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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수리산에도 도롱뇽이 있어요

by 연우아빠. 2009. 4. 28.
2009.4.26

토요일 아침, 비가 잠깐 개었다.
기온은 아주 낮았고, 바람도 심하게 불었지만 별로 할 일도 없고 해서 수리산에나 가려고
준기에게 물었다.

준기야! 아빠랑 올챙이 보러 갈까?
응, 아빠. 오늘은 아니고 내일 갈거야.
헉!
할 수 없이 혼자 산으로 갔다.

잠시 비가 그친 그 사이에도 사람들이 제법 산을 찾는다.
수리산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한편으로는....오늘은 MTB 타는 사람들 없겠군. 하는 이기적인 생각도 잠시....

토요일, 아이들 수영 갔다 오는 길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심하게 내리기 시작한다.

유진아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간만에 함께 하기로 했던 일요일 아침 등산은 뒤로 미룰 수 밖에 없는 날씨.
서로 아쉬워 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일요일 아침. 웬걸?
비가 그쳤네!? 그런데 이틀 비가 오더니 수리산 빛깔이 산 꼭대기까지 완전 연두색과 초록색...
그리고 간간히 버짐이 핀 것 같은, 아니 결혼하기 전에 그대의 발그레한 뺨 같이 아름다운 산벚꽃.

준기는 올챙이 보러 간다고 짐을 챙기고
연우는 싫은데 억지로 따라 간다고 투덜투덜.
벤치가 있는 곳 마다 쉬면서 잿밥에만 관심을 보인다.


열심히 간식만 챙겨먹는 연우.

그리고 계곡을 따라 올챙이가 있는 개울로 내려갔다.
수필가 이양하 선생의 신록예찬은 바로 이런 모습을 보고 쓴 것이리라.

 

개울에 도착하니 차가운 날씨에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개울에 바글바글하던 피라미와 올챙이가 모두 사라졌다.
그리곤 덜렁 요넘들만 남았다. 지각대장 개구리가 낳아 놓은 알인가?
정말 일주일 사이에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개구리가 된 것은 아닐텐데.... 


개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갔더니 올챙이 들이 조금씩 보인다.
요렇게 숨어 있다가 따뜻한 햇빛이 비치자 고개를 내민다. 


올챙이들이 모두 하류쪽에 바글바글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하고 되돌아 오다가
혹시나 해서 계곡 상류쪽을 찬찬히 살피며 올라가는데....

있다! 수리산 계곡에도 도룡뇽이 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
맑은 물처럼 투명해서 잘 보이지 않는 도룡뇽 알을 발견. 



간신히 사진 한장 건졌다.
상류 쪽은 수리산에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뚫고 나서 일년중 거의 대부분 기간동안 마른 상태인데
도룡뇽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참 궁금하다.
위대한 생명력에 경탄을 하면서 기록사진 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