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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수리산의 봄

by 연우아빠. 2009. 4. 21.
2009.3~4월 사이의 일상


제 게으름과 함께 봄날은 갑니다.
어느날 갑자기 "나, 아빠랑 함께 수리산 생태탐방 다닐거야" 라는 준기의 한마디.
토요일, 일요일에 늘 가던 휴양림을 본의 아니게 멀리하게 되어 수리산에나 설렁설렁 다니는 아빠를 따라
오겠다는 준기를 데리고 수리산을 찾아 갑니다.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야 준기에게 집중할 것 같아서 3월 둘째주 부터 설렁설렁 다녔는데
그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안가져가면 멋진 장면이 많이 보입니다. 머피의 법칙일까요?
3월 22일날인가 15마리쯤 돼 보이는 매인지 소리개인지 산 정상을 빙빙 도는 모습을 봤는데
10살 때 쯤 보고는 첨 본 것 같습니다.

똑딱이로 간간히 찍은 사진들을 첨부하면 보시는 분들이 덜 지루하겠죠?


2009.3.14 수리산에서 발견한 오색 딱다구리.


3.22 동네 산책길에 핀 산수유

 


3.22 이날 새들에게 큰 행사날이었나 봅니다. 집 짓는 까치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3.22 하산 길에 본 다람쥐. 지난 겨울 사이에 태어난 모양입니다. 아주 작더라구요.

 


3.29 준기가 2월달부터 키우고 있는 잠자리 애벌레


4.5  수리산 계곡 개울가에서 발견한 개구리알. 알 속에서 올챙이가 꼬물거리고 있습니다.

 


4.5 개울 옆에 핀 남산제비꽃. 현호색. 괘불. 제비꽃, 양지꽃, 별꽃, 개별꽃이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4.5 키운 지 10년이 다 돼서야 처음 꽃을 본 군자란. 왜 피는 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올해 꽃이 피는 지도 모를 화려한 꽃

 


4.18 저녁 때 햇볕이 좋아서 걍 카메라 들고 동네 한바퀴 돌았습니다.

 


4.18 묘향공원

 


4.18 궁내 중학교

 


4.18 아파트 뒤 산책로. 사람들 안다닐 때 찍으려고 한참 서 있었네요.

 


4.18 아파트 뒤 산책로

 


4.19 수리산 계곡의 개구리 알.

 


4.19 지난 4.5일에 부화한 올챙이들이 이만큼 자랐습니다. 돌맹이 아래에 바글바글 모여 해바라기 하고 있데요.

 


4.19 지저분하고 평범해 보이는 이 개울에 송사리가 헤엄치고 개구리가 알을 낳았습니다.

 


4.19 올챙이가 자라는 개울 옆에 송사리가 바글바글합니다. 어찌나 빠른지 사진에 제대로 잡기가 어렵네요.

 


4.19 같은 개울가. 유혈목이(꽃뱀)의 로드킬(Road Kill). 죽은지 30분도 채 돼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피래미와 올챙이를 관찰하고 있을 때는 이게 없었거든요.
몸 가운데로 지나간 듯,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일 겁니다. 흉한 모습을 나뭇가지로 뒤집어 놓고 찍었습니다.

이날도 MTB를 즐기는 이들이 마구 달리더니 유혈목이 한마리가 저 세상으로 갔네요.
우리가 피래미를 보고 있는 동안에도 MTB를 즐기는 이들이,
우리가 피래미가 있다고 외치는 데도 못들었는지 서식지인 개울을 냅다 가로질러 피래미와 올챙이를 깔아 뭉개고 가 버렸습니다.

그들 눈에는 작은 생물들이 보이지 않았겠지만 개울에 사는 이 넘들에겐 치명적인 위협이지요. 유혈목이는 길이가
7~80cm는 돼 보이던데 너무 안됐습니다. 준기는 "자전거 나빠!"를 계속 외치네요. 쏜살같이 지나가는 MTB 타는 사람들
귀에는 그게 무슨 소린지 들리지도 않았겠죠.

수리산 좌우에 임도가 있어 그리로 다녀도 자전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텐데 왜 꼭 경사가 60도 가까이 되고 한사람씩
줄서서 다녀야 되는 좁디 좁은 계곡길로 타고 내려와야 하는 지 짜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