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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운악산자연휴양림_개장 전 모니터링 참가기

by 연우아빠. 2007. 2. 28.

운악산 휴양림 개장 전 모니터링 참가  2007.2.24~25(1박2일)


휴양림 수련관


연립동 창에서 본 인접 연립동



수련관 내부시설



수련관 발코니


금년 3월에 개장하는 포천 운악산국립자연휴양림에 대한 이용자 모니터링 행사를 개장 전에 실시한다는 공지사항을 다유맘이 올렸다. 국립휴양림이 하나 더 생기나 보다. 산림청에서 몇 차례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마지막으로 휴양림 이용경험이 많은 다유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장 전 이용자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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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적

ㅇ 신설 국유휴양림 포천 운악산 자연휴양림에 대한 사전 이용 체험 및 평가회를 통해 신설휴양림에 대한 시설 개선 및
   고객 만족도 극대화를 위한 기초자료 확보/의견수렴

ㅇ 산림관련 시설에 대한 민간인 이용자를 대신한 고객 중심 입장에서 신설 휴양림 시설 및 이용에 대한 만족도 평가

ㅇ 다유네의 공익기능으로서의 첫 시범 Monitering 사업.

※ 평가 개요

ㅇ 일시 : 2007년 2월 24일(토) ~ 25(일) / 1박 2일간
ㅇ 평가자 : 한국자연휴양림문화협회(다유네) 운영진 및 일반회원 (12가족)
ㅇ 장소 및 평가대상 : 포천 운악산휴양림 신설 휴양관 및 수련관 / 야영시설 / 산책로 및 등산 시설 /
                          운동 및 교육시설 / 주차장 시설 / 기타 시설 / 휴양림 접근 용이성 (안내간판 및 표지 표시, 입구 도로)
ㅇ 평가 방법 : 

24(토) 오후 개별적 집결 사전 자유 탐색 / 기본 방향 자유 토론
- 저녁식사 후 : 사전 평가에 대한 방향 심의 / 체크리스트 최종수정 완성
- 숙소 방 이외의 개별적 시설물에 대한 평가자 역할 분담
- 이후 가족별 개별적 체험 및 평가 내용에 따른 가족 내부별 평가

25일(일) : 평가자 전체 집합 및 통합 평가 토론 / 공통 평가 사항 도출
- 개별적 평가지 작성 및 별도의 공동 평가자료 요약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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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유맘께서 참석여부를 물어 보시길래 두말 않고 가겠다고 신청했다. 온라인 상에서 준비물에 대한 검토, 평가서 양식, 보고서 작성 등에 대해 서로 상의를 하고 24일 아침 운악산휴양림을 향해 출발했다.

네비게이션에도 나타나지 않는 곳이라 자동차전용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휴양림에 도착하자 다유맘과 다유아빠 두분이 먼저 도착해 있고 상린아빠님과 라파엘아빠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상린아빠님은 부인과 두 딸을 호주에 1년간 보내놓은 상태라 늘 혼자 다니신다. 라파엘아빠님 역시 가족들이 대구에 살고 있어 이번에 혼자 오셨다. 일명 수리산파 대장인 현지네 가족도 오고, 산목련님네 가족, 주은이 가족, 정호아빠(주은아빠 손윗동서), 멀리 부산에서 달려오신 국이준이아빠(온라인에서만 뵙고 처음 만난 분이었지만 사람이 진국이다), 윤이네 가족, 대구에서 온 지혜네 가족, 백발이 멋진 석이아빠님, 화니네 등 반가운 가족들이 속속 도착했다.

휴양림에 대한 첫인상은 상당히 황량하다는 것과 산책로가 없어서 지금까지 다녔던 휴양림과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마사토가 많은 곳인데 절개지와 경사지에는 마사토가 계속 흘러내리고 숙소 건물의 축대부분은 마사토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릴만큼 불안감을 주었다. 수양관 동자꽃 방을 배정 받아 안에 들어가보니 건물은 나무로 지어서 좋은데 방음처리가 부족한지 상당히 울렸다. 나무건물도 공법에 따라서 소음을 줄일 수 있는데.... 내부는 황토벽에 한지를 발랐다고 설명하시는데 휴양림 숙소라기보다는 팬션느낌이 많이 든다. 마감처리가 미흡한 부분은 사진을 찍고 난방조절장치에 온도표시가 아닌 난방등급표시를 띄워놓아 조금 황당한 설비라는 느낌이다. 내부 마감이나 창호는 아주 좋다. 아마도 깔끔한 시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숲에 그리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다유네 방에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다들 비슷한 의견이다. 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라파엘아빠께서 운악산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경기도에서 산을 타는 사람들에겐 유명한 산이며 험한 바위산이라 인명사고도 자주 난다고 한다. 해서 운악산은 국립이지만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인명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생각도 있다고 한다. 운악산에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이쪽 휴양림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길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늑한 휴식을 즐기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게 이쪽을 잘 아는 분들 이야기다. 정호아빠님의 촌철살인과 같은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어쩜 그렇게 말씀을 재미있게 잘 하시는지...처음 만난 사람들 모두를 휘어잡고야 말았다.


휴양관과 수련관 사이에 경사지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밤에 기어이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 상린아빠께서 건너오시다가 미끄러져서 무릎을 다쳤다. 괜찮겠거니 하고 그냥 잤는데 일요일 아침에 상태가 심한 것 같아 먼저 병원으로 갔다.(무릎뼈를 다쳐 월요일에 수술을 하고 결국 6주간 기브스를 해야 하는 큰 사고였단다.) 남은 사람들은 휴양림 외부를 더 둘러보았는데 잔디광장 앞은 37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어 자동차 소리가 많이 났다. 휴양림 면적 자체가 좁아서 야영장이나 산책로, 숲 해설로 같은 것은 설치 불가능할 것 같다.

조만간 단양에 개장하는 황정산 휴양림도 결국 이런 모습이 아니겠나 하는 의견이 많았고 산림청에서 숲과 어울리지 않는 이런 팬션 같은 휴양림을 계속 짓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래도 수도권에 가까운 곳에 있어서 주말 등산객이 많이 몰릴 것이며, 가족단위가 아닌 단체 투숙객들 중심으로 움직일 것 같아 참 생뚱맞은 휴양림이 될 것 같아 맘이 밝지가 않다.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했지만 휴양림의 미래나 비전에 대해서 우울한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자연휴양림의 장점인 산과 숲을 살리지 못하고 왜 팬션지향형으로 개발하는 지 아쉬운 모니터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