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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여행

삼척..너무 더웠던 하루

by 연우아빠. 2011. 8. 20.

2011. 8.14(일)

엄청난 물소리를 이기지 못하고 눈을 뜨니 역시나 한밤중인 새벽 3시. 화장실 가는 도중에 소나무 숲 위에 보름달이 정말 탐스럽게 떠 있는 모습을 보니 신선세계가 이렇게 생겼을까 싶다. 목베개 살 때 사은품으로 따라온 귀마개를 찾아 귀에 꽂고 새벽잠을 청했는데 물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는 듯하다. 1시간 반동안 꿀맛같은 잠에 떨어졌다.

상린네가 자리잡은 248번 데크는 언덕에 있어서 전망도 좋고 나무 그늘도 괜찮은 편. 오늘 계획은 그늘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하겠다고 하신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준기가 삼척에 있는 공양왕릉을 가야 한단다. 915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백두대간을 넘는데 정말 어디선가 호랑이라도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썰렁한 공양왕과 아들 둘이 같이 묻혔다는 무덤. 비록 망한 왕조지만 다음 왕조에서 참 박절하게 처리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양왕은 여기저기 유배 다니다가 죽은 뒤 여기 묻혔다가 경기도 고양으로 옮겨서 무덤이 두 군데에 있다. 고양에 있는 무덤은 왕비와 함께 묻혀 왕릉의 모습을 갖춘 모습이라고 한다.

공양왕릉 앞에는 바닷가를 질주하는 삼척레일바이크가 있다. 예약은 인터넷으로 하는데 오늘은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태. 너무 더워서 휴게실에서 팥빙수 작은 것 하나(5,000원)먹고 모자라서 큰 것 하나(8,000원)를 시켰는데 5천원짜리가 훨씬 맛있었다. 너무 더워서 길에서 더 헤맸다가는 더위 먹기 딱 좋은 날씨다. 동굴 같은데 들어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지라 준기가 동굴 가보자고 했지만 패스하고 임원항에 들러 재작년에 들렀던 임원횟집에서 두가족분 회를 떴다. 멀리서 다시 찾아준 게 고맙다고 작은 넙치 한 마리와 멍게를 더 넣어 주신다.

오후 4시. 휴양림 안은 시원한 바람과 소나무 그늘이 있어 신선세계가 따로 없다. 점심겸 저녁으로 회를 먹고 저녁 8시 넘어 상린맘께서 해 놓으신 밥으로 저녁을 먹고 이야기 하다 보니 밤 11시가 되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8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12시 쯤 그쳤다. 참 특이한 날씨다.

귀마개를 하고 자라고 아내에게도 하나 주고 잠을 청했다. 샤워를 했음에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운 느낌은 여전하다. 청옥산의 나무가 줄어들어서 그런 것일까? 청옥산휴양림 머리 위를 치고 지나가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드느라 청옥산 주변 환경이 변한 것일까?


삼척 공양왕릉 앞


조선의 도량을 보여 주는 곳이라고 해야 하나?  축대 쌓듯이 쌓아 놓은 공양왕 3부자의 무덤
경기도 고양에 있는 공양왕릉과 왕비의 능 역시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2008년 다유네 야영 정모 때 이 운동장에서 놀았던 아이들이 다시 놀이터를 찾았다.
배드민턴을 꺼내 놓았더니 자기들끼리 친다.


2학년 때 준섭이랑 어울려 놀던 운동장. 준기는 그 때가 생각이 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