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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유럽연수(2007년)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장난감과 중세의 도시

by 연우아빠. 2008. 1. 21.

2007.12.11
독일에서 중세시대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건물과 성으로 유명한 도시.
일본인들이 '로만틱가도'라는 이름을 잘못 이해해서 많이 찾아가는 바람에 유명해졌다는 도시.
우리가 찾아간 이유는 독일의 옛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고
세계적인 장난감 산업 중심지이고, 크리스마스 기념물 생산으로도 유명한 곳이라해서 들러봤습니다.
이름하여 타우버 강가의 로텐부르크. 독일에 여기말고도 로텐부르크가 또 있다고 합니다.

성 둘레가 2.5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크기입니다.


성 남문쪽으로 들어갑니다. 문 위에는 크리스마스 별 장식이 있네요.



성 남문 앞에 주차장에 이런 표지가 있습니다. Naturpark Frankenhöhe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공원인 모양입니다.




성으로 들어가자 마자 이국적이고 깔끔한 건물들이 서 있습니다.
성 안에는 미리 등록된 차를 제외하곤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합니다.




슈니발렌(Schneeballen), 눈덩이(Snowball) 정도...어른 주먹만 합니다.
이 지역 특산음식인데 크리스마스 때 먹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1개에 무려 3유로씩이나 하지만 맛은 ......
우리나라의 칼국수용 밀가루 반죽처럼 생긴 것을 돌돌말아 기름에 살짝 튀긴 뒤 초코렛, 설탕 가루 같은 것을 뿌려서 먹는 것인데
그냥 맛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먹어 봤습니다.
론니플래닛에서는 "최악의 지역 특산음식"이라 혹평도 해 놓은 것을 보았는데 음식을 꼭 맛으로만 먹는 것은 아니니까..
가난한 배낭 여행자에겐 3유로라는 비싼(?) 가격에 비해 너무 부실하긴 해요.




골목마다 슈니발렌 가게가 아주 많습니다.




시청 광장. 이 시청은 13~16세기 사이에 3백여년에 걸쳐 지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여기에 풍물시장이 섭니다.
그리고 30년 전쟁 당시 이 성을  고스란히 지킨 유명한 영주를 기리는 시계탑 건물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장난감 가게. 케테 볼파트(Käthe Wolfart). 어린이를 데리고 들어간다면 아마도 상당한 돈을 써야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어른인 제가 보기에도 갖고 싶은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힘들었습니다.
전 세계 어디든 배달을 해 주고, 우리나라 말로 된 팜플렛도 있습니다.



케테 볼파트(Käthe Wolfart) 문 앞에 서 있는 호두까기 인형.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이브에 본 호두까기인형 영화가 생각납니다. 크기는 2m가 넘는 것 같습니다.



이 가게 안에는 길이가 10m는 넘을 것 같은 이런 장난감 마을이 있습니다.
실내 촬영 금지라는 것을 모르고 찍었네요. 다른나라 사람들도 다 찍길래....
한참 들어가다가 촬영금지 팻말을 보고 눈으로만 담아 왔습니다.



장난감 마을이 파노라마처럼 계속 이어집니다.



돈만 있다면 몽땅 사 가지고 오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들어온다면 아마 그냥은 못나올 것 같습니다.
제주도 테디베어 박물관에서도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던 아이들을 생각하니, 여기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며 속으로 웃었습니다.



너무나 앙증맞은 도자기 인형과 양초인형
커다란 덩치를 가진 독일사람들이 이런 작고 귀여운 물건을 만들었다는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독일 사람들, 은근 귀여운 구석이 있습니다.



시청광장으로 다시 왔습니다. 관광객을 태우고 가는 마차. 비가 계속 오는 날씨라 우중충합니다.
똑딱이를 야간모드로 놓고 찍어야 사진이 이 정도 나오는 날씨.
저 앞에 보이는 것은 영주를 기념하는 시계탑. 12시와 오후 3시 이렇게 두번 영주의 인형이 나옵니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 이름은 라츠헤른 트링크스투베. 연회장이라고 하고요.
건물 제일 위에서부터 해시계, 쌍독수리 문장, 날짜표시 시계, 바늘이 있는 시계, 그리고
시계 왼쪽은 이 성을 공격했던 틸리 장군 인형과 오른쪽에는 성을 지킨 눗슈 시장의 인형이 들어 있습니다.

유럽, 특히 독일을 초토화시켰던 30년 전쟁 당시 카톨릭 연합군의 틸리 장군에 맞서 이 성을 지키기 위해 3.25리터 와인을 단숨에 마시는 내기에
성공했던 덕분에 파괴를 면하고 온전히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1631년 10월30일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라고 하는데 이날은 로텐부르크 기념일
이라고 합니다.



시청을 빙 둘러 이런 크리스마스 노점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주는 노점을 만드는 나라와 무조건 때려 부수는 나라.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 가운데 하나일까요?



점심 때가 지나서 슈니발렌 가게 가운데 가장 싸게 파는 곳에 들러 슈니발렌 몇개를 샀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일본말로도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1.4유로~2유로 정도 합니다.



진열장에 커다란 곰인형을 보니 딸 생각이 나네요.
어제 딸 아이가 메일을 보냈는데 줄로 조종하는 인형을 사 달라고 합니다.
그런게 어디 있을까? 찾아 보지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중세 범죄박물관이라 소개되어 있는데
실제 가보니 중세 고문박물관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앞에 보이는 쇠창살 같은 것은 멀쩡한 사람을 저 안에 집어 넣고 타우버 강에 집어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며 마녀임을 자백하게 하는 물고문 도구라고 합니다.



배가 고파서 그랬나? 슈니발렌 사진을 여기서도 찍었네요.



크리스마스 장난감 도시 답게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난감이 많습니다.
그냥 동화속 같은 느낌...



옛날에 사용하던 공동우물
유럽의 도시는 한 가운데에 이런 공동우물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석회석이 섞여 있는 물이라 사람들에게 식수는 정말 중요한 공공문제 였을 듯



로텐부르크 안내지도. 가운데 광장이 시청광장입니다.
성주가 살던 곳, 다운타운, 광장, 타운, 그리고 빌리지 구조를 갖춘 계획도시 같습니다.



성벽 위로 올라가 봤습니다.



우리나라 성과 달리 지붕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겨울에 비가 오랫동안 오기 때문에 번을 서는 병사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성을 보수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기부를 받는 모양입니다.
성벽 곳곳에 기부를 한 사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일본인 이름도 보이더군요.
스튜트가르트의 교수도 기부를 한 모양이네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스의 눈 처럼 생긴 건물 지붕.
집에 돌아와서 여기저기 서핑하다가 로텐부르크 성 안에 있는 공식 유스호스텔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하룻밤이라도 자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서쪽 성벽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여긴 남쪽 성문 근처에 있는 장난감 가게입니다.
중심가에 있는 케테 볼파트(Käthe Wolfart)에서 파는 장난감과 같은 장난감을 1/10 가격으로 파는
소박한 가게입니다. 아이들에게 선물할 줄인형이 있나 보려고 들어갔습니다.



갖고 싶은 장남감이 많이 있네요.



사람 인형은 실제 사람과 너무 똑 같이 생겨서 약간 무섭습니다.
다행히 딸아이가 원하는 인형이 있습니다. 개당 7.5유로. 딸, 아들 두녀석에게 줄 선물을 하나씩 샀습니다.
귀국하는 날까지 배낭여행의 짐이 될게 뻔하지만 이 정도는 해야지요.^^



다시 시청광장으로 올라갑니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해 놓은 전나무(아님 가문비나무?)입니다.
그런데 시청 광장에 있는 진짜 나무입니다.
나무가 흔해서 그런지 진짜 우람한 나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놓은 경우가 많은데
부럽습니다. 제가 나무와 숲을 너무 좋아해서....



그림 같이 아름다운 거리인데 사진에는 좀 우중충하게 나왔습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입니다. 이제 집에 가야지요.
성의 구조를 보면 총포무기가 등장하기 이전에 구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다이제스티브 만한 초코과자가 있어 한세트 사서 먹었습니다.
역시 크리스마스 때 먹는 과자라고 하는데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맛은 별로 없었고요.

우리보다 몇배 잘사는 선진국이라해서 대단한 무엇을 기대했었나? 역시나 진리는 가깝고 평범한 곳에 있나 봅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은 인간다운 여유를 갖고 사는 생활. 그게 독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