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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여행

부여 나들이

by 연우아빠. 2015. 9. 11.

부여 나들이(2015. 8.15~16)


딸래미가 부여 쪽으로 1박2일 캠프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

덕분에 우리는 오랜만에 부여를 가게 되었다.

갑작스런 캠프참가로 우리가 머물 숙소를 구하진 못했지만

현지에 가면 어쨌든 방 하나 정도야 구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역시나 늦은 출발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길을 달려서

정시에 캠프 집결지에 딸을 내려주고

우리는 이 지역을 갈 때마다 들러야지 하고는 가보지 못한 마곡사를 찾아 가기로 했다.

 

 

17일에 아들과 함께 러시아 여행을 가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아내의 걱정이 있었지만,

이 정도야 뭔 상관이랴? 하는 생각으로 마곡사로 달려갔다.

 

 

 

태화산 마곡사라고 일주문 앞에 멋진 글씨를 담은 현판이 걸려있다.

 

 

부처님 오신날도 지났는데 아름다운 연등이 절로 가는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백제 유적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장식인 듯....

연등을 찍었는데 가족나들이를 온 사람들이 함께 찍혔다.

 

 

 

의자왕 3년(서기 643년) 백제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이 절은 옛 사람들의 안목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남아 있다.

 

 

법당 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깎아 장식했는데,

문살 안 쪽에 희미한 윤곽만 남아 있는 돋을새김 그림도 남아 있다.

아마도 창건 초기에는 화려한 채색이 있었을텐데 세월이 지나 색은 모두 벗겨진 듯 하다.

 

 

 

갈수기에는 이렇게 징검다리를 건너서 갈 수 있는 큰 개울이 절 앞에 있다.

계단을 내려가 개울을 건너지 않고 오른쪽으로 돌면....

 

백범 선생님이 마곡사에 은거하며 머리를 깎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장소가 있다.

지금은 전망대처럼 나무로 울타리를 쳐 놓았다.

이 개울을 바로보며 소년접주로 참가했던 동학혁명이 실패한 뒤 여기 숨어서 지냈던 그 분의 심정은 어땠을까?

 

 

늦은 시간이라 절을 샅샅이 돌지 못하고 중간에서 내려왔다.

 

 

절 안에 아름다운 카페가 있어 더운 날씨도 식힐 겸 팥빙수를 시켜서 맛있게 먹고 부여로 향했다.

다행히 좋은 숙소를 구하게 되어 편히 지낼 수 있었다.

아들 녀석은 태어나서 처음 모텔에서 자 본 것이 아닐까?

 

 

아침을 먹고 정림사지박물관을 찾았다.

여러번 온 곳이지만 몇년사이에 주변이 많이 바뀌었다.

 

 

정림사 옛터를 홀로 지키고 있는 5층 석탑.

예술적인 완성도, 그리고 당시 몇백년간 한반도 지역의 석탑의 모델이 된 이 아름다운 탑은

소정방이 남겨놓은 낙서 때문에 백제멸망의 비극을 혼자 떠 안고 있다.

 

 

가까이에 당나라 침략군의 지휘관 가운데 한명인 유인원이 남긴 공적 자랑용 기공비가 있다.

 

 

딸과 다시 만나기 전, 몇년만에 다시 부여박물관에 들러 늦더위를 식히기로 했다.

 

 

도자기 발명 전에 최고로 세련된 토기의 모습

 

그리고 백제 사람의 얼굴을 담고 있는 불상의 머리.

 

지붕을 장식했던 대형 치미(용꼬리) 등등 박물관을 한 바퀴 둘러본 뒤에 부여 외곽에서 캠프를 마치고 나온

딸과 다시 만났다.

 

 

 

그리고, 강원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장원막국수>집이 부여 근교에도 있었다.

길고 긴 줄을 서서 이 근처에서 제일 맛있다는 막국수를 먹었는데,

다행히 막국수 단일 품목만 하는 집이라 회전속도는 놀랍게 빨라서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었다.

 

딸래미 덕분에 계획하지 않았던 여행이었지만 괜찮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