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일(토) 귀국 그리고 에필로그
정재웅 박사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역 앞에서 작별을 고했다. 캐리어를 찾아 스키폴 공항으로 다시 출발했다. 목이 말라 EAA 행사참가자들에게 준 물병을 꺼내 물을 마시는데 건너편에 앉아 있던 여자 분이 EAA 다녀 오는 거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더니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 본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고고학자냐고 물어본다. 고고학을 좋아하는 아마추어라고 했더니 반갑다고 하면서, 자기도 EAA 행사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한다. “세상이 참 좁구나” 싶다.
그녀는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에서 고고학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도 거기에서 연구원으로 있다고 한다. 고대 로마사가 전공이라고 한다. 우리는 처음 왔지만 앞으로 계속 올 생각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참가한지는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참 먼 곳에 왔다고 하면서, 자기는 오늘 집에 들어가는데 당신들은 내일이나 되어야 집에 들어가겠다고 농담을 한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아빠와 딸이 같이 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하며 즐겁게 여행 마치라고 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스키폴 공항에 도착해 해링(haring)도 먹어보고, I amsterdam 표지 기념사진도 찍고 면세점에서 기념품도 샀다. 준기가 네덜란드 치즈를 먹어 보고 싶다고 해서 한 덩어리를 샀다. 연우는 미피 인형을 샀다.
이제 떠날 때가 되니 정신적인 여유가 생겨서 그런 것인가? 주변에 모든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음, 저렇게 도시락을 사서 다녔더라면 좀 더 많은 것을 보면서 더 여유있었겠군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를 태우고 갈 비행기 뒤로 스키폴 공항의 석양이 넘어가고 있었다. 잠을 푹 자고 일어나면 우리나라겠구나.
연우가 이번 여행에서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과 자기 학문에 대한 흥미을 더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좁아서 고고학 분야 역시 국내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세계는 "미국 VS 미국 이외"로 양분 되는 상황인 것 같다. 연우 세대는 더 많이 더 자주 세계로 나갔으면 좋겠다.
“딸아, 내년부터는 여기 관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가보는 것은 어떻겠니?
아빠는 이제 체력이 예전과 달라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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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서 앱으로 탑승권을 발급받았는데,
편리하기는 커녕 보안구역을 하나하나 통과할 때마다, 비행기 탑승할 때도
화면을 다시 불러내느라 몹시 번거롭고 쓸데없는 시간이 걸렸다.
아직 초창기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스키폴 공항에서 받은 탑승권은 카드결제 영수증처럼 얇은 전사지였다.
거기 인쇄된 QR코드에 흠집이 생길까 신경쓰였다.
이렇게 원가절감을 위해 종이가 점점 얇아지나보다.
결산을 해 보니 총 여행 경비가 5백여만원이 들었다.
이 가운데 교통비(2,856,000원)와 숙박비(일부 조식 포함 1,126,000원)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조금만 더 일찍 항공권을 끊었더라면 4백만원 정도로 2사람이 10일간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발고도가 낮아서 그런지 암스테르담 공항에 착륙할 때는 귀가 몹시 아팠다.
이제 나이가 서서히 들어가고 있는 듯....
스키폴 공항은 해수면보다 4미터 낮은 것으로 나온다.
네덜란드는 고도가 낮은 나라라서 그런지 피로감은 훨씬 덜한 듯.
스카이라인도 매우 낮고.... 담배를 좀 덜 피웠으면 여행하기 더 좋은 나라가 될 듯.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하는 것이고
관광은 다리가 떨릴 때 하는 것이라는 말은 진리인 것 같다.
내년 24차 연례미팅은 바르셀로나에서 9월 4일~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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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스키폴 국제공항
떠날 때가 되니 도착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심리 상태가 큰 차이를 나타낸다.
바로 해링(Haring). 찾아다녀도 볼 수가 없더니 공항에 있었을 줄이야...
해양강국 네덜란드를 만드는데는 대구와 청어가 큰 역할을 했다.
대구와 청어가 없었다면 유럽의 대항해 시대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뭘 먹어야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 사람은 젓갈류를 즐겨 먹기 때문에 서양사람들이 질색 한다는 해링이 아무렇지 않다.
이 나라에 도착했을 때 이 가게를 봤더라면 도시락을 싸서 암스테르담으로 들어갔을텐데...아쉽다.
해링 샌드위치를 주문한 뒤에 해링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 봤다.
인심 좋게 생긴 여직원이 아무 문제 없다며 찍으라고 한다.
그리고 청어를 좀 가리고 있던 안내배너도 치워 주었다.
마치 꽁치통조림 속에서 막 꺼내 놓은 듯 하다.
오이 초절임과 달콤한 양파를 넣어 만든 청어 샌드위치.
유럽의 식도락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도시마다 마을마다 특산물로 만든 이런 독특한 샌드위치를 꼽고 싶다.
예약한 비행기가 1시간 늦게 출발한다는 공지를 받았기 때문에 여유가 더 생겼다.
공항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생각나게 하는 해바라기
면세점에는 이 나라의 상징과도 같은 치즈가게가 있다.
준기가 꼭 사오라고 해서 한 덩어리만 샀다. 5덩어리 4덩어리 세트도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후회 했다. 치즈가 정말 맛있었다.
참고로 포장된 치즈를 사 오는 것은 통관에 문제가 없지만,
체험학습장에서 만든 치즈 같은 경우는 통관이 안된다고 한다.
여기도 네엔제 캐릭터 인형이 넘쳐난다.
여기서도 몇 개를 샀다.
공부하러 간 것이냐? 인형을 사러 간 것이냐?
우리를 태우고 갈 비행기가 수화물을 싣고 있다.
해발 -4m인 스키폴 공항에 석양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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