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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유럽기행(2009년)

프라이부르크...세계 환경 수도 (1)

by 연우아빠. 2009. 6. 17.
6월 9일(화)  프라이부르크 > 바젤 > 루체른 > 프랑크푸르트

05:35분, 아침 6시 알람 맞춰 놓은 시간보다 일찍 눈은 저절로 떠지고. TV를 처음 켜 보았다. 여름 초입인데도 비가 잦아서 오늘 날씨를 보고 싶었다. 뉴스를 찾아 채널을 모두 돌려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포르노 광고까지 버젓이 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공중파TV. 6시 뉴스시간에 나오는 일기예보에는 전국적으로 천둥, 번개, 비가 온다는 예보.

속에는 반팔 등산복, 겉에는 봄에 입는 긴팔 등산복을 입었다. 오늘은 독일의 환경수도라는 프라이부르크(Freibrug)를 방문하기로 한 날이다. '프라이부르크'라는 지명은 여러 곳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려는 곳은 프라이부르크 브라이스 가우(Freibrug Breisgau)라고 해야 제대로 갈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지속가능한 에너지자원 활용국가인 독일,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앞선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

태양열, 풍력, 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이산화탄소 발생 0인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범도시이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07:50 아우구스부르크(Augusbrug)행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나갔다. 비가 조금씩 온다. 어제 받아 둔 타임테이블에는 9번 플랫폼에서 출발한다고 돼 있었는데 8번 플랫폼에서 기차가 출발한다. 오! 독일도 바뀌는게 있다. 중간에 만하임(Mannheim)에서 갈아타야 하는 기차. 독일도 마냥 칼 같은 곳만은 아니구나 하며 출발표시를 카메라에 담았다. 07:50분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했다. 오늘도 비가 온다. 출근시간대라 많이 막힐 듯 한데 시내 교통은 막히는 곳이 없고, 지하철과 기차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날씨예보처럼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올 듯하다. 08:28 만하임에 도착해 바젤(Basel)행 기차로 갈아 탔다. 가는 도중에도 내내 비가 왔다가 파란 하늘이 나왔다가 한다. 기차는 6분 연착해 10:06 프라이부르크에 도착했다. 먹구름에 비와 천둥과 번개가 치던 하늘은 프라이부르크에 도착할 무렵 언제 그랬냐 싶게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으로 마치 여름 같은 모습을 보였다.



독일 생태도시의 수도 프라이부르크(Freibrug),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하다는 숲이 무성한 지역인 슈바르츠 발트에 인접한 이 도시는 독일에서 가장 햇볕을 많이 받는 도시라고 한다. 이 도시에는 자동차가 들어오지 못하며(도심에 있는 가게에서 소유하고 있는 물건 배달차만 예외), 제조업체가 없다고 한다. 여기는 노인과 학생만이 가득하고, 도심에는 자전거와 전차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작은 태양열, 작은 바람, 작은 물길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전기를 만드는데 사용하며 재생에너지의 모범도시이다. 프라이부르크 시민 30만명 가운데 3만명이 대학생이라고 한다.


기차에서 내려 오늘 통역을 해줄 분을 만났다. 이곳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분인데 2008.4월에 독일에 왔다고 한다. 통역께서 설명하기를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에서 가장 햇볕을 많이 받는 도시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적게 햇볕을 밭는 곳보다 훨씬 햇빛량이 적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은 동력원도 놓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고 연구를 통해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려는 기술이 발달한 것 같다고 한다. 특히 조금 있다가 보겠지만 아주 작은 개천인데도 수력발전을 하겠다는 구상을 시에서 발표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먼저 역 근처에 Solar Tower로 안내했다. 뭐 거창한 게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에 그동안 이 도시가 얼마나 많은 태양에너지를 활용했는지, 지금 이 도시에서 태양열 발전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전광판에 보여주는 것이다. 독일의 에너지 정책은 안쓰고, 덜쓰고, 꼭 써야한다면 최소량만 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시내에 흐르는 작은 개천과 트램궤도가 있다.
햇볕이 좋은 곳에는 벤치가 있어 멍하니 앉아서 사람을 구경하기도 좋다.


프라이부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탑(Auf den Turm).
지금은 오른쪽에 맥도날드 가게가 있어 맥도날드 탑이라는 우스갯거리가 된 종탑


프라이부르크 대학(인문대학). 독일의 대학은 서열이 없습니다. 물론 시험점수로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그런 교육제도도 채택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세계에서 손꼽는 강국이지요. 우리처럼 등수매기고, 숫자로 된 성적표를 들고 인생의 모든 것을 걸도록 강요하는 그런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은 15세기 중반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공 알브레히트 6세가 설립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전체 학생이 프라이부르크 시 인구의 10%인 3만명 정도. 몇년전만 해도 모든 교육이 무상 이었던 - 심지어 외국유학생도 - 독일이지만 요즘은 대학의 경우 한 학기에 100유로 정도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겨우 18만원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초반에 대학 등록금은 50만원~70만원 수준이었다.

학생이 받는 혜택이 너무 많아 졸업도 하지 않고 이 학교 저 학교 옮겨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독일은 지금까지 모든 대학을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관리해 왔는데 작년부터 이 원칙을 깨고 상위 20개 대학을 선정 발표했다고 한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은 그 리스트의 6번째에 있었는데 이 때문에 한국 유학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독일에서 서열 6위 대학으로 착각한 때문이라고 한다. 음대의 경우 일부 과에서는 독일인 1명을 제외하면 전부 한국인인 과도 있다고 한다. 공대, 의대 등 단과대학 별로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기숙사는 흑림과 가까운 곳에 있어서 학교에 오려면 트램을 타고 한참을 와야 한다고 한다.


프라이부르크 인문대학 건물안에 있는 '철학자들' 동상. 공부하기 싫어서 사색하는 척 한다는 우스갯소리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고...


인문대학 건물 앞. 붉은 사암으로 지은 건물이라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띠고 있음.
막 지어도 100년된 듯한 건물, 100년이 지나도 막 지은 듯한 건물. 독일 건물의 특징.


독일은 참혹한 2차 대전에 대한 반성 때문인지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정작 한국사람인 통역은 기숙사에서 외국인(Foreigner)이라는 용어를 쉽게 사용하는데 독일 친구들은 그 말을 항상 인터내셔날 피플(International people)이라고 정정해준다고 한다. 포리너는 나와 타인을 구별하는 차별적 용어이며 인터내셔날 피플은 나를 포함한 모든 이를 지칭하는 용어라는 이유에서. 그만큼 국적과 인종을 차별하지 않도록 엄격한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받는다고 한다. 심지어 2006년 월드컵 이전까지는 독일 국기를 들고 시내를 다니는 경우를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하며, 애국심이라는 단어는 금기어였다고 한다.


대학 구내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


청소용 차, 그리고 시내 거주자들이 등록한 차를 빼고는 프라이부르크 시내에 들어올 수 있는 차는 없다고 한다.
시내를 관통하는 트램의 궤도 위를 자전거가 유유히 지나갑니다.


아이를 태우기 위해 자전거 뒤에 유모차를 달고 다니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그 주변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자전거가 주차장마다 빽빽하게 서 있었다. 세발 자전거 형태로 만든 아름다운 자전거 택시는 인도의 인력거를 연상케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격언이 생각난다. 건물 벽 두께를 두텁게 하여 여름에는 냉방 수요를 줄이고, 겨울에는 난방을 하지 않고 집 안에서는 내복과 쉐타를 입고, 햇볕이 비치는 곳이라면 어디든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에너지의 일부라도 충당하고 경사진 물길에는 작은 수력발전을 설치하여 작은 에너지도 놓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 그것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었다. 우리나라는 대도시와 가까운 시화에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엄청난 조력발전을 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다. 2009년 9월 1차 준공이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주변의 조력발전시설을 확대하고 풍부한 태양열과 풍력을 놓치지 않고 활용한다면 차세대 환경친화적 에너지를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살이 아주 빠른 작은 개울. 이 밋밋한 개울에 악어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곳. "잘못 찾아온 악어"
프라이부르크 시에서 이 작은 개울에 수력발전소를 세운다고 합니다.
그들의 환경정책은 "덜쓰고, 덜버리고, 그래도 써야 할 때는 필요한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라고 하네요.
불편한 것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 바로 지구를 살리는 생각이랍니다.



작은 개울 위에 있는 세탁소 건물.
가로등이 참 멋있습니다. 독일 전래동화에 아기는 두루미가 물어다 준다는데 그걸 보여주는 작품일까요?
사람 사는 여유가 부럽고, 눈을 상큼하게 만드는 파스텔 색이 참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시내를 가로지는 전차.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수리중인 뮌스터 성당 종탑
우린 지금 프라이부르크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등산을 가는 중입니다.
바로 쉴로스베르크 타워(Schloßberg Tower)지요.


이 도시는 제조업체가 없기 때문에 출력이 약한 에너지라도 쓸모가 있고, 제조업체가 없는 도시라서 노인과 대학생이 아주 많다고 한다.
졸업하면 취업하러 다른 도시로 가고 은퇴하면 여기에 살려고 들어온다고 한다.
우리가 다니는 동안 이 도시에서 어린이라고는 쉴로스베르크 타워(Schloßberg Tower)에 올라가는 어린이 15명 정도만 봤을 뿐이다.
쉴로스베르크 타워로 가는 도중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심 외곽으로 지나가는 차를 봤습니다.


쉴로스베르크 타워 가는 길에 중턱에서 한번 찍고


아이들 놀이터 근처에서 한번 찍고....
동화속 마을 같은 아름다운 모습에 사진찍고 싶은 마음이 계속 생깁니다.


이런 도시에서 산다면 얼마나 편안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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