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아이들이 정말 타고 싶었던 1등칸 유리문 격리칸.
6좌석에 테이블까지 멋진, 제대로 된 1등칸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기차가 출발하자 아내는 팔걸이를 모두 올리고 길게 누워본다.
기차 타기 전에 가게에서 푸짐한 점심식사 거리를 샀기에 샐러드부터 후식까지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기차는 프랑크푸르트를 지나 남쪽 스위스 바젤까지 가는 노선이었다. 길기도 하여라.

가는 도중에 수없이 많은 풍력발전기를 보았다.
대체 에너지의 강국 독일.
늦게 통일했기에 식민지도 지하자원도 거의 없어 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이 몸에 밴 나라.
모든 것이 부족했기에 엄격한 규칙과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밴 나라.
그 엄격하고 합리적인 규칙이 나처럼 잔머리 굴리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좋다.
언제든 예측 가능한 나라. 여기에서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쓸 일이 없다.

비가 내린 뒤의 하늘은 너무도 푸르렀고 낮은 구름들이 드문드문 떠다니고, 지평선이 보이는 전원 풍경이 마치 고향에 온 것 같다.
친구와 약속한 오후 6시 40분 프랑크푸르트 역에 도착했다.

 

1년만에 만난 친구.
서로 얼싸안고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정말 바쁘게 사는 친구가 우리가족을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길은 너무 친숙하다.
프랑크푸르트만 벌써 4번째.
여기 출장와서 한번도 그가 사는 집에 들러본 적이 없는데 이제 처음 가 본다.

친구의 두 딸은 태어났을 때 내가 이름을 골라 주었는데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지난 20년이 실감나지 않는다.
자기 말로는 독일 중산층보다 조금 못 사는 사람들이 사는 집이 연립형태의 집이라고 하는데
그가 사는 집은 인간답게 사는 독일의 가정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그리고 다락층.
소박하고 멋진 내부. 응접실, 주방, 서재, 그리고 작업실과 별이 보이는 다락방.
그리고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마당.

부인께서 마당 귀퉁이에 상추를 몇 포기 심었는데 독일 땅이 척박해서 그런지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부인은 무려 13년만에 만났고 두 딸은 태어나서 처음 만났다.

 

요리 솜씨 좋은 부인께서 잔칫상 같은 엄청난 식사를 내 놓아서 몸 둘 바를 모르게 했다.
독일식과 한식을 모두 준비해 주셨는데 현지식에 잘 적응된 아이들과 나는 김치찌개를 먹고 그만 배탈이 나고 말았다.
헐. 죄송스럽게스리...  오랫만에 매운 한국 음식에 위장이 놀란 모양이다.

김나지움에 다니는 두 딸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독일은 주마다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만 16세만 넘으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고 한다.
연우와 준기를 위해 두 딸이 앙증맞은 열쇠인형을 선물했다.
우린 배낭여행 핑계로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는데......
가족들을 위해 휴가를 낸 적이 없는 친구가 우리를 위해 휴가를 냈다고 부인과 두 딸이 한마디씩 거든다.
해가 지지 않으니 밤 같지가 않다.

 

해가 지지 않은 밤늦은 시간, 함께 동네 산책을 나섰다.
독일의 도시는 옛날 마을과 신시가지가 합쳐진 형태가 많다고 한다.
여기는 신도시처럼 새로 만든 곳이 많다고 한다.
중세시대 독일의 가정집 같은 작고 아담한 호텔들이 가끔씩 보인다.
문을 닫기 직전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한 개씩 사서 먹으면서 기분 좋은 산책을 했다.

다음 일정을 얘기하다
스위스는 내가 여러번 가 봤기 때문에 융프라우 대신 리기, 티틀리스, 필라투스 중에 한 곳을 정해 꽃길 트래킹을 할 예정이라고 했더니
부인께서 아빠가 가 봤다고 애들은 안 데려가면 되냐고 한다.
남들이 스위스 갔다왔다 하면 융프라우 가봤냐고 물어볼텐데 한국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에 갔다오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부부가 같이 여행할 때 그때 못가 본 곳을 가면 된다고 충고를 한다.
“흠, 그렇긴 하네요. 저도 스위스 처음 갔을 때 일행 중에 융프라우 스무번도 넘게 갔다 왔다고 다른데 가자는 사람이 있어서
뮈렌으로 가는 바람에 융프라우를 5년 뒤에 갔었으니...

 

친구에게 물어봤다.
작년까지만해도 “일본인이냐?” 또는 “중국인이냐?”라고 물어보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첫마디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던데 왜 그럴까?

이유인즉, 월드컵 때문이란다.
유럽 사람들은 이번 월드컵을 동양의 축구 강국들이 유럽 변방국들을 이기기 시작한 대회라고 평가한다나.
특히 한국이 그리스를 2:0으로 격파하는 모습에서 유럽 국가들이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완벽한 전술과 깔끔한 공처리로 완벽하게 그리스를 제압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2002년 거리응원 못지 않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2차대전 이후 히틀러 같은 악마적 천재의 출현을 막기 위해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는 독일인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국기를 흔들거나 국호를 외치는 행위를 침략적 민족주의의 발현으로 보며 아주 금기시 한단다.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거리응원을 보며 독일 젊은이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한국도 멋있게 응원하는데 우리라고 왜 안돼?”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대형 TV 앞에서 거리응원을 하는 문화가 등장했다고 한다.

지금도 30대 이상 세대는 이런 젊은이들의 행동을 아주 못마땅해 한다고 한다.
심지어 독일 젊은이들의 응원 구호는 우리의 “대~한~민국” 박자와 똑 같은 “도~이~칠란트”이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유로 2004 우승국인 그리스에게 2:0으로 완승을 거두자
축구를 좋아하는 유럽 내에서 한국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크게 올라갔다고 한다.

“음, 외교도 중요하고 산업발전도 중요하지만 축구도 잘 해야겠다.
월드컵 때마다 최소 16강이나 8강 정도는 해줘야 되겠다” 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밤 12시가 넘었다.
내일 하이델베르크를 거쳐 뮌헨까지 가려면 얼른 자야겠다.
친구 부인은 그 늦은 시간에도 우리 빨래를 돌려서 건조대에 널어 주었다.
아이들 재우고 그동안 밀린 사진을 정리해 솔바람 카페에 올리려고 했는데
인터넷 속도도 우리보다 엄청 느리고 독일어로 된 PC를 가지고 새벽 2시까지 씨름하다 결국 포기하고 잤다.



베를린 중앙역 플랫폼.
수도인데도 통과역이라 구조가 정차하는 역과 다른 일직선 터널형이다.



대충 찍었더니 표정이 정말...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 가는 기차안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느라 난장판이 되었답니다.
소원하던 1등칸 6개 좌석을 독점했죠.
승무원이 우리가 제대로 기차를 탔는지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목적지를 물어보고는 안심을 했는지 웃으면서 지나간다.


먹었으니 긴 여정에 잠시 눈을 붙여야죠.
하지만 엄마가 자는 모습을 찍겠다고 준기가 아빠의 아이폰을 들고 엄마가 자는 모습을 찍습니다.
게다가 동영상까지...
아내는 아들이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편안하게 눈을 붙입니다.



평원이 넓어서 독일의 구름은 아주 낮게 떠다니는 듯이 보입니다.

Posted by 연우아빠.
2009.6.6  6박8일 일정으로 독일과 프랑스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째 계속 가는 나라만 갑니다.


이번에는 제가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살짝 걱정을 합니다.
인천공항에 먼저 도착해 빈둥빈둥 시간을 죽입니다. 역시나 인천공항만큼 훌륭한 공항이 없습니다.
윙버스에서 주는 지도를 챙겨서 공항을 출발합니다.


프랑크푸르트 사보이 호텔 싱글룸입니다.
중앙역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꽤 비싸네요. 싱글룸 1박에 64유로(아침식사 포함).
우리나라 화폐가 너무 약세라서 원화로 계산하니 끔찍합니다.
2002년에 갔을 때는 1달러에 0.98유로 였는데 이제는 완전히 역전이 되서 1유로에 거의 2달러 가까이합니다.

 
방 마다 안전금고가 있습니다. 쓸만하던데요. 그래봤자 카메라 렌즈 1개 넣어놨었네요.^^;;


꼭 필요한 것만 잘 갖춰 놓은 독일식 호텔. 깔끔해서 맘에 듭니다.


여름에는 해가 밤 10시쯤 지기 때문에 바깥이 훤합니다.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중앙광장쪽으로 나갔습니다.
마침 하지를 앞두고 여름맞이 축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6월이지만 상당히 춥습니다. 다들 긴 옷을 입고 있네요.


독일은 축제라고 해도 사람들이 좀 많이 모여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이날은 맥주회사에서 맥주 시음회를 열어서 평소보다 사람이 조금 많았다고 합니다.


광장 구석 골목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 왔습니다. 130년 되었다고 하던가?
우리를 마중나온 분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전 음료수(?) 한잔...
음식값은 2007년에 대개 20~25유로 정도 했었는데 이 식당은 많이 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독일 전통식당은 가격이 많이 싼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15유로 수준인데 음식도 맛있고 양도 많고 우리나라 사람 둘이서 1인분 다 먹기가 조금 힘들 정도...

독일사람들은 자기 힘의 70%는 직장에, 30%는 가정을 위해서 쓴다고 합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세계적 강국이 된 독일을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만 가면 꼭 가는 뢰머광장. 카이저 돔은 이제 수리가 끝났네요.


마인강 위 아이저너 스텍(Eiserner Steg) 다리.
독일은 세계 2~3위의 경제대국인데도 대도시의 조명이 극히 소박합니다.
가로등도 네온사인도 거의 없고, 실내 조명은 간접조명만 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차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요없는 곳에 쓰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만 꼭 필요한 양만큼만 쓰는 나라.
그래서 에너지 효율이 세계 제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저너 스텍 위에서 본 강변 풍경. 조명이 정말 은은한 것이 예술입니다.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

'외국여행 > 유럽기행(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이부르크...세계 환경 수도 (1)  (0) 2009.06.17
장엄한 쾰른 대성당  (0) 2009.06.17
본(Bonn)  (0) 2009.06.16
뉘른베르크(Nürnberg)  (4) 2009.06.16
로텐부르크  (0) 2009.06.15
독일 ... 다시 프랑크푸르트  (0) 2009.06.15
Posted by 연우아빠.

2007.12.11 프랑크푸르트 시내

저녁을 먹고 나니 8시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알려준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러 전철을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나왔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입니다.
2002년에 프랑크푸르트에 갔을 때는 서유럽 국가의 유명한 상표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회사 이름이 자리를 다 잡고 있네요.


헉! 아저씨 누구세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광장을 찍고 있었는데 아저씨 한 분이 지나갔군요.



뢰머광장. 크리스마스 풍물시장. 트리는 진짜 살아 있는 전나무.
로마 군대가 머물렀던 기록이 있는 곳이라 뢰머(로마)광장이라고 부른답니다.
낮에 보면 집 색깔들이 은은한 파스텔톤이라 정말 아름다운데...
같이 간 동료들은 낮에 이 거리를 본 적이 없습니다.



비도 오고 날씨도 쌀쌀한데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다닙니다.
독일에 가서 사람을 제일 많이 본 날입니다.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의 중앙에 있는 유럽의 관문과 같은 도시지만 인구는 고작 70만 남짓
천만 인구가 북적대는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한산한(?) 도시지만 그들이 생산해 내는 GDP나 문화적 역량은 상상을 초월하죠.




카이저 돔 성당. 선제후들이 신성로마황제를 선출했던 시절, 선출된 카이저는 여기에서 대관식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성당의 별명이 카이저 돔이 되었는데 현지에서는 그냥 돔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2002년에 갔을 때도 수리중이더니 이번에도 수리중입니다. 삼성에서 수리비용을 부담한 모양입니다.



2002년에는 들어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안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입구에 있는 작품인데 아마도 중요한 문화유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창살로 막아 놓은 것은 처음 봅니다.



본당 건물입니다. 저녁 시간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파이프 오르간
유서 깊은 성당에는 이렇게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이 있습니다.
저걸로 연주하는 성가를 듣고 있으면 사람의 마음에 묘한 울림을 전합니다.
종교는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아주 정교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예수 처형 장면. 골고다 언덕에서 처형당하는 모습이죠.
좌우에 같이 죽은 이는 한국에서는 도둑(강도)이라고 가르쳤었는데
사실은 유대독립운동에 투신한 열혈독립단체 사람들인 열심당원이라고 하더군요.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배웠는데 다 까먹어서...
돔으로 올라가는 관람비용 표시 같습니다. 학생은 2유로.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된 카이저 돔과 그 주변 모습



원래는 성 바톨로무스를 기념하는 성당이었던 모양이군요.



카이저 돔 하수관 덮개?
1939년부터 1945년 사이에 있었던 무엇인가를 설명해 놓은 것 같은데 기념 동판인 듯 합니다.



다시 뢰머광장입니다. 여기를 지나서...



광장 끝에 마인강이 있습니다. 아이저너 스텍(Eiserner Steg) 다리 위에서 마인강 야강을 찍어봅니다만 똑딱이의 한계...
다리 위에 고정시켜 놓고 찍어서 그나마 흔들리진 않았네요. 빗방울이 계속 떨어집니다.



Union Investment 건물
현대식 건물도 옛날 건물을 가리거나 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Rententurm 건물, 왼쪽 아래에 유람선 선착장이 보입니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강물이라 그런지 시내보다 더 춥습니다.



풍물시장 노점상에서 파는 독일 전통 소세지. 장작불 열기로 익히는데 따뜻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네요.
저녁을 먹고 구경을 나온터라 그냥 어슬렁 거리다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Posted by 연우아빠.

□ 2007.12.8(토)(1일차)

2007.12.8 두번째 유럽방문

"뼛속을 파고 드는 추위를 실감할 걸"
선배의 이 한마디가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맛볼 유럽의 추위를 설명해 준다.
유레일패스 한장만 들고 우리는 느닷없이 한겨울 서유럽 여행에 나섰다.
이름하여, 해외 단기 연수!
하지만, 이런 계절에 가면 고독을 씹으러 가는 것이거나 극기훈련 되겠다.



13:15분(독일 시간 05:15) 인천공항 출발


영화보다가 식사가 나오면 먹고 그리고 영화보다가 하품하다가 또 영화보다가 지루하고 지루한 12시간 비행.


2002년 유럽여행 경험을 떠올려 시차 적응을 위해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기 않기로 정하고,
시계는 출발 할 때 현지 시각으로 맞춰놓고 최면을 겁니다. "지금은 아침이야. 지금은 아침이라구..."




북극권 가까이 날아가는 듯.

보이는 하늘은 모두 얼음처럼 얼어붙은 것 같은 분위기.
니콘 D80을 가져가려고 했으나 유럽의 악명높은 소매치기 형님들의 소문에 쫄아서 

캐논 익서스 700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사진이 잘 나오네요.



비행 시간이 10시간 쯤 됐을 때 깜박 졸다가 창문으로 다른 느낌이 들어서 눈을 떠보니 석양인가 봅니다.
얼음같은 구름위로 붉게 타는 석양을 받아 여객기 엔진에 마치 불이 붙은 듯


현지시간 16:45분 프랑크푸르트 공항 도착.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어투로 묻는 세관원에게 입국심사를 받고 5년만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나서 독일에 들어갑니다.
착륙에서 입국심사대 통과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우리보다 많이 느리네요.

예상했던대로 엄청난 추위. 비가 오고 바람불고 뼈가 시립니다.
사방은 이미 캄캄한 밤. 독일의 겨울은 비도 많고 날도 일찍 저뭅니다.
현지 사무소 직원이 토요일인데도 차를 끌고 마중을 나왔습니다.
주말을 쉬지 못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 가득했습니다.
그는 기분좋게 우리를 태우고 프랑크푸르트 서쪽 뤼데스하임 쪽으로 갔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임강을 따라 서쪽으로 30km쯤 가면 마임강과 라인강이 만나는 마인츠가 나온다.

그 곳에서 다시 라인강을 따라 서쪽으로 20km 쯤 더 가면 엘트빌레(Eltville am Rhein)가 나오는데 

로젠가세(die Rosengasse Eltville am Rhein)라는 아름다운 시골 거리가 있는 곳이다. 

전형적인 독일 시골마을이고 오래된 건물이 많아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 어두워서 나중에 가족여행으로 다시 오리라 기약만 했다.

로젠가세에는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소박한 전통음식점이 있는 마틴스가세(Martinsgasse)가 있다.
늦게 도착한지라 자리도 없고 비행기 안에서 내내 뭘 먹어서 그런지 밥 생각이 별로 없어서
깜깜한 라인강변을 따라 15km쯤 서쪽으로 더 가서 뤼데스하임(Rüdesheim am Rhein : heim은 마을)까지 갔다.


뤼데스하임 가는 길은 라인 강변을 따라 서쪽으로 가는 길인데 우리가 가는 동안 눈이 계속 내렸습니다.
독일은 도시 보다 중소도시 여행이나 작은 마을 여행을 많은 사람들이 권하는데, 

이 곳, 뤼데스하임 역시 독일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골마을이라고 합니다.

잠시 쉴 때마다 차에서 내려 보지만 비바람과 뼈가 시린 추위만 우리를 맞아 줍니다.
경제대국인 독일은 라인 강변을 따라 가는 동안 가로등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카메라에 굵은 흰점은 눈입니다.




라인강변을 따라 독일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니더발트 지역으로 가는 중입니다.
한 겨울에 이 밤중에 보이는 것은 멀리 강변에 있는 마을에서 나오는 저런 불빛 뿐

사진에는 별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니더발트 언덕에는 독일 제1제국 통일의 상징 게르마니아 여신상이 있습니다.

높이가 36m인 엄청나게 큰 여신상입니다.


오랫동안 작은 나라로 갈려 살았던 독일은 프로이센 수상 비스마르크의 철혈정책에 힘입어
독일 통일을 방해했던 프랑스를 제압(1870년)하고 1871년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독일 통일을 선포합니다.

그 당시 국민성금을 모아 라인강변에 이 거대한 게르마니아 여신상을 세웠습니다.
낮에 보면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 겨울이고 밤이라서 겨우 이 정도.




니더발트 덴크말(Niderwald-Denkmal)-게르마니아 여신상을 중심으로 뤼데스하임의 아름다운(?) 포도산지를 소개해 놓은 안내판.
겨울이라 표지판을 보고 있는 동료의 옷에 싸라기 눈이 내렸네요.




저녁을 먹으러 뤼데스하임에 있는 비네바우(Winebau in Rüdesheim)을 찾아가는 길.
거기 드로셀스트라세(Drosselstrasse in Rudesheim, Drosselgasse 티티새골목)에 작고 소박한 크리스마스 풍물시장이 있다.
추운 날씨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있다.
우리는 잔뜩 웅크리고 있는데 팔을 걷어부친 아저씨도 보입니다.




끄레페 파는 가게도 보이고
노점상이지만 가게마다 나름 독특한 장식을 갖췄습니다.




똑딱이 카메라라서 레드아이 현상이 생긴 걸까?
풍물시장 한 켠에는 이렇게 악단이 나와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 추위에 금관악기를 연주하다니 보는 저만 추워보이는 것인가요? 




사진으로는 1/10도 드러나지 않지만
정말 아름답고 소박한 독일 시골마을 풍경은 다른나라에 와 있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해 줍니다.
저는 공평한 규칙과 깔끔한 모습 때문에 독일을 유럽 어떤 나라보다 좋아합니다.
게다가 조금 무뚝뚝해서 저 같은 사람에겐 더 좋습니다.




진눈깨비와 비가 계속 내렸지만 외국인을 제외하곤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드디어 티티새골목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다 밀어버렸을 것 같은 오래된 좁든 골목을 따라
예쁜 가게들이 저다마 개성을 자랑합니다.




가게 천장에는 이런게 달려있다.
진짜 술통이 달려 있어서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한참 쳐다봤다. ^^;;




이 음식점은 맥주 맛이 독일에서도 알아준단다.
2007년 헤센주 와인경연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데 동네 주민과 관광객이 가벼운 생음악 연주에 맞춰
 

춤도 추고 맥주도 마시는 작은 가게다. 


동양인은 우리밖에 없어서 그랬는지 악단 리더가 와서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클라리넷으로 아리랑을 연주해 준다.
일행 중 한 명이 팁을 조금 주었더니 이번에는 유심초의 ‘사랑이여’를 연주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와서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사람사는 모습을 여기에서 본다. 저렇게 여유있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일행 중에 유일하게 나만 술을 마지시 못하는 관계로
저녁겸 안주겸 이렇게 시켜서 먹는다. 소시지와 감자요리.
음식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도 우리와 눈을 마주치면 얼굴이 붉어지는데
이 사람들도 낯을 가리나?




티티새골목에서 본 빈저켈러(Winzerkeller). 여기도 뭔가 유명한 집이었는데.....




드디어 로렐라이 도착했다.


일본사람들이 무척 많이 찾아와서 독일사람에게도 알려졌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곳.
우리는 가지말자고 했지만, 독일에 있는 동료가 "로렐라이 언덕에 아무것도 볼만한 게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줘야 한다"며

캄캄한 밤에 여기를 갔다.

옛날부터 이 언덕에 별로 볼 것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볼게 없다는 것을 확인하러 가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랐다.

여기는 일본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명성을 얻게 된 곳이라 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가로등도 없고 사람도 없는 아주 추운 곳이다. 
마침 갖고 다니던 
작은 손전등이 있어 일행들의 길잡이가 되어 로렐라이 언덕에 올랐다.

어둠속에 잠긴 라인강변에는 강변을 따라 작은 불빛이 이어져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다. 


언덕에는 문 닫은 레스토랑 2개가 있고 사방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귀곡 산장이 따로 없다.


너무 추워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숙소인 에쉬본으로 들어갔다.

너무 어두워서 굉장히 깊은 밤 같았지만 시계는 겨우 8시를 가리키고 있다. 


숙소는 프랑크푸르트 서북쪽 근교 에쉬본(Eschborn)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HBF)에서 전철(S-bahn) 3 또는 4호선을 타면 5번째 정거장이 에쉬본 역이다. 
정거장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중국출신 동포가 운영하는 민박집. 

1박에 50€유로로 아침식사와 무선인터넷을 제공해 준다. 
조용하고 깨끗했는데 심양출신의
젊은 부부가 운영한다. 안주인의 음식솜씨가 아주 좋았다.
부인의 조부모님 고향이 전북 장수라고 한다. 2층은 온돌방에 침대, 3층은 침대방(독일식). 

독일의 세금이 아주 비싸다고 한다. 
비수기라 손님이 적다고 우리에게 4인실 비용으로 1인실을 제공했고. 

이 대리와 유 대리는 2인실을 배정했다.

민박집 1달 임대료는 2,800€(건물 주인은 독일인 갑부라고 함).
세금이 소득의 약 40% 수준으로 물가가 많이 비싸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최근에는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짐을 풀고 샤워하고 잠을 청했다. 

독일에서는 드물게 바닥에 난방을 넣어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 출발전 사전 준비


독일의 겨울 날씨는 비가 자주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아주 추운 날씨. 
독일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라고 한다. 
2002년 독일-스위스 여행 경험과 현지 근무경험자의 조언을 참고하여 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추위에 대한 기본 준비와 현지 공식행사에 필요한 
정장 한벌과 구두를 챙겨야 하니 짐이 제법 많다.


현지문화 체험을 위해서는 도시간 이동은 기차를 이용(유레일 패스) 하고 
도시내 이동은 도보로 하기로 동료와 계획을 세우고 
현지 문화체험과 장거리 도보 여행에 필요한 등산화, 작은 배낭, 

비가 자주 오는 날씨에 대비한 방수모자가 달린 등산용자켓을 준비했다. 


품질 좋은 사진을 위해 DSLR 카메라를 생각했으나 빠리와 로마의 소매치기에 대한 악명을 듣고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가기로 했다.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양말, 내의 등은 현지에서 사용 후 버려도 무방한 

헌 것을 가져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해 준 선배도 있었다.


가벼운 빨래는 현지 숙소에서 당일 처리, 큰 빨래는 세탁기가 있는 숙소에서 모아서 처리하여 짐 크기를 줄일 수 있고 
프랑스와 스위스는 우리나라와 콘센트 모양이 달라 전기제품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으므로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를 미리 구입해서 갈 필요가 있다.


○ 교통편과 숙박편 점검

․독일 연방 철도에서 제공, 유럽전역 노선별 기차시간표 보는 곳    
http://reiseauskunft.bahn.de/bin/query.exe/en 
․라이언에어(유럽내 도시간 운행 저가 항공사)   http://www.ryanair.com/
․유럽지역 저가호텔 검색과 예약       http://www.hrs.com 
․유럽지역 호스텔 검색과 예약   
http://www.hihostels.com   
유스호스텔 회원증 발급(한국 유스호스텔연맹)
․유레일 패스 발급
․현금 500€ 환전, Visa카드 활용하고 현금은 최소한으로 준비
․일요일(9일)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항공권 예약이 불가하여 토요일(8일)에 출발, 현지 직원들 휴일을 뺏는 민폐를 끼침
 

○ 인천공항 →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ein)로 출발(13:15)

- 출발 예정시간(12:30)보다 45분 지연
- 1인당 1,200€정도 현금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공항에서 350€를 더 환전(현금 850€)
-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해 공항에서 출발 할 때 현지시간으로 시계를 돌려놓고 머릿속으로 현지 시간대에 맞춰 생각을 반복함

Posted by 연우아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