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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 여행 / 김현정

by 연우아빠. 2012. 10. 31.

 



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 여행 / 김현정




2007년 12월 13일 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빛나던 에펠탑 앞에 처음 섰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과서에서만 보던 에펠탑.


감수성 예민하던 고등학교 2학년 때 읽었던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 속의 파리의 느낌.


그리고, 


언젠가 파리에 가 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으로

프랑스 여행기를 샀던 때로부터 무려 12년.



파리에 찾아 온 50여년 만의 강추위도 잊을만큼

안개를 머리에 두르고 솟아 있는 파리의 에펠탑은


너무 황홀했다.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의 짜릿한 느낌

여행은 이렇게 자기 자신만이 느끼는 묘한 매력을 주는 경험이다.




...................



몇 년 전 무터킨더(박성숙)님의 블로그를 탐독하다가

우연히 <아직은 짧은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김현정 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다.

http://blog.daum.net/song4him



처음 블로그를 접했을 때부터 순식간에 김현정 님의 이야기에 빨려들었다.

역사를 공부하고, 인문지리적 지식을 쌓고, 유적과 유물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에 대한 느낌,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런 것들이 담긴 김현정 님의 이야기는

읽는 사람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었다.


여행은 시간이 많은 사람이나, 돈이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내 생각을 확인시켜 준 작가이기도 했다.



그 후에 이 블로그는 단골 방문지가 되었고,

가족들이 함께 보는 블로그가 되었다.




이미 여러번 파리를 여행했지만 김현정님 여행기처럼 

마치 현장에서 내가 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여행기는 없었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가 거장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었지만


김현정 님의 글은 

마치 나의 이야기, 우리 이웃의 이야기처럼 포근하다.


그렇다고 이 여행기는 감성적인 낭만에 대해서만 다루지는 않는다.

사람답게 살 권리를 위해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진리를 풀어내고 있다.


* "아는 만큼 보인다"도 좋지만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것도 멋진 일이다.


멋진 여행기를 블로그에서 읽는 것도 좋지만

책으로 내서 책꽂이에 두고 여러사람이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미지 출처 : 인터넷서점 알라딘 






나는 좋은 여행자였는가? 

좋은 여행이 되었다면 이는 전적으로 사람 덕분이다.

 / 날개 표지에 있는 작가의 글.























마침내 보름 전,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른 주문하고 싶었지만 책에 푹 빠져 있는 어린 아들이

중간고사를 치는데 방해가 될 듯하여 수요일 밤 늦게 주문을 했다.


토요일, 시험을 끝낸 아들이 먼저 다 읽고

일요일에 내가 읽을 수 있는 차례가 되었다.


블로그에 올렸던 글과는 많이 달라진 내용을 담고 있었고,

인쇄된 책으로 읽는 맛은 화면에서 보는 맛과는 역시 많은 차이가 있어서 좋았다.


작가가 "31번의 데이트"라고 파리 여행을 표현한 것처럼

파리에서 31군데를 방문하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글은 그 사람이 겪은 인생과 거기에서 형성된 정신세계가 투영된 거울이라고 한다.

이 여행기는 단순한 여행의 체험기나 안내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따뜻한 감성이 녹아든 기록이다.


블로그에서 댓글을 주고 받으면 알게된 

작가의 성장배경과 철학은 이 분이 쓴 글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여행과는 정말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가

우연히 찾아온 여행 경험은 작가에게 멋진 경험이었겠지만


개인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함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자기만의 여행시각을 갖게 해 주는 경험을 나눠준다..


점과 선을 이어가는 순례기나 섭렵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듯 과거와 현재에 그 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을 엮어 주는 여행기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고, 여행에 대한 가이드북도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은 여행자가 느끼는 "감성"을 일깨워 주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여행 중에 마주치는 역사 속의 인물과 그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번 읽어 본다면

여행이 더 풍성해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내 짧은 표현력으로 이 멋진 여행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고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상이 다르겠지만,


누군가 여행을 한다면 

여행 중에 느낀 것과 겪은 일을 잘 정리해 놓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내가 여행한 곳과 만난 사람들을 사랑하게 만드는 잔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책....


언젠가 영국여행기도 책으로 나오길 기대해 본다.



알라딘서점...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010627

저자 인터뷰  MBC라디오 김나진의 세계도시여행(2012.11.4 방송) http://www.imbc.com/broad/radio/fm/citytour/podc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