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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유럽연수(2007년)

프랑크푸르트를 향하여

by 연우아빠. 2008. 1. 14.

□ 2007.12.8(토)(1일차)

2007.12.8 두번째 유럽방문

"뼛속을 파고 드는 추위를 실감할 걸"
선배의 이 한마디가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맛볼 유럽의 추위를 설명해 준다.
유레일패스 한장만 들고 우리는 느닷없이 한겨울 서유럽 여행에 나섰다.
이름하여, 해외 단기 연수!
하지만, 이런 계절에 가면 고독을 씹으러 가는 것이거나 극기훈련 되겠다.



13:15분(독일 시간 05:15) 인천공항 출발


영화보다가 식사가 나오면 먹고 그리고 영화보다가 하품하다가 또 영화보다가 지루하고 지루한 12시간 비행.


2002년 유럽여행 경험을 떠올려 시차 적응을 위해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기 않기로 정하고,
시계는 출발 할 때 현지 시각으로 맞춰놓고 최면을 겁니다. "지금은 아침이야. 지금은 아침이라구..."




북극권 가까이 날아가는 듯.

보이는 하늘은 모두 얼음처럼 얼어붙은 것 같은 분위기.
니콘 D80을 가져가려고 했으나 유럽의 악명높은 소매치기 형님들의 소문에 쫄아서 

캐논 익서스 700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사진이 잘 나오네요.



비행 시간이 10시간 쯤 됐을 때 깜박 졸다가 창문으로 다른 느낌이 들어서 눈을 떠보니 석양인가 봅니다.
얼음같은 구름위로 붉게 타는 석양을 받아 여객기 엔진에 마치 불이 붙은 듯


현지시간 16:45분 프랑크푸르트 공항 도착.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어투로 묻는 세관원에게 입국심사를 받고 5년만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나서 독일에 들어갑니다.
착륙에서 입국심사대 통과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우리보다 많이 느리네요.

예상했던대로 엄청난 추위. 비가 오고 바람불고 뼈가 시립니다.
사방은 이미 캄캄한 밤. 독일의 겨울은 비도 많고 날도 일찍 저뭅니다.
현지 사무소 직원이 토요일인데도 차를 끌고 마중을 나왔습니다.
주말을 쉬지 못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 가득했습니다.
그는 기분좋게 우리를 태우고 프랑크푸르트 서쪽 뤼데스하임 쪽으로 갔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임강을 따라 서쪽으로 30km쯤 가면 마임강과 라인강이 만나는 마인츠가 나온다.

그 곳에서 다시 라인강을 따라 서쪽으로 20km 쯤 더 가면 엘트빌레(Eltville am Rhein)가 나오는데 

로젠가세(die Rosengasse Eltville am Rhein)라는 아름다운 시골 거리가 있는 곳이다. 

전형적인 독일 시골마을이고 오래된 건물이 많아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 어두워서 나중에 가족여행으로 다시 오리라 기약만 했다.

로젠가세에는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소박한 전통음식점이 있는 마틴스가세(Martinsgasse)가 있다.
늦게 도착한지라 자리도 없고 비행기 안에서 내내 뭘 먹어서 그런지 밥 생각이 별로 없어서
깜깜한 라인강변을 따라 15km쯤 서쪽으로 더 가서 뤼데스하임(Rüdesheim am Rhein : heim은 마을)까지 갔다.


뤼데스하임 가는 길은 라인 강변을 따라 서쪽으로 가는 길인데 우리가 가는 동안 눈이 계속 내렸습니다.
독일은 도시 보다 중소도시 여행이나 작은 마을 여행을 많은 사람들이 권하는데, 

이 곳, 뤼데스하임 역시 독일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골마을이라고 합니다.

잠시 쉴 때마다 차에서 내려 보지만 비바람과 뼈가 시린 추위만 우리를 맞아 줍니다.
경제대국인 독일은 라인 강변을 따라 가는 동안 가로등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카메라에 굵은 흰점은 눈입니다.




라인강변을 따라 독일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니더발트 지역으로 가는 중입니다.
한 겨울에 이 밤중에 보이는 것은 멀리 강변에 있는 마을에서 나오는 저런 불빛 뿐

사진에는 별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니더발트 언덕에는 독일 제1제국 통일의 상징 게르마니아 여신상이 있습니다.

높이가 36m인 엄청나게 큰 여신상입니다.


오랫동안 작은 나라로 갈려 살았던 독일은 프로이센 수상 비스마르크의 철혈정책에 힘입어
독일 통일을 방해했던 프랑스를 제압(1870년)하고 1871년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독일 통일을 선포합니다.

그 당시 국민성금을 모아 라인강변에 이 거대한 게르마니아 여신상을 세웠습니다.
낮에 보면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 겨울이고 밤이라서 겨우 이 정도.




니더발트 덴크말(Niderwald-Denkmal)-게르마니아 여신상을 중심으로 뤼데스하임의 아름다운(?) 포도산지를 소개해 놓은 안내판.
겨울이라 표지판을 보고 있는 동료의 옷에 싸라기 눈이 내렸네요.




저녁을 먹으러 뤼데스하임에 있는 비네바우(Winebau in Rüdesheim)을 찾아가는 길.
거기 드로셀스트라세(Drosselstrasse in Rudesheim, Drosselgasse 티티새골목)에 작고 소박한 크리스마스 풍물시장이 있다.
추운 날씨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있다.
우리는 잔뜩 웅크리고 있는데 팔을 걷어부친 아저씨도 보입니다.




끄레페 파는 가게도 보이고
노점상이지만 가게마다 나름 독특한 장식을 갖췄습니다.




똑딱이 카메라라서 레드아이 현상이 생긴 걸까?
풍물시장 한 켠에는 이렇게 악단이 나와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 추위에 금관악기를 연주하다니 보는 저만 추워보이는 것인가요? 




사진으로는 1/10도 드러나지 않지만
정말 아름답고 소박한 독일 시골마을 풍경은 다른나라에 와 있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해 줍니다.
저는 공평한 규칙과 깔끔한 모습 때문에 독일을 유럽 어떤 나라보다 좋아합니다.
게다가 조금 무뚝뚝해서 저 같은 사람에겐 더 좋습니다.




진눈깨비와 비가 계속 내렸지만 외국인을 제외하곤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드디어 티티새골목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다 밀어버렸을 것 같은 오래된 좁든 골목을 따라
예쁜 가게들이 저다마 개성을 자랑합니다.




가게 천장에는 이런게 달려있다.
진짜 술통이 달려 있어서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한참 쳐다봤다. ^^;;




이 음식점은 맥주 맛이 독일에서도 알아준단다.
2007년 헤센주 와인경연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데 동네 주민과 관광객이 가벼운 생음악 연주에 맞춰
 

춤도 추고 맥주도 마시는 작은 가게다. 


동양인은 우리밖에 없어서 그랬는지 악단 리더가 와서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클라리넷으로 아리랑을 연주해 준다.
일행 중 한 명이 팁을 조금 주었더니 이번에는 유심초의 ‘사랑이여’를 연주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와서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사람사는 모습을 여기에서 본다. 저렇게 여유있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일행 중에 유일하게 나만 술을 마지시 못하는 관계로
저녁겸 안주겸 이렇게 시켜서 먹는다. 소시지와 감자요리.
음식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도 우리와 눈을 마주치면 얼굴이 붉어지는데
이 사람들도 낯을 가리나?




티티새골목에서 본 빈저켈러(Winzerkeller). 여기도 뭔가 유명한 집이었는데.....




드디어 로렐라이 도착했다.


일본사람들이 무척 많이 찾아와서 독일사람에게도 알려졌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곳.
우리는 가지말자고 했지만, 독일에 있는 동료가 "로렐라이 언덕에 아무것도 볼만한 게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줘야 한다"며

캄캄한 밤에 여기를 갔다.

옛날부터 이 언덕에 별로 볼 것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볼게 없다는 것을 확인하러 가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랐다.

여기는 일본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명성을 얻게 된 곳이라 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가로등도 없고 사람도 없는 아주 추운 곳이다. 
마침 갖고 다니던 
작은 손전등이 있어 일행들의 길잡이가 되어 로렐라이 언덕에 올랐다.

어둠속에 잠긴 라인강변에는 강변을 따라 작은 불빛이 이어져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다. 


언덕에는 문 닫은 레스토랑 2개가 있고 사방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귀곡 산장이 따로 없다.


너무 추워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숙소인 에쉬본으로 들어갔다.

너무 어두워서 굉장히 깊은 밤 같았지만 시계는 겨우 8시를 가리키고 있다. 


숙소는 프랑크푸르트 서북쪽 근교 에쉬본(Eschborn)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HBF)에서 전철(S-bahn) 3 또는 4호선을 타면 5번째 정거장이 에쉬본 역이다. 
정거장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중국출신 동포가 운영하는 민박집. 

1박에 50€유로로 아침식사와 무선인터넷을 제공해 준다. 
조용하고 깨끗했는데 심양출신의
젊은 부부가 운영한다. 안주인의 음식솜씨가 아주 좋았다.
부인의 조부모님 고향이 전북 장수라고 한다. 2층은 온돌방에 침대, 3층은 침대방(독일식). 

독일의 세금이 아주 비싸다고 한다. 
비수기라 손님이 적다고 우리에게 4인실 비용으로 1인실을 제공했고. 

이 대리와 유 대리는 2인실을 배정했다.

민박집 1달 임대료는 2,800€(건물 주인은 독일인 갑부라고 함).
세금이 소득의 약 40% 수준으로 물가가 많이 비싸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최근에는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짐을 풀고 샤워하고 잠을 청했다. 

독일에서는 드물게 바닥에 난방을 넣어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 출발전 사전 준비


독일의 겨울 날씨는 비가 자주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아주 추운 날씨. 
독일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라고 한다. 
2002년 독일-스위스 여행 경험과 현지 근무경험자의 조언을 참고하여 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추위에 대한 기본 준비와 현지 공식행사에 필요한 
정장 한벌과 구두를 챙겨야 하니 짐이 제법 많다.


현지문화 체험을 위해서는 도시간 이동은 기차를 이용(유레일 패스) 하고 
도시내 이동은 도보로 하기로 동료와 계획을 세우고 
현지 문화체험과 장거리 도보 여행에 필요한 등산화, 작은 배낭, 

비가 자주 오는 날씨에 대비한 방수모자가 달린 등산용자켓을 준비했다. 


품질 좋은 사진을 위해 DSLR 카메라를 생각했으나 빠리와 로마의 소매치기에 대한 악명을 듣고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가기로 했다.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양말, 내의 등은 현지에서 사용 후 버려도 무방한 

헌 것을 가져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해 준 선배도 있었다.


가벼운 빨래는 현지 숙소에서 당일 처리, 큰 빨래는 세탁기가 있는 숙소에서 모아서 처리하여 짐 크기를 줄일 수 있고 
프랑스와 스위스는 우리나라와 콘센트 모양이 달라 전기제품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으므로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를 미리 구입해서 갈 필요가 있다.


○ 교통편과 숙박편 점검

․독일 연방 철도에서 제공, 유럽전역 노선별 기차시간표 보는 곳    
http://reiseauskunft.bahn.de/bin/query.exe/en 
․라이언에어(유럽내 도시간 운행 저가 항공사)   http://www.ryanair.com/
․유럽지역 저가호텔 검색과 예약       http://www.hrs.com 
․유럽지역 호스텔 검색과 예약   
http://www.hihostels.com   
유스호스텔 회원증 발급(한국 유스호스텔연맹)
․유레일 패스 발급
․현금 500€ 환전, Visa카드 활용하고 현금은 최소한으로 준비
․일요일(9일)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항공권 예약이 불가하여 토요일(8일)에 출발, 현지 직원들 휴일을 뺏는 민폐를 끼침
 

○ 인천공항 →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ein)로 출발(13:15)

- 출발 예정시간(12:30)보다 45분 지연
- 1인당 1,200€정도 현금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공항에서 350€를 더 환전(현금 850€)
-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해 공항에서 출발 할 때 현지시간으로 시계를 돌려놓고 머릿속으로 현지 시간대에 맞춰 생각을 반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