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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유럽연수(2007년)

영원한 도시 로마 (1)

by 연우아빠. 2008. 2. 15.
2007.12.23  영원한 도시 로마에 가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숙소. 로마를 향해 떠나는 날


밀라노, 두오모 역 남쪽, 트램(Tram) 3호선 여섯번째 정거장 Maggio역 앞에 보이는 Arco di porta Ticinese(포르타 티치네제 아치)

새벽에 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6시간 정도 걸리는 로마행.
밀라노 역으로 나가려고 숙소를 나왔더니 비가 온다.
게다가 트램을 탈 수 있는 티켓이 석장 밖에 없다. 주변에 티켓을 파는 곳이 없다.
일요일 새백에 문을 연 곳이 있을 턱이 없지.

잠시 고민하는데 한 친구가 이렇게 얘기한다.
"그냥 타자"
"걸리면 30배 라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것도 일요일에 어떤 공무원이 새벽에 일어나 표 검사 하러 다니겠냐?"
"그래도, 혹시나..그리고 양심상..."
"우린 이 거지같은 나라에 이미 많은 기여를 했어. 엄청난 관광수입을 안겨 줬다고. 이까짓 1유로 짜리 티켓 하나가 무슨 대수냐고..
그리고, 이 거지 같은 나라 시스템 때문에 불량 티켓을 환불 받지도 못하고 그냥 버리기도 했잖아"

시간도 없어서 그냥 타기로 했다.
다행히(?) 일요일 새벽에 티켓 검사하는 사람은 없다. 여전히 티켓을 끊어서 타는 이탈리아 사람도 없고...참으로 불가사의한 나라. 


유레일패스로 1등칸을 타니 이런 멋진 내부시설이 있다.
독일이나 스위스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팔걸이에 탁자에 전기 콘센트도 개인별로 되어 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봤던 제일 좋은 시설을 갖춘 기차였다.

로마에 가는 동안 짜증나는 애들이 있었다.
16~17살쯤 돼 보이는 이탈리아 학생 하나가 1등칸 문을 열고는 우리를 들여다본다.
아니, 칸막이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데 굳이 문을 열고 들여다 보는 이유가 뭐야?
처음에 칸을 잘못 찾아서 그런가 했는데 이 녀석이 몇 번을 왔다갔다 하며 우리 칸의 문을 열고 들여다 본다.

그러더니 이 녀석이 우리에게 영어로 묻는다.

"1등칸이 좋아요?"
"좋다(일행 중 한명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탈리아는 어때요?"
"(이런 멍청한...) 다 좋다. 밀라노 빼고!"
"왜 밀라노는 빼고인가요?"
"바로 너 같은 애들 때문이야"

무표정하게 돌아간 녀석을 떼르미니 역에 내려서 발견했다.
똑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가방을 멘것을 보니 밀라노에서 로마로 농구시합하러 오는 학생들인 모양이다.

"뭐냐? 밀라노 촌놈이 서울인 로마 구경 온거야? 그래서 호기심에 물어본 것이었어?" 
우리끼리 제멋대로 해석하며 26번 플랫폼 쪽으로 걸어갔다.



떼르미니 역의 인상은 밀라노 보다는 작다는 느낌이었지만 현대적인 역이라는 느낌이다.
이 나라 사람들 머리카락이 검은 색이라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여행을 떠난지 오래돼서 그런지 새로운 세계에 왔다는 그런 느낌은 없다.

민박집 주인은 중국동포였다.
오래 전에 이탈리아로 이민을 와서 정착한 부부였는데 아주머니의 음식솜씨가 좋았다.
건물은 오래된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무성영화에나 나오는 그런 모습이다.

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로마시내 구경을 나섰다.



숙소에서 가까운 성 지오반니 성당으로 가서 고대 로마시대에 로마를 둘러싼 성벽 가운데 남은 것을 돌아 보았다.
아피아 가도 방향으로 바라본 길. 이 길은 로마가 최초로 만든 국도로 로마의 팽창과 함께 훗날 이탈리아 반도 장화 뒷축인 브런디시까지 늘어났다.
최초로 건설을 시작한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이쿠스의 이름을 따서 아피아가도라고 부른다.



이슬비가 계속 내렸지만 후드자켓을 입고 다니면 될 정도였다.
로마의 성곽은 돌을 깨서 만든 것이 아니고 벽돌의 구워서 쌓아올린 모양이다.



성 지오반니 성당(Basil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 오른쪽은 라테란 궁전
이 곳은 산 피에뜨로 성당(성 베드로 성당)이 로마 교황청의 자리로 정착되기 직전까지 로마 교황이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옥상에는 예수와 12제자의 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성당은 서기 324년 콘스탄티누스 1세가 세운 것으로 전한다. 내부는 1646∼1650년에 F.보로미니가 대대적으로 개보수한 것으로 300kg이 넘는 황금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로마의 5대 바실리카 가운데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이 곳에서서 서기 336년~1309년 사이에 교황이 대관식과 착좌식을 거행하였으며 교황의 아비뇽 유수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기간 동안 재직한 모든 교황은 여기 지하에 묻혀 있다고 한다. 이 성당은 로마가 아닌 바티칸의 일부이며 교황이 아비뇽으로 잡혀갈 때까지 교황청이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 라테란 궁전에서 교황은 무솔리니와 라테란 협정을 체결(1929년) 하여 세속군주로서 바티칸 시국이라는 물리적 영토와 카톨릭 교황으로서 종교적 권력을 인정받았다. 그 댓가로 교황청은 파시스트당의 독재를 인정해 주었다. 1923년 검은셔츠단이라는 폭력조직을 이용해 로마로 진군하고 권력을 장악한 무솔리니는 1927년 카톨릭 신자가 되었고 1929년 수상으로 교황청과 라테란 협정을 맺은 다음 대다수가 카톨릭 신자였던 이탈리아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 마침내 2차 대전까지 일으키는 전범이 되었다. 종교가 파시스트들과 야합하여 범죄자의 기반이 되어 준 것이다.



코린트식 기둥장식



라틴어와 함께 교황을 상징하는 장식이 있다. 라테란이란 글자만 알겠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굉장한 대리석 기둥과 조각상들이 있다.



성 지오반니 성당 내부



이 양식은 무슬림 건축에도 나타난다.
감실이 있는 예배당 정면



교황 레오 13세(제256대 교황, 재위기간 1878~1903) 무덤
역대 최고령 교황이며 노동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노동자의 적법한 요구를 지지한다는 선언을 하여 <노동자의 교황>이란 호칭을 들었다.
또한 카톨릭교회의 마리아 경배를 발전시켰으며, 묵주기도와 스카풀라 착용을 장려하는 한편 프리메이슨에 대해서는 악마의 활동이라며 공식적으로 비난하였다고 한다.



발다퀴노와 돔



거대한 성당 안에 어두운 조명은 장엄한 느낌을 준다



성당 건축자들, 아마도 로마인들은 건축물의 모양과 배치 그리고 빛의 조화를 이용해
사람들의 심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유럽의 건축물 내부는 빈 틈이 하나도 없다.



황금으로 만든 발타퀴노



300kg이 넘는 엄청난 황금을 쏟아부어 천장을 장식했다.
16세기 초반 독일의 마틴 루터에 의해 치명적인 공격을 받은 교황청은 거대한 건물, 장엄한 치장과 화려한 황금으로 그들의 권위를 회복하고자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성당 안에는 예수탄생 모습을 꾸며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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