고 소리를 쳤고
내 뒤에 젊은 여자가 뭐라고 화를 내며 사라진다.
중년 여자분은 나를 보며 이탈리아 말로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소매치기를 하려는 여자를 막아준 것 같다.
“그라찌에!”를 외치며 지하철 B선 구간으로 달려갔다.
방 앞에 도착했지만 카드키가 먹지 않는다.
전자칩이 있어서 체크아웃 시간인 11시를 넘기면 작동이 안되는 모양이다.
프런트에 달려가 양해를 구하고 짐을 꺼냈다.
호텔은 다음 손님을 위해서인지 부분수선과 정비에 여념이 없다.
행운을 비는 인사를 받으며 감사인사를 남기고 호텔을 떠나 떼르미니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가는 시간과 지오반니 파시가 문여는 시간이 맞지 않아 역 반대쪽에 있는 지오반니 파시의 젤라또는 이번에도 맛을 보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26~28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는데 이쪽 플랫폼은 역 남쪽 한국인 민박이 집중된 곳에서는 가깝지만
북쪽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운영하는 호텔촌에서는 제일 멀다. 정말 질리도록 길게 걸어간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더럽고 복잡한 나라로 많이 알려졌고
사실 머무는 동안 정신없이 혼잡스럽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오고 싶은 나라다.
이제 로마를 떠난다.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해 연우의 이를 다빈치 공항 근처에 남겨 놓았다.
유럽여행 중에 이를 3개나 갈다니.
다시 이탈리아로 올 날을 기대하며 다빈치 공항을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준기는 인천행으로 환승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로 떠나는 비행기에서 이탈리아 땅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 로마! 안녕 이탈리아! 안녕, 유럽! 다시 올께!!!”



판테온 가는 길에 있는 트라야누스 황제의 원기둥



거의 2천년이 다 된 판테온은 수리중
장군 아그리파의 이름이 선명하다.



동력도 기계도 변변하게 없던 시대에 완벽한 돔을 쌓아 올린 로마인들의 건축기술에 그저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는 판테온
돔 천장 가운데 뚫린 지름 9m짜리 구멍으로 빛이 들어온다.



판테온에 안장된 거장 라파엘로의 무덤



근대 이탈리아 통일의 주역 빗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 황제의 관
관의 장식과 자재에서 이집트와 로마황제를 잇는 문화적 유사성이 이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외국여행 > 가족배낭여행(201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 가족여행을 끝내고...  (12) 2010.09.10
(21일째) 안녕, 유럽! 다시 올께!!!  (4) 2010.09.10
(20일째) 베네치아  (4) 2010.09.09
(19일째) 트레비분수  (2) 2010.09.09
(19일째) 콜로세움  (2) 2010.09.08
(19일째) 포로 로마노  (2) 2010.09.07
Posted by 연우아빠.

□ 2010.7.12(월)

 

체크아웃을 한 뒤 루체른 역까지 열심히 걸었다.
어제 너무 늦게 잔 탓에 기차 시간에 맞춰 Arth-Goldau까지 가는 길이 걱정이었다.
체력이 제일 약한 아내가 겨우겨우 따라오는데 늦으면 다음 열차를 타자고 생각했다.

다행히 출발 1분전에 Arth-Goldau행 09:06 기차를 탈 수 있었다.
타고 보니 급행열차가 아닌 지역열차. 정거장 마다 다 선다.
그래도 09:22분에 루체른을 출발하는 급행열차보다 10분 정도 일찍 Arth-Goldau 역에 도착했다.
환승시간에 쫒기지 않으려고 서둘러 탄 기차라서 여유시간은 조금 더 생겼지만 숙소에서 루체른 역까지 서둘렀던 것에 비하면 조금 허탈한 결과.
쫒아오느라 힘들었던 아내가 씰데없는 힘을 뺏노라고 잔소리 한마디를 날린다.

 

3년전에 이탈리아를 갔을 때 제 시간에 움직이는 열차를 거의 보지 못한지라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이탈리아행 기차는 연착한다고 신호가 뜬다.
시간을 지체했지만 밀라노행 기차는 3년전에 탔던 품질 떨어지는 기차는 아니었다.
꾀제제했던 3년전 기차와 달리 아주 고급스러운 차림새를 한 기차가 들어온다.
오웃! 이탈리아 기차가 이런 변신을!!

먼 길이라 1등칸을 예약했었는데 기차 내부도 전체적으로 다 3년전과 너무 달랐다.
겨울에도 야자수가 있는 북부 이탈리아 풍경은 여름에는 더 아름다웠다.
터널을 몇 개 지나서 이탈리아 경내로 들어섰나보다.
이탈리아 분위기가 나는 마을들이 계속 이어지더니 낯익은 꼬모 호수가 보였다.
3년전 브릭(Brig)을 경유해 밀라노로 가는 길보다는 풍경이 떨어진다.
이탈리아 북부의 3대 호수인 마찌오레 호수의 풍경이 여기보다 월등히 낫다.
다음에 스위스를 경유해 이탈리아로 간다면 마찌오레 호수를 끼고 내려오는 길을 택해야겠다.
밀라노에 연착하는 바람에 로마행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열심히 달음박질을 해야 했다.

 

오웃!
이번에도 예상과 달리 트랜이탈리아의 유로스타 고속열차는 밀라노행 기차처럼 아주 고급스러웠다.
“이건 이탈리아가 아니야!” 속으로 중얼거렸다.
3년전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갖게 된 이탈리아에 대한 편견 가운데 하나가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다.
불친절한 국경검문도 없었고 안내방송도 없이 마냥 기다리게 하던 그런 기차가 아니었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친절한 1등칸 서비스(간식과 차를 제공하는 1등칸 서비스). 3년 전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었다.

서빙을 하던 청년이 우리 아이들을 보더니 어린이들에게는 따로 줄 것이 있다고 하면서
아래칸에서 맛있는 과자를 꺼내 준다.
함께 서빙하는 여자분이 자기 애인이라고 예쁘지 않냐고 자랑한다. 여자분이 살짝 눈을 흘긴다.
쾌활하고 밝은 커플. 이탈리아의 쾌활함에 여행객들도 기분도 좋아진다.

 

“어때? 이탈리아가 생각보다는 괜찮지?” 준기에게 동의를 구했더니 끄덕끄덕.
로마까지 가는 길에 보이는 바깥풍경은 예상했던 것 보다 더워보였다.
기차 내부는 시원한 에어컨 덕분에 쾌적하다.
아침에 너무 서둘러 뛴 탓인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어느덧 로마근처에 도착한 모양이다.
안내 방송도 나오지 않았는데 내릴 준비를 마친 사람들이 통로에 줄을 섰다.
“어때, 이탈리아 사람들 우리나라랑 정말 비슷하지 않니?”
아이들이 쾌활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같아요!”

 

밀라노에서 예정보다 10분 늦게 출발했던 우리 기차는 10분 늦게 떼르미니 역에 도착했다.
3년 전에 비해서 놀랍도록 변했다. 이탈리아 기차가 이렇게 시간을 잘 지키다니.
놀라운 이탈리아!

떼르미니 역에 내려 숙소를 찾기 위해 아이폰 지도 검색을 해 봤지만 무선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떼르미니 역 북쪽에 있는 것은 알았지만 지도를 출력해오지 않는 탓에 고생이 늘었다.
주소가 인쇄된 숙소 바우처를 들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하지만 이탈리아어로만 가르쳐 주니 대충 감으로 잡고 가다가 서너번을 물어물어 가느라 상당히 돌아가게 되었다.

길 옆에 있는 호텔에 들어가 주소를 보여주며 길을 물었더니 아주 친절하게 위치를 가르쳐 준다.
다시 조금 걸어올라가다가 마지막에 만난 사람에게 물었더니 이 분이 아주 간결한 영어로 가르쳐 준다.
2블럭 지나 왼쪽으로 돌면 바로 입구란다. 정확하다.
예약한 호텔에서 투숙객에게 주는 지도를 봤더니 우린 꽤 돌아온 셈이다.
체크인을 하는데 우리 여권을 달란다. 출입할 때마다 키를 맡기고 여권을 찾고 해야 한다고 하면서.
좀 이상한데?

 

호텔 방에 들어간 순간 우린 환성을 질렀다.
운동장 같이 넓은 방, 그리고 트윈베드와 소파를 침대로 변형해 만든 널찍한 침대 2개.
그리고 우리집 세면장보다 4배는 넓은 목욕탕과 세면장.
TV와 인터넷 포트. 런던 피카딜리 호스텔과 거의 비슷한 가격에 훌륭한 아침까지 주는 호텔.
나라마다 이렇게 가격대비 품질 차이가 크다니.

짐은 대충 침대에 던져놓고 욕조에 차가운 물을 틀어놓고 들어가 몸을 식혔다.
아쉬운 것은 셀프세탁실이 없고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겨야 하는데 그 가격이 우리나라 세탁소랑 비슷했다.
속옷이나 양말도 그렇게 계산하니 이건 어마어마한 돈이다.
호텔에는 미안했지만 욕탕 안에서 속옷과 양말 빨래를 했다.
샤워를 하며 빨래를 하니 여행의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

내일 바티칸 투어를 위해 가까운 간이 식당에서 요기를 하고 일찍 잠을 청했다.
우리가 런던에 도착한 것이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마침내 마지막 목적지인 이탈리아까지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바깥 경치는 관심이 없고 오직 아이폰에만 매달린 연우.
이탈리아 기차는 3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3년 사이에 이탈리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알프스를 내려가면 독일스러운 마을이 점점 이탈리아스러운 마을로 바뀐다.
아직은 독일스러운 느낌이 나는 곳.



이탈리아로 들어왔지만, 어쩐일인지 3년전에는 그렇게 엄격하게 하던 국경검문도 없다.



꼬모호수.
겨울에는 코발트 빛이었는데 여름에는 비취색이 난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명성을 날렸던 곳.



여행사에 근무하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멋진 숙소. 산 마르꼬 호텔 객실.
가격대비 너무 훌륭하고 안락한 곳이라서 8월에 여행을 가는 처조카도 로마 숙소는 여기로 정했다.

Posted by 연우아빠.

2007.12.28

드디어 유럽 여행 마지막 날.
비행기 출발 전까지 로마시내를 샅샅이 훓어보고 마지막으로 타겟식당의 34번 메뉴를 맛보기로 했다.
짐을 모두 싸고 민박집에 맡긴 다음 지하철 역으로 나갔다.

우리가 역 구내에 들어갔을 때 막 출발하는 지하철을 타려고 뛰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셋은 타고 나는 타지 못했다.
첫번째 목적지가 보르게제 공원이었기 때문에 스페인 광장역이나 플라미니오 역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처음으로 혼자 떨어져서 가는 길이라 살짝 걱정스럽기도 했다.

오홋, 객지에 혼자 내쳐진 느낌이란 이런 것인가? 




스페인 광장 역에서 내려 스페인 광장으로 가 봤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스페인 광장은 썰렁했다.




플라미니오 역까지 가는 길은 보르게제 공원 남쪽 끝을 따라 한 정거장이라 천천히 걸어갔다.
오래된 유적이 곳곳에 있었는데
너무 흔해서 그런 것일까 보전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플라미니오 역 근처 포폴로 광장이 보인다.




광장에 붙어 있는 포폴로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 Popolo


)
몇몇 사람이 모여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플라미니오 역에서 일행을 다시 만나 포폴로 광장을 돌아보고




보르게제 공원으로 올라갔다. 공원에 있는 중세의 빌라.




한겨울에 초록색. 사진으로 봐서는 겨울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복받은 나라.
어마어마하게 큰 보르게제 공원 풍경은 로마가 우리나라 대도시와는 전혀 다른 대도시라는 것을 느끼게 만든다.




여기에도 오벨리스크가....




언덕이 거의 없는 로마. 보르게제 공원은 언덕 위에 있어서 전망이 좋다.
마치 봄 풍경 같은 공원 모습



우산 소나무와 하얀 건물이 이국적인 풍경이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다.


크리스마스를 지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여전히 곳곳에 이런 조형물이 있다.


스페인 광장 계단에서 세계적인 명품이 가득한 꼰도띠 거리를 본다.


어렸을 때 본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앉았던 그 계단.

거기 내가 앉게 될 줄은 그 때는 상상도 못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명품들을 들어본 적이 없는 무지몽매한 동료를 일깨우고자

내 동료들이 꼰도띠 거리를 걸으며 가게들에 대한 지식들을 알려준다.


가격이 너무 비싸 살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고, 아내도 다행히 이런 쪽에는 문외한이라 이런 곳에서 선물을 장만할 일은 없을 듯.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로마 거리를 발길 닿는대로 걸었다.


교황 클레멘스 12세의 기념물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석주


포로 로마노의 유적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세운 시장 건물


카피톨리노 언덕에 올라 다시 로마시내를 바라본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면 더 좋은 코스로 더 많은 것을 보며 여행을 했겠지만,


세계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것을 직접 답사하게 된 것으로도 분명 유럽여행은 신나는 일이다.



도시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은 높은 빌딩이 아니라 색깔과 지형의 조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외국여행 > 유럽연수(200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여 안녕! (2) _ 판테온, 나보나 광장  (0) 2008.03.02
로마여 안녕! (1)  (0) 2008.03.01
폼페이 (3)  (0) 2008.02.28
폼페이 (2)  (0) 2008.02.27
폼페이 (1)  (0) 2008.02.26
피렌체 - 꽃처럼 아름다운 도시 (3)  (0) 2008.02.25
Posted by 연우아빠.
2007.12.23  영원한 도시 로마에 가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숙소. 로마를 향해 떠나는 날


밀라노, 두오모 역 남쪽, 트램(Tram) 3호선 여섯번째 정거장 Maggio역 앞에 보이는 Arco di porta Ticinese(포르타 티치네제 아치)

새벽에 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6시간 정도 걸리는 로마행.
밀라노 역으로 나가려고 숙소를 나왔더니 비가 온다.
게다가 트램을 탈 수 있는 티켓이 석장 밖에 없다. 주변에 티켓을 파는 곳이 없다.
일요일 새백에 문을 연 곳이 있을 턱이 없지.

잠시 고민하는데 한 친구가 이렇게 얘기한다.
"그냥 타자"
"걸리면 30배 라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것도 일요일에 어떤 공무원이 새벽에 일어나 표 검사 하러 다니겠냐?"
"그래도, 혹시나..그리고 양심상..."
"우린 이 거지같은 나라에 이미 많은 기여를 했어. 엄청난 관광수입을 안겨 줬다고. 이까짓 1유로 짜리 티켓 하나가 무슨 대수냐고..
그리고, 이 거지 같은 나라 시스템 때문에 불량 티켓을 환불 받지도 못하고 그냥 버리기도 했잖아"

시간도 없어서 그냥 타기로 했다.
다행히(?) 일요일 새벽에 티켓 검사하는 사람은 없다. 여전히 티켓을 끊어서 타는 이탈리아 사람도 없고...참으로 불가사의한 나라. 


유레일패스로 1등칸을 타니 이런 멋진 내부시설이 있다.
독일이나 스위스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팔걸이에 탁자에 전기 콘센트도 개인별로 되어 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봤던 제일 좋은 시설을 갖춘 기차였다.

로마에 가는 동안 짜증나는 애들이 있었다.
16~17살쯤 돼 보이는 이탈리아 학생 하나가 1등칸 문을 열고는 우리를 들여다본다.
아니, 칸막이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데 굳이 문을 열고 들여다 보는 이유가 뭐야?
처음에 칸을 잘못 찾아서 그런가 했는데 이 녀석이 몇 번을 왔다갔다 하며 우리 칸의 문을 열고 들여다 본다.

그러더니 이 녀석이 우리에게 영어로 묻는다.

"1등칸이 좋아요?"
"좋다(일행 중 한명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탈리아는 어때요?"
"(이런 멍청한...) 다 좋다. 밀라노 빼고!"
"왜 밀라노는 빼고인가요?"
"바로 너 같은 애들 때문이야"

무표정하게 돌아간 녀석을 떼르미니 역에 내려서 발견했다.
똑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가방을 멘것을 보니 밀라노에서 로마로 농구시합하러 오는 학생들인 모양이다.

"뭐냐? 밀라노 촌놈이 서울인 로마 구경 온거야? 그래서 호기심에 물어본 것이었어?" 
우리끼리 제멋대로 해석하며 26번 플랫폼 쪽으로 걸어갔다.



떼르미니 역의 인상은 밀라노 보다는 작다는 느낌이었지만 현대적인 역이라는 느낌이다.
이 나라 사람들 머리카락이 검은 색이라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여행을 떠난지 오래돼서 그런지 새로운 세계에 왔다는 그런 느낌은 없다.

민박집 주인은 중국동포였다.
오래 전에 이탈리아로 이민을 와서 정착한 부부였는데 아주머니의 음식솜씨가 좋았다.
건물은 오래된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무성영화에나 나오는 그런 모습이다.

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로마시내 구경을 나섰다.



숙소에서 가까운 성 지오반니 성당으로 가서 고대 로마시대에 로마를 둘러싼 성벽 가운데 남은 것을 돌아 보았다.
아피아 가도 방향으로 바라본 길. 이 길은 로마가 최초로 만든 국도로 로마의 팽창과 함께 훗날 이탈리아 반도 장화 뒷축인 브런디시까지 늘어났다.
최초로 건설을 시작한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이쿠스의 이름을 따서 아피아가도라고 부른다.



이슬비가 계속 내렸지만 후드자켓을 입고 다니면 될 정도였다.
로마의 성곽은 돌을 깨서 만든 것이 아니고 벽돌의 구워서 쌓아올린 모양이다.



성 지오반니 성당(Basil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 오른쪽은 라테란 궁전
이 곳은 산 피에뜨로 성당(성 베드로 성당)이 로마 교황청의 자리로 정착되기 직전까지 로마 교황이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옥상에는 예수와 12제자의 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성당은 서기 324년 콘스탄티누스 1세가 세운 것으로 전한다. 내부는 1646∼1650년에 F.보로미니가 대대적으로 개보수한 것으로 300kg이 넘는 황금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로마의 5대 바실리카 가운데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이 곳에서서 서기 336년~1309년 사이에 교황이 대관식과 착좌식을 거행하였으며 교황의 아비뇽 유수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기간 동안 재직한 모든 교황은 여기 지하에 묻혀 있다고 한다. 이 성당은 로마가 아닌 바티칸의 일부이며 교황이 아비뇽으로 잡혀갈 때까지 교황청이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 라테란 궁전에서 교황은 무솔리니와 라테란 협정을 체결(1929년) 하여 세속군주로서 바티칸 시국이라는 물리적 영토와 카톨릭 교황으로서 종교적 권력을 인정받았다. 그 댓가로 교황청은 파시스트당의 독재를 인정해 주었다. 1923년 검은셔츠단이라는 폭력조직을 이용해 로마로 진군하고 권력을 장악한 무솔리니는 1927년 카톨릭 신자가 되었고 1929년 수상으로 교황청과 라테란 협정을 맺은 다음 대다수가 카톨릭 신자였던 이탈리아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 마침내 2차 대전까지 일으키는 전범이 되었다. 종교가 파시스트들과 야합하여 범죄자의 기반이 되어 준 것이다.



코린트식 기둥장식



라틴어와 함께 교황을 상징하는 장식이 있다. 라테란이란 글자만 알겠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굉장한 대리석 기둥과 조각상들이 있다.



성 지오반니 성당 내부



이 양식은 무슬림 건축에도 나타난다.
감실이 있는 예배당 정면



교황 레오 13세(제256대 교황, 재위기간 1878~1903) 무덤
역대 최고령 교황이며 노동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노동자의 적법한 요구를 지지한다는 선언을 하여 <노동자의 교황>이란 호칭을 들었다.
또한 카톨릭교회의 마리아 경배를 발전시켰으며, 묵주기도와 스카풀라 착용을 장려하는 한편 프리메이슨에 대해서는 악마의 활동이라며 공식적으로 비난하였다고 한다.



발다퀴노와 돔



거대한 성당 안에 어두운 조명은 장엄한 느낌을 준다



성당 건축자들, 아마도 로마인들은 건축물의 모양과 배치 그리고 빛의 조화를 이용해
사람들의 심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유럽의 건축물 내부는 빈 틈이 하나도 없다.



황금으로 만든 발타퀴노



300kg이 넘는 엄청난 황금을 쏟아부어 천장을 장식했다.
16세기 초반 독일의 마틴 루터에 의해 치명적인 공격을 받은 교황청은 거대한 건물, 장엄한 치장과 화려한 황금으로 그들의 권위를 회복하고자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성당 안에는 예수탄생 모습을 꾸며 놓았다. 



















'외국여행 > 유럽연수(200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한 도시 로마 (3) - 바티칸 (1)  (0) 2008.02.16
영원한 도시 로마 (2)  (0) 2008.02.16
영원한 도시 로마 (1)  (0) 2008.02.15
베네치아 (2)  (0) 2008.02.14
베네치아 (1)  (0) 2008.02.13
아름다운 꼬모 호수  (0) 2008.02.12
Posted by 연우아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