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alth of Nations / Adam Smith(김수행 번역, 비봉출판사)
<고전(古典)>은 제목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으나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은 없다는 우스개가 있다.
아담 스미스가 쓴 <국부론> 역시 위에서 말한 고전에 속하는 듯 하다.
중고교 다닐 때, 예체능 과목은 물론 일반과목을 배울 때도 책 제목이나 사람이름만 외웠을 뿐,
현대 사회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이른바 <고전>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고작 고등학교 때 루소가 쓴 <에밀> 정도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을 뿐이다.
EBS 다큐 <자본주의 5부작>을 시청하던 중에 저 <고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라딘 서점을 검색해보니 김수행 교수가 번역한 책이 눈에 들어온다.
2012.11.10 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이 1,200쪽이나 되는 이 방대한 책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 지 기약이 없지만
그래도 시작해 본다.
국부론은 현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구축하는데 기초가 된 경제이론을 제공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책 첫장부터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이 깨져 버렸다.
임금에는 노동자가 제공한 노동의 댓가 뿐만 아니라,
노동자가 자녀를 양육해 다시 노동시장에 나올 수 있을 때까지 부양 비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러했고
독점자의 사적 이익은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지 않기 때문에 제한되어야 하며
노동에 대해 후하게 대가를 지불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발전한다는 주장
고임금이 노동자를 부지런하고 적극적으로 만들며,
지나친 성과급제는 노동자의 건강과 육체를 망가뜨려 질병에 시달리게 만들고 결국은 고용주의 손해가 되므로
노동자가 성과급에 매달려 지나치게 일하지 않도록 성과급 총량을 제한을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국부론>에 대한 관념을 깨뜨리는 충격이었다.
부자들은 그들이 고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임금을 낮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한편,
가난한 사람들이 생산한 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 시키고자 외국산 제품의 수입을
장려하는 정책을 요구한다는 대목에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독점 이익을 원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라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크게 주목해야 할 대목이며,
국민이 어떤 시각으로 위정자를 감시하고 어떤 요구를 해야 하는 지를 알려준다.
자본주의 경제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책을 읽으며 받았던 가장 큰 충격은
아담 스미스가 매우 좌파적으로 보인다는 점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경제 시스템이 250년전 자본주의 경제 교과서를 쓴 사람의 시각 조차도
아주 급진적이고 좌파적으로 보일만큼 우리 경제시스템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18세기 영국의 중상주의 학자나 조선의 중상주의 실학자의 견해가 그닥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국가 정책이 어떤 방향을 선택을 했는가 하는 점이 국가의 미래를 바꾼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전이 두고두고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히는 이유는 동서양이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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