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새와 노을이 아름다운 가을 오서산

2008.9.27~9.28(1박2일)

상린채린이네 가족, 은주네 가족, 재성이 가족(은주네 이웃사촌), 유진아빠와 지환이, 우리가족
오서산 휴양림 연립동 407호(모란꽃)



광천IC에 도착. 서너달 못 본 사이에 훌쩍 커버린 듯한 은주가 반갑게 달려 옵니다.

 
올밤이 많은 곳이라 이미 떨어진 밤은 벌레 먹어서 쓸만한 게 없었습니다.
상린아빠께서 밤을 털어 봅니다. 햇살이 너무 강렬하네요.

 
늦밤이 있는 곳으로 밤을 주우러 갔습니다.

 
상린아빠님 이모님댁 앞에 있는 논에서 준기는 엄마랑 메뚜기를 찾고 있는 걸까요?
예전에는 여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는데 수십년 전에 간척을 해서 논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서산 노을을 보러 올라갑니다. 숲 그늘 때문에 사진이 다 흔들렸습니다.
준기는 사진 찍지 말라고 손으로 가렸네요.

 
8부 능선에 오르면 바닥판 처럼 만든 논이랑 아름다운 산과 들이 보입니다.
서해 바다도 보이고, 11월 같은 깔끔한 공기는 아니라서 시야가 약간 흐리네요.

 
으악새 밭에 꼽사리 낀 들국화인가 구절초인가?

 
강렬한 오후 햇살을 받아 으악새가 멋진데 사진 노출을 맞추기에는 난감한 상황

 
으악새가 바람을 타고 하늘 거립니다.

 
목요일~금요일 사이에 비가 와서 그런지 하얀 으악새와 노릇한 저녁 햇살이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오서산 북쪽 능선

 
오서산 정상표지석. 현지아빠님과 우현맘님의 손만 등장한 "조처산" 사진이 생각나서 찍어봤습니다.

 
'70년대 스타일의 기념사진을 연출하신 상린아빠님.
기념 사진을 찍을 때 눈을 감는 것도 '70년대 스타일을 그대로 재연하셨습니다.

 
채린이 표정 참 예쁘죠? 힘들고 가파른 코스를 잘 올라온 아이들


저 길이 휴양림을 내려가는 완만한 하산길입니다.
유니맘님 옛날 후기에 나왔던 편안하고 아이들과 산책삼아 올라올만한 그런 길이었습니다.


오서산의 노을이 아직 자리를 잡기 전 모습, 멀리 가로로 길게 누운 땅이 안면도라고 합니다.

 
일요일 오후, 아직은 초록색이 많은 야영장 계곡


상린이네가 먼저 떠난 뒤, 남은 사람들은 야영장으로 자리를 옮겨 파전과 간식을 먹습니다.


은주네 이웃사촌 재성엄마께서 열심히 파전을 부치고
아빠들은 매점에서 사 온 막걸리 한사발을 하고 있습니다.


과일을 꺼내 마지막으로 입가심을 하고 휴양림을 나섰습니다.




2006년부터 매년 9월에 가던 상린아빠님 이모님 댁에서 하는 밤 줍기. 그 즐거움을 금년에도 변함없이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3주차에 가는 것이 가장 밤상태가 좋은데 아이들 학교를 쉬는 토요일이 아니라하여 4주차에 은주아빠께서 오서산(407호 방)을 예약한 것을 발판삼아 27일에 오서산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밤 줍기에 대한 계획을 알리는 날부터 설레는 모양이다. 8명만 숙박할 수 있는 방이라서 2~3가족은 야영을 해야 할 것 같아 아버지께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다. 게다가 수요일부터 날씨가 차가워져서 비도 오고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내가 그래도 계획을 알려는 드려야 하지 않느냐고 해서 목요일 아침에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더니 야영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셨다. 밤 줍기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갑자기 눈이 빛난다. 누구네가 오느냐? 아이들이 온다면 놀이감을 준비해야겠다 하시면서 갑자기 의욕을 보이신다. 추운데 괜찮겠냐고 여쭈었더니 겨울 침낭이 있는데 뭐 괜찮지 않겠냐고 하신다.

일요일에는 상린네가 서울에서 맞이해야 할 손님이 있어서 토요일 10시에 광천에서 만나 이모님댁에 가서 밤 줍기를 하기로 결정됐다. 토요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는데도 이럭저럭 8시가 돼서야 출발했다. 지체할 것이 걱정돼 비봉IC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탔다. 차는 많았지만 생각보다 잘 빠져서 9시 45분에 광천TG를 빠져나와 기다리고 있던 은주네를 만났다. 조금 있다가 상린네 가족도 도착해 함께 이모님 댁으로 갔다. 늘 줍던 곳의 밤은 역시나 거의 다 벌레 먹은 상태였다. 논을 따라 더 안쪽에 늦밤이 있는 곳으로 갔지만 이미 추석 전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주워가고 그나마 남은 것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밤 줍기 준비를 단단히 하셨는데 올밤의 계절이 지난 탓에 작년 같은 재미를 맛보지 못하셨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수확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기에 점심을 먹으러 이모님 댁으로 돌아가 준비해 온 점심을 펴 놓고 밥을 먹었다. 우리는 볶음밥, 옆에서 은주네가 라면을 먹는다. 준기는 한약을 먹고 있어서 라면을 먹을 수 없는데 떼를 쓴다. 결국 한 젓가락 먹이고, 그래도 자제심을 발휘해 조금만 먹고 내려 놓는다. 우리 준기의 장점. 은주아빠는 버팔로 의자 4개를 배달받아 이날 처음 펴본다고 한다. 앉아보니 편하긴 하다. 의자가 12개나 있다면서 4개 18,000원만 주고 가져가라고 웃는다. 이 의자는 결국 우리 집으로 왔다. 봄 가을 야영할 때 엉덩이 붙이기에 좋겠다. 상린이와 상린아빠는 늦밤이 있는 곳에서 한참 더 있다가 밤 한보따리를 안고 왔다. 아이들이 충분히 밤 줍기를 즐겼다고 생각해서 더 가지 않고 휴양림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상린네는 광천시장으로 어패류를 사러 가고 다른 식구들은 오서산으로 들어갔다. 방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 게다가 발코니에는 텐트 2개를 칠만한 공간도 있다. 우선 태성이네 가족과 우리는 야영장에다 텐트를 치고 상린네 가족을 기다렸다. 3시쯤 상린네 가족이 장을 봐서 도착했고 오서산 노을을 보러 등산을 가자고 3시 30분쯤 길을 나섰다. 4시 반쯤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너무 빠른게 아닌가 싶었다. 오후에 출발한 유진아빠와 지환이는 길이 막혀 좀 늦을 것 같다고 하는데 지금 가면 노을을 보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텐트에 들어가 누우시고 우리는 야영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준기는 투덜거리고 은주를 비롯한 아이들은 얼른 다녀와서 놀 생각에 빨리들 올라간다. 언젠가 라파엘아빠께서 올려놓은 후기에서 본 절 같이 생기지 않은 절 앞에서 목을 축이고 길을 올라간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긴 옷을 입고 올라갔더니 땀이 많이 난다. 1시간 남짓 등산을 했을까? 발아래 바둑판처럼 황금물결이 보이고 멀리 서해바다가 빤짝이는 모습이 앞에 펼쳐졌다. 2년전 다유네 모임 때 아침등산을 하지 못해 오서산의 가을 으악새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이제야 풀어 본다. 시야는 좀 흐렸지만 초록이 좀 남아 있는 황금들판과 저녁 해를 받아 빛나는 으악새, 그리고 파란 하늘이 상큼한 가을의 서정을 느끼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강렬한 햇볕의 콘트라스트 때문에 적정 노출을 잡는 것이 어렵다. 으악새 밭에는 간간히 작은 국화가 바람을 타고 하늘거린다. 불어오는 바람에 으악새는 이리저리 출렁이고 사진기를 들여다보느라 일행이 저 만치 가버린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뛰어 다니며 사람들 사진이나 찍어 주는 게 좋으련만 멋진 풍경을 잡고 싶은 생각에 일행보다 뒤쳐졌다. 정상까지 평탄한 길이 100m쯤 이어지는데 좌우로 으악새 밭이다. 노을이 질 때 찍는다면 환상적이겠다 싶은데 바람이 역시 차갑다. 가족별로 기념사진 찍고 상린아빠께서 ’70년대 스타일 설명하길래 ’70년대 스타일로 찍고 정상 너머 평탄한 하산 길로 휴양림 쪽으로 내려왔다. 일행들 뒤에 따라다녀서 그랬는지 유진아빠가 뒤늦게 올라오고 은주아빠가 기다렸다가 같이 내려온다는 얘기를 흘려들었나보다. 그런 줄 알았다면 정상에서 노을 사진이나 삼각대 놓고 제대로 찍어 볼 것을..작은 삼각대 지고 올라갔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그냥 내려왔다. 헤드렌턴까지 다 준비했건만.....

유진아빠와 지환이가 은주아빠와 같이 내려오고 우리는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어쩐 일인지 웨버는 영 아니올시다 상태다. 숯불은 금방 꺼지고 결국 실패. 우리가족끼리 갔을 때는 두 번이나 잘 사용했는데??? 깨가 서말이라는 가을 전어구이에 키조개 양념구이, 장어구이, 돼지목살구이 등은 말 대신 우리를 살찌게 한다. 한 병, 또 한 병 소주가 사라지고 일요일 아침 사단이 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술이 나와서 화기애애한 가을밤을 함께 했다. 지환이는 놀다가도 아빠 옆에 자주 와서 술을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 점검을 하면서 엄마에게 부여받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다들 등산을 해서 피곤했는지 휴양림에 다니면서 가장 모범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10시 30분쯤 자리를 파하고 아버지와 함께 난생 처음 야영을 했다. 추우실 것 같아 유니맘님이 알려준대로 물을 끓여 레드페이스 물병에 넣고 수건에 싸서 아버지 침낭에 넣어드렸다. 젊었을 때 객지생활하시면서 유단포를 이용해 보신 모양이다. 겨울침낭 속에 있으니 아버지는 딱 좋다고 하신다. 이 말을 전해들은 아내가 “아버님, 이거 야영에 맛을 들이시면 곤란한데” 하며 웃는다. 다행이다. 야영장이 있는 계곡에만 유난히 골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낮다. 플라이 위에 타프를 내려 덮었다. 밤에 화장실 가느라 한번 일어난 것을 제외하면 야영하면서 제일 잘 잔 날이다. 새벽 3시쯤 휴양림 계곡은 토요일 저녁보다 한결 따뜻하다.

일요일 아침, 아빠들이 나와 어제 저녁 먹은 잔해를 청소했다. 엄마들은 어제 등산이 피곤했던 것일까? 한잠이 들었다. 정리를 하는 동안 어제 마시다 남은 술을 발견하고는 해장술 핑계로 한 두잔 하더니 발동이 걸려 남은 소주 한병마저 다 마셨다. 말렸어야 했는데...기어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설거지를 하고 아침 술을 마신 사람은 술을 깨러 다시 잠을 청했고 태성이네 가족은 미리 밖에서 아침을 하고 한참 뒤에 남은 사람들만 방에 모여 조금 부족한 듯한 아침을 먹었다. 나뭇가지를 주워 모닥불을 피우고 거기에 어제 먹으려다만 밤을 구웠다. 아침에 해장술을 한 사실을 안 상린맘께서 화가 많이 나신 듯, 우린 모두 숨을 죽이고...구운 밤을 드려도 화가 풀리시지 않은 듯 가족을 재촉해 호주에서 오시는 손님을 맞으러 서울로 가셨다. 떠나는 모습을 배웅하며 다음에는 술을 뺏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건강한 가족여행을 위해 휴양림을 찾는 것인데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연우 준기가 어른들은 모이면 술만 마시는 줄 알아서 곤란한 점도 있고. 다음에는 술 없는 모임을 해 봐야겠다.

금방 딴 밤은 아직 달콤한 맛은 적었다. 덕산스파나 천안상록온천을 가려던 계획은 너무 비싼 가격이 포기하고 숲에서 더 놀다가 오후에 올라가기로 했다. 남은 네 식구는 짐을 야영장으로 옮기고 남은 돼지고기와 장어를 굽고 파전을 부쳤다. 아침에 해장술로 사단이 났었건만 파전을 보더니 바로 막걸리를 사온다. 남은 음식을 모두 해결하고 배드민턴을 하다가 10월 넷째주에 황정산휴양림에서 다시 모일 것을 약속하고 휴양림을 나섰다. 매번 가던 독배토굴젓갈(일명 최명석 젓갈)집에 들러 오젓, 멸치액젓, 김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 집에 들러 추석 때 모이는 형제자매를 위해 선물용 젓갈과 김을 많이 샀었는데 올해는 추석이 너무 빨라서 우리 먹을 것만 조금 샀다. 경기가 어렵다지만 이 지역 대하축제, 전어축제 때문인지 서해안 고속도로가 많이 막힌다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내내 국도로만 달렸다. 3시간 남짓 걸려 집에 도착.

Posted by 연우아빠.

봄날을 기다리는 오서산 여행

2009.1.30~2.1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융남 박사님 연구실에서(준기의 저 진지 모드 ^^) 
이융남 박사님은 올해 49살이시네요.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공룡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시다가 지질자원연구원으로 옮기셨다고 합니다.


지질박물관에서 최범영 박사님의 지구 내부 구조 설명


이융남 박사님이 몽골에서 최근 발굴한 공룡화석 모형(지질박물관)


지질박물관의 암석 샘플 전시장(이렇게 암석 종류가 많은지 몰랐습니다)


여름이면 저 푸른 초원이었을 지질자원연구원의 잔디밭..연우와 준기가 냅다 뛰어갑니다. 


오서산의 아침, 아직도 잔설이 많습니다. 여기에서 철수


무령왕릉 앞 전래놀이 체험마당(굴렁쇠 굴리기)


국립공주박물관의 무령왕릉 전시실


10여년 만에 들린 공주박물관은 완전히 상전벽해가 돼 있었습니다.


천수만의 일몰(1.31)


수덕사 가는 길에서 만난 한국고건축박물관 


한국 고건축박물관의 고건축 축소모형 전시실


이응로 화백이 말년에 머물렀다는 수덕사 앞 수덕여관


나무야 사랑하는 나무야 


수덕사 대웅전 앞


대웅전에 본 수덕사 앞 산


간월도에서


공룡을 너무 좋아하는 준기는 대전에 있는 지질박물관에 가겠다고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불렀다. 주말마다 출근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하는 나날의 연속인데 몸을 뺀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개학을 앞둔 마지막 주말, 회사 창립 30주년 기념식은 너무나 소박하게 지나가고 돌아가며 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마침 지질자원연구원에 근무하는 최박사님께 찾아간다는 연락을 하니 반갑게 대응해 준다. 준기가 공룡을 좋아해서 찾아간다고 하니 이융남 박사님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한다. 이융남 박사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공룡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공룡연구의 권위자로 몽골지역의 공룡화석 발굴과 연구를 오랫동안 담당하고 계신 분이다. 지난 1월18일 MBC 스페셜에서 그간의 연구성과 가운데 일부를 방송한 바 있어 그 방송을 본 준기는 하늘을 날아가는 듯 신이 났다.

30일날 연우가 방학 중에 배우는 천연비누와 샴푸 만들기를 마치고 12시 반쯤 대전으로 출발했다. 명절 다음 주말 때문인지 경제가 어려운 탓인지 모르겠지만 차가 별로 없어서 대전까지 가는데 두시간 남짓 걸렸다. 최 박사님은 이 날 휴가를 내셨다는데 뒤늦게 우리가 방문한다는 약속을 기억하고 연구소로 나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미안함에 인사를 나누고 이융남 박사님 연구실을 먼저 찾았다. TV에서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발굴작업을 하고 있어서 50대쯤 되신 줄 알았더니 실제로 보니 면도를 말끔하게 한 모습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보인다. 이 박사님이 번역한 어린이용 책인 ‘공룡을 사랑한 할아버지’를 가져가서 사인을 받았다. 게다가 최 박사님 부탁으로 이 박사님의 저서인 ‘이융남 박사의 공룡이야기’를 한 권 선물로 받았다. 연구실에서 기념사진까지 찍을 수 있게 해 주셔서 준기는 너무 기분이 좋았던 듯, 표정도 자못 진지하다.

최 박사님 연구실로 돌아와 학창시절부터 궁금했던 몇 가지 지질학적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답을 얻었다. 최 박사님을 따라 스테고사우르스 모양으로 만든 지질박물관에 들어가 관람을 했다. 훌륭하신 최 박사님은 초등학생 아이들 수준에 맞게 정말 설명도 잘 해주시고 아이들이 궁금한 것을 서슴없이 물어볼 수 있게 분위기도 잘 끌고 가신다. 1층에는 공룡에 대한 자료가 가득하고 2층에는 암석샘플과 각종 지질관련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시청각 실에서 관람한 고대 생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늦게 도착한 관계로 더 이상 머무르지 못하고 5시를 넘겼을 때 쯤 최 박사님께 작별을 고하고 공주를 거쳐 오서산으로 향했다.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저기 쯤 있다고 설명해주고 늦은 시간이라 관람은 내일 하기로 했다. 오서산에 도착하니 입실한 가족은 우리를 포함해 2가족뿐. 휴양림 전체가 캄캄하다. 차에서 내려 하늘을 보는 순간 손에 잡힐 듯 하늘의 별이 가까운 곳에서 영롱하게 빛난다. 도시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환상적인 모습. 짐을 내리고 살구꽃방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양념에 재워온 고기를 볶아서 저녁을 먹었다. 적은 양을 오래 씹으면서 음식재료가 갖고 있는 갖가지 향을 골고루 느끼며 먹는 맛이 포만감을 느끼며 먹는 푸짐한 음식에 못지 않게 맛있다는 것을 느낀다. 연우는 밤새 밀린 방학숙제와 일기를 쓰느라 바쁘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잠을 청했다.

31일 아침, 바깥이 밝았다. 방이 너무 뜨거워 깊은 잠을 자지 못했지만 상쾌한 공기는 휴양림에 와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아버지와 함께 오서산의 뒤쪽 완만한 길을 올랐다. 고개를 올라가면서 왠지 잘못 들어온 것 같더니 지난 9월에 왔던 기억을 더듬어 갈림길에서 길을 착각했음을 알았다. 아버지가 힘들어 하실 것 같아 내일 다시 올라오기로 하고 내려갔다. 아버지는 아들과 사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와 사는 것임을 각인시켜 드리느라 한참을 토론하다가 12시가 다 돼서 공주로 길을 나섰다. 무령왕릉과 공주박물관에서 연우와 준기에게 공주와 무령왕릉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 해 주었다. 연우는 역사에 관심이 많고 준기는 공룡에 관심이 많은데 둘 다 책만 많이 읽어서 그런지 역사이야기에 대한 질문이 귀찮을 정도로 많다. 지금은 지식을 주워 섬기지만 언젠가는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굴렁쇠를 굴리는데 정신이 팔려 시간은 너무 지체했다. 이제 준기가 보고 싶어하는 천수만 철새를 보러 가야할 시간.

4시 50분에 공주에서 출발해 천수만 간월도를 향해 달렸다. 해가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6시가 넘자 해가 산을 넘어 간다. 천수만이 보이는 방조제에 도착하자 해가 수평선 위에서 붉은 빛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수십만마리 철새의 장관은 어디에도 없다. 논에도 없고 가끔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와 청둥오리는 수십마리 정도밖에 없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탐조 포인트에는 썰렁한 흔적만 남아 있을 뿐....대체 어디에 간 것인고? 아쉬움과 실망으로 뒤집어진 준기를 달래 내일 다시 와보기로 하고 저녁을 먹으로 남당항으로 내려갔다. 새조개 축제를 한다는 깃발은 날리는데 정작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연우와 준기가 회를 먹겠다고 고집을 부려 상린아빠님께 전화를 해서 자주 가는 횟집을 물었다. 쌍둥이네 집은 문을 닫고 주변에 모범식당 팻말이 붙은 집으로 들어갔다. 광어 한접시와 매운탕으로 썰렁한 포구에서 저녁을 때우고 휴양림으로 돌아오는데 축제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사람들이 필요이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라 위정자들이 걱정할 일이지만...

휴양림 숙소 여기저기에서 불빛이 보이고 숯불구이를 하는 집들도 제법 보인다. 휴양관은 그래도 좀 빈 숙소가 있는 것 같고. 밀린 숙제에 끙끙대는 연우만 남기도 모두 잠이 들었다. 연우는 가족기행 보고서 쓰는 일에 걱정이 태산이다.

 

2월1일 아침. 눈을 뜨니 아침 7시 40분. 어제보다 약간 차갑지만 봄기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아버지와 함께 오서산에 올랐다. 북사면에는 해가 비치지 않아 눈과 얼음이 제법 남아 있었지만 정상부분과 햇볕이 비치는 남사면은 질척거릴 만큼 봄기운이 차 오른다. 입춘이 다가오는 계절이라 그런지 시계는 흐린 편이라 사진 찍을 맘이 나지 않는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지만 눈이 모두 녹은 남사면을 타기로 했다. 가끔씩 오르내리는 등산객과 인사를 나누며 야영장 쪽으로 내려오니 3가족이 데크에서 야영중이다.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에 등산복에는 땀이 가득하다. 샤워를 하고 늦은 아침을 마치고 짐을 쌌다. 12시에 휴양림 나서 수덕사를 향했다. 수덕사 근처에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에 잠깐 들러 옛 건물의 내부 구조를 정교하게 축소 제작해 놓은 전시물을 보고 수덕사로 향했다. 700년전 목조건물이라는 대웅전은 단층이 완전히 벗겨진 채로 관록을 뿜어낸다. 휴양림은 올 때마다 주변에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아직도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 느린 행보로 개심사는 다음에 보기로 하고 간월도로 다시 내려갔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어제보다 청둥오리 떼가 조금 더 늘었다는 것과 논에서 먹이를 찾는 새떼가 좀 더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대했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다음에는 11월에 철새안내 정보를 제대로 찾아보고 와야겠다. 그런대로 떼를 지어 날아가는 새 떼가 준기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봄날 같은 날씨지만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상당히 싸늘하다. 사진도 거의 찍지 않고 어른은 산을 즐기고 연우는 좋아하는 박물관과 무령왕릉을 봐서 행복했고 준기는 공룡박사님과 지질박물관 그리고 천수만에 두 번 왔다는 것에 행복감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Posted by 연우아빠.

밤도 줍고 김장 준비도 하고.....오서산 두 번째 여행

2007.9.15~16(1박2일)


휴양림의 참맛을 조금씩 알아 간다고 해야 하나?
휴양림을 잠자는 아지트 정도로 생각해 주변 볼거리에 관심을 가졌던 단계에서 벗어나 휴양림 안에서 자연을 벗삼아 즐겁게 지내는 법을 알게 되었고, 다유네 식구들과 함께 야영의 재미를 느끼는 것으로 발전한 요즘, 이웃과 더불어 즐기는 휴양림이 즐겁다. 솔직한 얘기로 낙안민속과 천관산휴양림에서 했던 단독야영은 이웃과 더불어 즐기는 휴양림과 혼자 가는 휴양림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각인시켜준 여행이었다. 물론 휴양림은 어디나 나름 특색을 갖고 있어서 좋은 여행지이지만....

작년 이맘때 오서산에서 모였던 다유네 분위기가 너무 좋아 내심 올해에도 기대했건만 이러저런 사정으로 불발로 끝난 것이 몹시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상린채린아빠님이 오서산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해 주셔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OK를 하고 나서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썰렁하다. 15일날은 인천사시는 처외숙모님 칠순이란다. 게다가 오후 5시 30분부터 잔치를 하신다니 황당하다. 칠순잔치에 가면 언제 오서산 가남??




서산 최고의 방, 복숭아꽃 살구꽃 방을 가로막고 새로 지은
찔레와 잔디방.
아침에 다른 사람 숙박하고 있는 방을 찍고 있으니 파파라치가 된 것 같은 느낌..^^;;


경상도 남자들은 대개 처가쪽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헌데 처 외숙모님은 아내가 대학다닐 때 신세를 많이 진 친척인데다 장모님도 오신다 하니 난감하다. 아버지도 인천에 들렀다가 가는게 옳다고 하시니 따를 수 밖에.....작년에 보지 못한 오서산 억새밭과 서해안 저녁노을을 보고 싶었다. 상린채린아빠께서 간만에 바베큐도 하자고 했는데 아까비......어쩔 수가 없다. 상린채린아빠님께 밤늦게 도착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게다가 태풍도 올라온다고 하니 썰렁한 분위기가 더 썰렁해질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태풍이 온다고 해도 남쪽 검마산까지 내려가 야영을 한 사람들이 아닌가? 맑으면 맑은대로 비오면 비오는대로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더구나 오서산을 이맘 때 꼭 가야하는 이유가 있지 않은가? 광천 재벌(?)님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김장용 젓갈을 사고, 아이들 밤줍기도 해야하고....지역경제에 도움도 되고 동생들 추석 선물도 장만하고...그야말로 일석 삼조.^^토요일 오전 아이들은 학교가고 아내는 아내대로 정신없이 바빴다. 나도 그동안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브레이크 경고등이 켜졌던 이상징후를 점검하기 위해 정비업체에 들렀다. 브레이크 라이닝이 수명이 다 되서 나타난 현상이란다. 브레이크 라이닝 갈고 엔진오일도 교환하고 인천으로 달려갔다.(둘다 바쁘다 보니 휴양림 갈 준비가 제대로 된 것 같지 않았는데 결국 부탄가스를 상린아빠께 신세를 졌다. - 백운산 가서 갚을께요 - 밤 주워 담을 그물망은 준비했는데 장갑이랑 집게도 빼먹었다. 이것도 상린아빠께 신세를....^^;; ) 6시쯤 상린채린아빠께서 연락을 주셨는데 예약한 방이 난방장치가 고장나 이번에도 수련관에서 묵게 되었노라고 한다. 그 넓은 수련관을 두 가족만....




수련관 옆에 서 있는 휴양관. 오른쪽 난간이 거슬리게 나왔습니다.



인천에 도착해보니 칠순잔치에 엄청난 대식구가 바글바글하고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 처외사촌 오빠되는 분이 이끌고 온 천사같은 소년소녀 합창단의 요들송과 벨연주가 한창이다. 누가 누군지 기억도 희미한 인척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다. 바글바글한 사람들 가운데 저녁을 어떻게 먹었는지 대충 먹고 축하인사를 드리고 대충 작별인사를 하고 오서산으로 냅다 날랐다. 태풍이 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고속도로나 국도나 자동차가 거의 없다. 연료가 간당간당했지만 길도 어둡고 날씨도 흐리고...날 밝으면 해결하지 뭐.. 그냥 휴양림만 향해서 앞으로 갔다. 휴양림에 도착하니 10시 45분, 2시간이 채 안걸렸다. 휴양림 안내소에서 오서산과 성주산 등산지도를 챙겨가지고 수련관으로 갔다. 상린채린아빠께서 열쇠를 손잡이에 꽂아두셨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상린채린네 방을 두드려보지도 못하고 건너편 302호에 조용히 들어가 애들 씻기고 12시가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운무가 서린 오서산 줄기


일요일 아침 눈을 뜨니 7시다. 안개와 구름 때문인지 바깥은 어둑어둑하다. 아버지는 벌써 일어나 산책을 나가셨는지 자리에 없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먼저 잡았다. 복숭아꽃 살구꽃 방 앞에 새로 들어선 집을 찍었다. 노출부족이 나와서 나무난간에 올려놓고 찍었는데 건너편에 숙박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같다는 생각이 퍼뜩 머리를 스친다. 휴양림 파파라치....오서산 입구 쪽에 가득찬 안개와 구름을 찍으려고 하니 전깃줄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서 풍경을 망친다. 얼른 뽀샵기술 배워서 유니맘님처럼 전깃줄을 지울 수 있어야 할텐데....세수하고 밖으로 나오니 상린채린아빠와 맘께서 산책하러 나오셨다. 마침 아버지도 수련관 앞으로 오시길래 네사람이 산책을 나섰다. 간만에 상린채린네 아빠엄마 두분이 오붓한 산책을 즐기는 것을 우리가 방해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오서산 정상가는 길 푯말이 보이는데 안개가 심해서 올라가도 조망이 별로일 듯하다. 절반쯤 돌았을 때 이슬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굵은 빗방울로 바뀌었다. 가운데 하산길로 내려와 수련관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밤새 잠을 거의 못잤단다. 방에 난방시설이 고장이 나서 너무 뜨거워지는 바람에 아이들이 잠이 깨서 칭얼거리는 바람에 난방을 껐는데 이번에는 춥더라나...다시 켜고 또 끄고를 반복하다보니 날이 새더라는 어이없는 이야기....수련관에는 압력밥솥이 있는데 아주 맘에 든다. 밥을 안치고 어제 마트에서 사온 양념된 닭을 볶고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었다. 아버지께서 참 마음에 드는 휴양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휴양림을 제대로 즐기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서둘러 준비를 하고 11시에 길을 나섰다.



막히기 시작하는 귀경길, 해미읍성 못미쳐서 사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작년에 본의 아니게 광천의 문어발재벌(?)로 낙인찍힌 바로 그분이 운영하는 독배토굴새우젓(041-642-1620)에 들러 김장용 오젓과 멸치액젓, 그리고 김을 샀다. 오젓과 육젓 추젓이라는 말을 듣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오젓이 뭐예요?"하고 안주인께 물어봤더니 옆에서 젓갈 사러 오신 분이 웃는다. (오월에 잡으면 오젓, 가을에 잡으면 추젓...예상했던 대답이다)  한가위 때 올라올 동생들과 누나네에 나눠줄 것까지 감안해서 네가족 분을 샀더니..... 휴양림 여행 역사상 최단시간에 최고 금액을 쓴 기록이 아닐까 싶다. 지역경제에 상당부분 기여가 되었을라나? 이집 젓갈은 국을 끓일 때도 간장대신 넣어서 맛을 내는데 아주 좋았던터라 매년 오고 싶은 집이다.

연료 충전하고 상린아빠님 이모님 댁으로 달렸다. 이모님 댁에 도착하니 오후 1시쯤 되었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풀이 작년보다 무성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밤 밭까지 올라가기는 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상린, 채린, 연우, 준기 네 아이는 차 안에서 놀게 하고 상린채린아빠, 연우 할아버지, 나 이렇게 세사람만 밤을 줏으러 올라갔다. 처음엔 밤을 털 생각으로 바지랑대를 가지고 올라갔는데 입구부터 지천으로 널린 밤송이를 보니 바지랑대로 털 필요가 전혀 없을 것 같다. 주우면서 올라가자고 하면서 하나 둘 줍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아서 위로 올라갈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



차가 막히니 이런 짓도 해 봅니다.

금방 떨어진 밤송이라 벌레 먹은 것도 거의 없고 줍고 있는 중에도 등위로 밤송이가 가끔 떨어졌다. 작년에는 너무 늦게 밤을 줏으러 간 것 같다. 상린채린아빠께서 위에 올라가서 큰 밤을 줍자고 했는데 아버지는 작은 밤이 더 맛있다며 위로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신다. 1시간 쯤 밤을 줍고 나니 가지고 간 그물망에 가득찰 정도가 되었다. 비옷을 입고 줍고 있으니 땀이 비오듯 한다. 밤을 직접 줍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따로 밤송이 그대로 한봉지를 담아 가지고 내려왔다. 그 사이에 준기는 삐졌다. 여자아이 셋이서 따로 놀면서 준기를 끼워주지 않았나보다. 불쌍한 아들 신세....상린이 부모님이랑 여러분들이 늦은 점심이지만 먹고 가라고 권유하셔서 못이기는 체 따라 들어가 점심 신세를 졌다. 주스 두병을 사가지고 갔는데 어르신들에겐 차라리 계란 한판을 사다 드리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 상린맘님께서 고소한 참기름을 뿌려서 비벼준 맛있는 비빔밥을 체면불구하고 맛있게 먹고 나니 3시 조금 넘었다.




서해대교 근처에 와서야 좀 나갑니다.


상린이네랑 이모님께 작별을 하고 상린아빠님이 가르쳐 준대로 남당항으로 가서 큰새우(대하)를 사기로 했다. 내가 나중에 은퇴를 하면 밤나무와 대추나무를 키울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 수 있을까? ...... 남당항은 작은 포구였지만 대하철을 맞이해서 그런지 서울에서 내려온 차가 많다. 아이들 생각을 해서 자연산을 사기로 했다. 양식대하 보다는 엄청 비싸긴 하지만 껍질째로 먹을 수 있고, 혹시 있을지 모를 항생제 부작용을 걱정해 큰 맘먹고 사 보기로 했다.

이집 저집 구경하다가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가 파는 가게에 들어갔는데 1kg에 3만원이라고 한다. 양식은 그 반값도 안되는데 양식은 당근 모두 펄펄 살아있고 자연산은 멀고먼 여행으로 저 세상 새우가 된 상태다. 2kg에 6만원, 애들 먹이려고 자연산을 사려고 한다고 했더니 할머니께서 연우와 준기를 보시더니 빙긋 웃으시며 2.4kg을 담아주신다.

상린아빠님이 가르쳐준대로 홍성IC로 가는 길을 찾아 고속도로에 올라오니 한 10여분 잘 달리다가 차가 밀려 있다. 구급차와 견인차가 마구 달려가는 것을 보니 사고가 난 모양이다. 해미에서 빠져나와 국도로 올라가다가 당진에서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넌다음 다시 평택항 방향으로 빠져나와 39번 도로를 타고 집으로 아주 수월하게 도착했다.

저녁을 먹고 바로 밤을 정리해 갈무리를 하기로 했다. 맑은 물에 씻어보니 비가 올 때 주워서 그런지 흙탕물이 제법 나온다. 깨끗하게 밤 목욕을 시키고 소쿠리에 얹어 베란다에 내 놓았다. 하루정도 물기를 빼고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을 생각이다. 껍질에 검은 색이 보이기 시작한 놈들을 골라내 깎아 먹었는데 밤 맛이 아삭아삭한 것이 참 좋다. 내년 이맘 때 다시 오서산에 가서 밤을 줍고 싶다. 이번에는 상린이네 뿐만 아니라 작년처럼 다유네 많은 식구들이 함께 갔으면 좋겠다. 9월 중순이면 오서산에서 야영하기에도 적당할 것 같다. 상린채린아빠님의 이모님 댁 밤도 가장 상태가 좋은 때인 것 같고... 이번에 주워온 밤처럼 이번 가을이 다유네 가족 모두에게 풍성하기를 기원해 본다.


* 오랜만에 오서산 갔는데 늦게 가서 바비큐도 못해먹고(상린아빠께서 한 가족만으로 바비큐를 하려니까 좀 썰렁한 것 같아 하지 않으셨단다. 미안해라....) 등산도 못하고, 아이들끼리 거의 놀지도 못하고 돌아와서 아쉬웠다. 상린네 가족들이랑 별로 얘기도 못해보고 갔다 온 것만 한 여행이 되어 버려서 29일 백운산 휴양림에서 제대로 좀 해 봐야겠다.

* 작년 오서산 모임 때 후기를 쓰지 않았더니 기억에 구멍이 난 것 같다. 허접한 후기지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겠다 싶어 올립니다. 허접해도 용서하시길...휴양림에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시간도 없었고 하늘이 너무 어둡고 비가 와서 50mm 단렌즈로만 간신히 셔터타이밍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나날이 게을러져 가는 기록정신...^^;;

* 자연산 새우가 좋긴 좋군요. 껍질째 씹어 먹어도 잘 씹히고 아주 맛있습니다.



풍성한 밤, 수확의 기쁨, 뿌듯한 한가위 준비...^^

* 이 글은 다유네(
http://www.dayune.com/)에 올렸던 글입니다.

Posted by 연우아빠.

오서산에서 처음 참가한 다유네 정기모임

2006.9.30~10.1(1박2일)

다유네 사이트를 처음 알고 나서 한동안 눈팅족으로 있다가 조심스럽게 쪽글과 후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휴양림 여행에 대해 푹 빠져갈 즈음 마침내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날 기회가 왔다.
상린아빠께서 밤따기 행사와 함께 오서산에서 가을 정기 모임을 한다는 공지를 띄우시고....
설레고 반가운 마음으로 정기모임 참가를 신청했다.

수련관 전체를 예약했고 온라인으로만 봤던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난다는 생각에 즐거운 기다림은 정말 더디게 다가왔다.
연우와 준기는 밤따기 한다는 말에 들뜨고, 상린아빠께서는 ‘빠에야’라는 에스빠냐 요리를 맛보게 해 주신다는 이야기도 하고...



그날 누가 찍은 사진인지 모르지만 정말 반가운 분들을 만났던 기억을 간직한 사진
라파엘아빠, 상린채린아빠, 현지아빠, 광민아빠, 은주아빠.....


9월 마지막 주는 노는 토요일이 아닌데다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있어서 길이 많이 막힐 것 같았다.
아이들이 학교 다녀오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기다렸다가 하교시간에 맞춰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바로 태우고 오서산으로 출발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상린아빠께서 가르쳐 준대로 광천IC에서 빠져나가 오서산을 향했다.
그런데 표지판을 보고 가다 보니 오서산 휴양림이 아니고 오서산 등산로 쪽이다.
다시 광천으로 나가 지도를 보면서 간신히 오서산 휴양림을 찾아갔다.
벌서 5시가 훨씬 지난 시간...대구 쪽에서 오는 라파엘, 지혜네 가족을 빼고는 거의 다 도착한 듯.

다유네 후기에서 사진으로 자주 봤는지라 다들 낯설지가 않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 사진을 봐서 그런지 “아유! 네가 연우구나, 사진이랑 똑 같네”하며 반겨 주신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정신이 없다.
유일한 미혼 아가씨 렁이님, 그리고 쌍둥아부지님, 은주아빠님, 재미있는 말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현지아빠님,
후기를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들어 주신 유니맘님, 씩씩한 화니맘님, 사진을 잘 찍으시는 호중아빠님 등등등

얼른 짐 내려 놓고 주방으로 올라가니 상린아빠께서 빠에야 요리에 필요한 해물을 손질하느라 바쁘시다.
인사를 하고 새우 손질하는 것부터 일손을 거들었다.
쌀을 양념해서 익히고 그 위에 홍합, 새우 등 온갖 해산물을 얹어 만들어 낸 빠에야는 독특한 맛을 가진 음식이다.
해물이 많아서일까 약간 짭짤한 것이 맛이 그만이다.

밖에서는 은주아빠가 숯불을 붙여 바비큐 준비를 해 놓고 모두를 부른다.
은주아빠 불 붙이는 기술은 보통사람과 차원을 달리한다.
다들 숯불구이집을 하는 줄 알았다고 할 만큼....

대 가족이 몇시간을 숯불구이를 해 먹는데도 숯은 항상 최상의 상태로 공급해 준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니 은주아빠가 준비해 온 긴 전등을 달아내 야외 식탁을 환하게 밝혀준다.

은주아빠는 미리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쏘시지를 구워 내고 배고픈 나도 하나 받아먹었다.
수제 소시지라 맛이 참 좋다.
광천시장에서 상린아빠께서 미리 준비해 온 전어구이부터 시작해서 각종 조개구이에 돼지 숯불구이까지 온갖 음식이 끝없이 나온다.

한참 먹고 있을 때 대구에서 출발한 지혜네 가족과 라파엘 가족이 도착했다.
라파엘 아빠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문재인 수석비서관과 비슷한 품위 있는 백발 스타일.(이거 본인에게 실례인 표현일레나?) 
호감이 가는 모습과 역시나 말하는 품위가 후기에서 읽었던 글에서 나오는 것과 같다.

억센 대구 사투리를 거침없이 구사하는 강력한 카리스마 광민아빠님 역시 좌중의 분위기를 한방에 올려 놓는다.
조용조용 현지아빠님의 유머넘치는 한마디 한마디는 사람들을 마음껏 웃게 만든다.
정다운 이야기가 끝이 없고 화기애애한 술잔이 깊어가는 어둠과 함께 밤을 적신다.

아이들은 모처럼 또래 아이들을 많이 만나 한참을 재미있게 논다.
사방치기, 꼬마야 꼬마야 놀이, 술래잡기 등등 온 휴양림이 좁다고 뛰어 다닌다.
한둘 밖에 낳지 않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많은 또래들이 모여 숲속에서 뛰 놀 수 있다니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여행이다.



준기와 함께 아침 산책, 역시나 사진을 의식하면 표정이 부자연스럽다.


저녁내내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은데 광천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이 많이 남았다.
휴양림에서 일하시는 분들께도 나누어 드리고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고...
야외에서 저녁을 끝내고 수련관 이층을 여자들과 남자들로 한 방씩 나누어 잠자도록 하고
남자쪽 방은 ‘다유네 사단법인화’ 문제로 토론을 밤늦도록 계속했다.
나는 12시가 넘어서 잠들고 다들 내일 오서산 억새밭을 보러 아침에 등산을 가신단다. 대단한 체력이다.

늦게 잔데다 바닥이 너무 뜨거워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결국 새벽에 등산가는 사람들 따라 나서는 것 포기하고 늦잠을 잤다.
유니맘님이 준비해 온 사골국물을 꺼내 떡국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준기를 데리고 오서산 휴양림을 돌아보았다.

여름에 쓰는 어린이 풀장도 있고 등산로도 괜찮다.
새벽에 산에 올라간 사람들이 내려와 함께 아침을 먹고 상린아빠님의 이모부가 살고 계시는 곳으로 밤을 줏으로 갔다.
대구에서 오신 분들과 다른 일정이 있는 분들은 떠나고
광천에 도착한 우리는 상린아빠가 안내해 준 문어발 재벌(?) 최명석 젓갈집에 들어가 김장용 젓갈을 좀 샀다.
지금까지 먹어본 젓갈 가운데 가장 맛있어서 금년 김장맛을 더 좋게 해 줄 것 같다.
광천이 젓갈로 유명하고 광천 입구까지 옛날에는 갯배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아이들 간식거리로 전통한과를 여러 박스 사기도 하고...
 


줄넘기 놀이에 신난 아이들. 등만 보이는 광민이, 은주, 그리고 호중이


연우는 처음 만난 은주가 맘에 들었는지 은주에게 찰싹붙어 다니더니 급기야 은주네 차를 타고 가겠단다.
은주는 연우보다 한 학년이 높은 아이인데 여러 가지 전래 놀이도 많이 알고 성격이 좋아서 아이들과 참 잘 어울려 논다.
은주가족은 아빠와 은주, 승환이 세 사람만 참석했단다.

광천 젓갈시장에서 나와 상린아빠 이모부님 댁에 도착해 단체로 마당에서 자리를 깔고 라면을 끓여 점심을 해결했다.
마당 있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니 아파트 대신 이런 집에서 사는게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다들 준비해 온 집게랑 빨간 장갑을 꺼내고 우리는 준비해간 그물망을 꺼내 함께 뒷산 밤나무 밭으로 올라갔다.
 


여자 아이들은 사방치기놀이


땅에 떨어진 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떨어진 지 일주일이 넘은 듯 벌레 먹은 밤이 많았다.
연세 높으신 부부만 사시는데다 시골이라 사람이 없어서 밤이 떨어져도 주워갈 사람이 없는 농촌 상황이 안쓰럽다.
밤 송이 떨어진 것을 처음 주워보는 우리집 아이들은 너무 신이 났다.
주워도 주워도 끝이 없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 가족이 제일 많이 주웠나 보다.
어르신께 인사를 드리고 너무 즐거운 만남에 돌아오기 싫었지만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재촉한다. 


상린채린아빠님 이모댁에서(밤줍기 전 점심)


이번 모임이 너무 좋았던 듯 연우와 준기는 다시 오서산에 가고 싶다고 한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끼리 칠보산휴양림을 여행하고 나서 14일에는 어머니와 장모님을 모시고 오서산 여행을 가기 위해 진달래꽃방을 잡아 놓았다.
21일에는 새로 개장한 춘천 용화산 휴양림을 예약했다.

지금처럼 회사에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다닐 수 있는 휴양림은 집중적으로 다녀보자는 생각이다.
오서산에서는 안사돈 끼리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하며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처음 해 본 밤줍기에 흐뭇한 연우. 상린채린아빠님 이모부님 댁 밤 밭에서...

Posted by 연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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