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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하얀 세상, 청태산 눈밭에서 썰매타기

by 연우아빠. 2010. 1. 17.
2010.1.16~17 마침내 청태산휴양림 하얀 눈밭에서 놀다

지난 12월 둘째 주, 눈없는 청태산휴양림에서 아쉬움을 달랬던 아이들에게 드디어 청태산 눈밭에서 뒹굴 날을 잡았습니다.
연우는 친구인 수연이와 함께 가고 싶다고 해서 수연이 어머니께 허락을 받고, 함께 가고 싶다는 수연이 동생은 너무 어리다고 하여 다음에 기회를 보기로 했습니다. 준기도 자기 친구들을 데려가고 싶다고 해서 정모와 봉관이를 함께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이리하여 아이들만 다섯명. 아이들 부모님들은 함께 하지 않고 우리가 데려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주은아빠 덕분에 방을 두개 잡을 수 있어서 막내동생 가족도 불렀습니다. 우리가 데려가기로 한 아이들에게 눈썰매가 없었기 때문에 시골에 사는 막내 동생에게 비료푸대 넉장을 구해오라고 부탁했지요. 사실 플라스틱 썰매보다는 비료푸대가 여러모로 좋습니다.

일단 가볍고, 아무대나 구겨 넣어도 되기 때문에 공간도 적게 차지하고, 차가운 기온에 얼어있는 아이들이 부딪치더라도 다칠 염려가 거의 없습니다. 또 조정을 잘못하면 빙글빙글 돌기 때문에 아이들이 훨씬 재미있어 합니다. 하지만 목요일에 동생이 막내 질녀가 감기에 걸려 올 수 없다고 연락을 해서 할 수 없이 방 하나를 취소했습니다. 다행히 정모와 봉관이는 썰매를 샀다고 하더군요. 아이들 소풍 다닐 때 쓰는 1인용 돗자리를 가져가서 타보기로 했습니다.

16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아이들을 다섯이나 태워야 하기 때문에 짐은 최소화하고 고기와 채소는 둔내에 가서 사기로 했습니다.
9시 조금 넘어 이웃에 사는 수연이를 태우고 출발을 했습니다. 정모와 봉관이를 차례로 태우고 산본을 출발한 시간은 10시경.
차는 조금씩 막히기 시작했지만 오랫만에 휴양림으로 떠나는 아이들은 마냥 즐겁습니다만, 지루해진 아이들은 티격태격합니다.

차가 너무 막힌데다가 우리집 아이들을 제외한 아이들이 순대국밥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쉽지만 강림순대를 포기하고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출발한지 4시간쯤 돼서 휴양림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입실은 안돼는 시간. 아이들을 먼저 눈밭으로 데려갔습니다.


아싸! 드디어 왔어. 눈썰매장이야!!!!  너무 신난 준기


연우와 수연이는 같이 눈썰매를 타 보기는 처음입니다.


두 녀석은 4학년 때는 한반이었지요. 5학년 때 반이 갈라졌는데도 여전히 단짝입니다.


애고 어른이고 눈 썰매 타는 것이 마냥 즐겁습니다.
비료푸대 타는 사람, 종이 박스 펴놓고 타는 사람, 서서 타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엄마도 한번 태워주고


앞으로도 타 봅니다. 이렇게 타면 정말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랍니다.


야! 야! 저리 비켜! 부딪힌다~아~!!!!  조절이 안돼 뒤집어 지기도 하지만 마냥 즐겁습니다.


혼자서도 타보고


친구랑 둘이서 타면 무게 때문에 가속도가 더 많이 붙습니다.


시합해 볼까? 나란히 출발선에 선 아이들.


우~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하늘을 날아보자...


한번이라도 더 타려고 달려 올라 갑니다.


달리는 속도에 눈이 튀어올라 날립니다.


사방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비료푸대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썰매입니다. 서로 타겠다고 아우성이었지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보는 준기. 자기도 엎드려서 앞으로 타 봅니다.
구경하고 있는 저 가족은 아빠가 비료푸대에 손잡이까지 달아서 아주 잘 만들었던데요.


날아간다~~아~~ !!!!! 친구가 많으니 더 신나는가 봅니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에 열쇠를 받아들고 저녁준비를 하러 들어왔습니다.


3시간쯤 신나게 놀던 아이들이 돌아와 뜨끈뜨끈한 방에서 저녁을 함께 합니다.
둔내 축협에서 산 항정살 700g, 목살 1.2kg, 그리고 소시지 17개. 저는 밖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는데 그늘이라서 정말 추웠습니다.
숲에서 먹는 숯불구이는 정말 너무 맛있어서 과식을 부르는 주범입니다. 이젠 조금 자제해야 하는데....


밥을 먹고 나서는 다락에서 양말던지기 놀이인지 양말 싸움인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휴양관이었다면 아마도 쫒겨 났을 겁니다.
놀다간 티격태격 싸우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아이 다섯쯤 낳아서 키워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숨바꼭질 놀이를 하자고 하는데 이 좁은 방안에 숨을 곳이 어디있을까 했더니 아이들이 정말 잘도 숨더군요. 블라인드 커튼 뒤, 벽장 안, 이불 속, 싱크대 속, 심지어 TV 장식장 안 서랍속에도 숨는 것을 보고 놀랬습니다. 나중에는 그 추운 밤에 바깥까지 나가서 숨더군요. 더 놀겠다는 녀석들을 겨우 말려서 11시쯤 잠을 재웠습니다. 봉관이와  정모는 저 다락이 너무 맘에 들었는지 침낭을 가지고 올라가서 저기에서 잤습니다. 잠자는 도중 추우면 내려오라고 몇번을 깨서 불렀거만 녀석들은 들은 척도 않더군요.


일요일 아침, 절절끓는 방안에서 이불 속에서 뭘 하는지 한참 바쁩니다. 아침을 먹고 세수도 하지 않은 채 다시 눈썰매 타러 나갔다가는 한시간 뒤에 돌아 왔습니다. 12시 조금 넘어 점심을 먹고 1시 반쯤 방을 나왔습니다. 목공예를 하고 갈 생각으로 숲생태안내소로 갔습니다.


사방이 온통 눈이라 햇빛이 강하면 화이트 아웃 현상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매시 정각에 목공예를 한다고 해서 잠시 숲 산책로를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2006년에 왔을 때는 이 데크는 없었지요.
장난꾸러기인데다 힘도 센 정모가 눈 덩어리를 힘차게 던집니다. 하지만 마른 눈이라 금방 부서집니다.


데크에는 눈을 치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지에 걸렸던 눈들이 계속 쏟아집니다.


2006년에 왔을 때 제일 재미 있었던 토끼굴을 다시 찾았습니다.
토끼가 살지 않는 토끼굴입니다만 아이들이 대신 기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곳이지요.

1월달에는 목공예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아쉬운 안내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심순녀 할머니의 안흥찐빵을 사려고 했지만 줄이 너무 길었습니다.
파출소 뒤에 있는 빵공장으로 갔지만 언제 빵이 다 될 지 기약이 없다고 하십니다.

할 수 없이 이옥례 할머니 안흥찐빵 집에 가서 빵을 샀는데 심순녀 할머니 찐빵에 익숙해진 우리가족에게는 영 설었습니다.
힘든 놀이에 지친 아이들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차 안에서 잠이 들었고 대충 막히고 대충 달린 길은 다행히 6시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빵 한상자씩 들려서 집으로 보내고 친구와 함께 한 신나는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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