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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유럽연수(2007년)

영원한 도시 로마 (3) - 바티칸과 로마(4)

by 연우아빠. 2008. 2. 19.
2007.12.24


바티칸, 지도의 방.
교황의 집무실에서 복도를 따라 이탈리아 반도와 부속 섬들의 지도가 벽을 따라 배치되어 있다.



시칠리아 섬



이탈리아 반도.
현재 모습과 비슷하게 그려 놓은 것으로 보아 그들의 측량 수준은 상당했던 듯



아테네 학당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토론을 하며 걸어가는 그림



화면 왼쪽에 보이는 여자 모습은 그림을 그린 라파엘로의 애인이라고 하며 계단 가운데에 앉아있는 노인은 미켈란젤로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방. 마침내 시스티나 성당에 도착했다.
천장에는 천지창조가 그려져 있다. 평면에 그린 그림이 마치 조각을 한 것 처럼 입체적으로 보인다.
저 그림을 완성했을 당시 교황 역시 믿을 수 없어서 추기경을 시켜 직접 비계 위로 올라가 만져 보도록 했다고 한다.

이 그림은 수백년 동안 사람들의 입김과 그을음, 먼지 때문에 원래 색을 잃어버려 복원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비용조달을 위해 스폰서를 구했다고 한다. 복원 비용을 댄 것은 일본의 NHK.
NHK는 복원 비용을 대는 대신 인쇄 판권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웃기는 것은 서양 사람들이 후래쉬를 터트리며 찍는 사진은 가만 놔두면서 동양인이 찍으려고 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제지한다는 점.
후래쉬를 터트리지 않고 한장 찍었다.


그리고 조용히 앉아서 정면에 있는 최후의 심판을 찍었다.
이 그림을 보며 미사에 참여했던 보통사람들은 실제로 천국과 지옥이 있을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혔으리라.



한 인간이 그렸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그림
나갈 시간이 되었다고 밀어내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한참동안 천장을 쳐다보며 저 그림을 봤을 것이다.
이곳은 이제 그림 보호를 위해 미사를 드리지는 않고 있으며, 단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장소로만 사용한다고 한다.
콘클라베 결과를 알려주는 난로가 방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시스티나 성당에서 베드로 성당 본당으로 내려가는 길은 오후 4시에 잠근다고 했는데 예고한 시간보다 더 빨리 잠궈버렸다.
이로서 베드로 성당 안에 들어가 자정 미사에 참례하는 것은 불가.
조은영 사장은 베드로 성당을 지을 당시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보며 계속 설명을 해 주었다.



거장 미켈란젤로도 베를니니도 없었지만 우리나라는 이탈리아 못지 않은 경제강국이 되었다.
이제 그런 거장이 나타난다면 유럽 어느나라에도 부럽지 않은 대단한 나라가 될 것이다고 조은영 사장이 열렬하게 설명을 한다.
우리의 화강암 조각보다 유럽의 대리석 조각이 섬세해 보이는 것은 화강암은 단단하고 대리석은 무르기 때문에 세밀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나 기초지식 없이 무작정 감탄하거나 한 문명이 다른 문명보다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거나 하는 평가는 웃기는 일이라고 한다. 문명에는 우열이 없으며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 인문환경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본 어떤 가이드 보다 훌륭한 문화가이드 였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아이들을 데리고 로마에 오게 된다면 헬로우유럽의 문화 가이드를 한번 체험하게 해 주고 싶다.



베드로 광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고 사람들이 계속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본당에 8만명, 광장에 20만명...도합 30만명 정도가 자정 미사에 참례한다고 한다.
열렬한 신자도 아니어서 추위를 무릅써가면서 화면으로 중계되는 미사에 참례할 필요성은 못느꼈다.

헬로우 유럽 가이드를 따라 한번씩은 구경을 해 본 로마 시내 투어를 따라 나왔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해 진 스페인 광장. 근처에 스페인 대사관이 있어서 스페인 광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광장이라 부르기에 좁은 터에는 베르니니의 아버지가 설계한 나파선 분수가 있다.
16세기에 로마가 홍수로 잠겼을 때 여기에 떠 내려온 난파선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정면에 보이는 거리는 콘도띠 거리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명품> 매장이 줄지어 있다.
저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동이나 동아시아 사람들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로마의 휴일>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이 나왔던 이 영화에서 머리를 짧게 자른 오드리 헵번이 이 계단에 앉아
젤라또를 먹었었지. 지금은 그 젤라또 가게도 사라지고 오드리 헵번이 머리를 자른 미장원도 사라졌다고 한다.



로마에 온 사람들은 꼭 들린다는 트레비 분수
로마시민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던 공공샘물이었는데 지금은 로마를 다시 찾고 싶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분수가 되었다.




왼쪽 어깨 너머로 동전을 한번 던지면 로마를 다시 찾아오게 되고
두번을 던지면 사랑을 이룰수 있고
세번을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된다는 전설(?)이 있는 분수
동전을 하나 던지며 다시 로마에 오기를 소원해 본다.



로마제국 초대황제 옥타비아누스의 절친이자 전쟁 참모였던 아그리파가 세운 판테온.
로마제국의 30만 신들을 위해 세운 신전으로 로마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물이다.



2천년 전에 지은 건물은 1세기 경에 불이타서 일부 훼손되었고, 1,800여년 전에 보수를 한 뒤에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물이다.



동물 외에는 변변한 기계 동력도 없던 시대에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저 감탄만 나온다.



아무리 돌이라고 하지만 지진도 있었을텐데 2천년 가까운 세월을 어떻게 견뎠을까?



동물의 힘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동력도 없던 시대에 이렇게 거대한 돌덩어리들을 어떻게 이렇게 높게 올릴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



신전 기둥과 주춧돌



맞은 편에서 본 신전 건물. 여기에도 오벨리스크가 있다.

밤 9시가 되자 모든 교통이 끊겼다. 천천히 로마시내를 동서로 가로질러 숙소까지 걸었다.
크리스트교 국가들의 최대 명절인데 정말 조용하다.
유럽 사람들은 이날 가족들과 함께 조용하게 집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숙소에 도착하자 크리스마스 이브를 위해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맥주와 과자를 준비해 주었다.
세상이 넓고도 좁다고 하더니 숙소로 들어오는 도중에 낯익은 뒷모습을 보았다.

몇일 전 스위스 인터라켄 유스호스텔에서 묵었던 최*남 군이 영국에 유학 중인 친구를 만나 이 숙소로 들어온 것이다.
그 많고 많은 로마 숙소 가운데 정말이지 우연히 같은 곳으로 들어 오다니...

최 군의 친구는 중국, 스페인에서 공부를 했고 현재 영국에서 유학 중이라고 한다.
나는 궁금해서 외국어를 잘 하는 비결을 물어 보았다.

그 친구의 대답은 "성격"일 거라고 한다.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하는 과묵한 사람은 자기 나라 말을 할 기회도 잘 없겠지만
늘 사람들에게 말을 잘 거는 성격이라면 외국어는 금방 늘지 않겠냐고 한다.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할 수 밖에....

최군은 밀라노에서 평생 소원이던 세리에A 경기인 인터밀란과 AS로마 축구경기를 봤다고 한다.
암표 가격이 무려 120€였다고 한다. 
경기 시작하면 가격 내려가겠지 생각하며 안사고 버텼더니
한참 있다가 암표상이 다가와서 하는 얘기가 여기 암표상은 모두 마피아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시작돼도 는데 가격 내려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나.

학생이라 돈이 없다고 했더니 "외국 사람이 왜 이 경기를 보려고 하냐?"고 물어보더란다.
인터밀란 경기를 보는게 평생 소원이라서 먼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얼마면 사겠냐고 해서 40€ 밖에 없다고 하자 40€에 표를 주더란다. 
덕분에 현장에서 멋진 경기를 봤다고..젊은 사람이 부럽다. ^^

배 팀장이 바람을 잡는 바람에 같이 술을 마시던 신혼여행 중인 윤** 부부의 손금을 봐주고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 3시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