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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수리산과 초막골 생태공원 설경

by 연우아빠. 2025. 12. 15.

2025.12.14.(일)

 

'백수 과로사'라더니 토요일은 숲해설가 정례모임과 필기시험,

그리고 문화유산해설사 연말모임이 겹친 날이었다.

점심 무렵부터 비가 내리더니 밤에는 눈으로 바뀌었다.

 

청주문파 등산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지난달 초 운동을 하다가 뭐가 잘못된 것인지 왼쪽 무릎에 불편함을 느껴

눈이 내린 인왕산을 볼 기회를 포기하고 말았다.

 

가족들이 모두 일요일 늦잠을 즐기고 있을 때

세탁기를 돌리려고 뒷발코니를 열고 나갔더니

두둥, 밤 사이에 수리산 도립공원이 이렇게 변해 버렸다.

아싸! 이건 찍어야 해. 일단 빨래를 제쳐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눈으로 보는 풍경에 비해서는 영 아니다.

세탁기를 돌려 놓고 앞 발코니 쪽으로 나왔더니 앞에서 막 구름 속에 노란색을 띤 붉은 빛이 퍼지기 시작했다.

문 열고 방충망까지 열고 카메라 조정하는 사이에 해가 얼굴을 내 밀었다.

아깝다. 조금만 더 일찍 찍을 수 있었더라면 타임슬립으로 찍을 수 있었는데....

혼자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산책을 나섰다.

아무래도 어제 내린 눈이 얼었을 듯 하여 수리산 올라가는 건 포기하고

대신 초막골생태공원 쪽으로 길을 잡았다.

마치 상고대처럼 눈은 나무 위에서 얼어 붙었다.

공원 안에는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수리산 계곡에서 졸졸 흘러 내리는 물은 이곳을 지나 안양천으로 흘러간다.

몇년전부터 이곳에 거위가 살고 있다.

이런 풍경을 볼 때마다 이곳을 아파트 단지로 만들지 않고

생태공원으로 만든 전임 김윤주 시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재임 중 한번도 만나 본 적도 없는 분이지만,

공공도서관을 많이 짓고 이렇게 아름다운 생태공원을 만든 그 분의 결정에 감사를 드린다.

다행히 물이 얼지 않아서 헤엄을 치며 먹이를 찾아 다닐 수 있다

어제 내린 비와 눈은 밤새 얼어버려서 데크 위에 사람이 다니기 곤란한 상태 

내가 걸어 내려온 길은 얼음이라 발자국도 남지 않았다

연교차가 큰 우리나라에 나무 데크는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여 수명이 길지 않은 듯

이음매 부분이 전부 들떠있다.

마치 경계선처럼 슬기봉 쪽 산은 녹은 지역과 얼어붙은 지역으로 나뉜다.

20여년전 스위스 뮈렌 지역에 갔던 기억이 나는 눈 덮힌 산

수리산 도립공원 전체가 마치 알프스 산록에 온 것 같은 그런 풍경을 만들었다.

다행히 햇빛을 받은 곳은 눈과 얼음이 모두 녹았다.

눈과 비가 온 뒤라 그런지 하늘은 더 없이 깨끗해서

사진이 더욱 선명하다.

이곳에서 25년여를 살았지만 이렇게 멋진 풍경은 몇 번이었던가?

산책나온 사람들 모두 저마다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다.

바깥 경치를 창문을 통해 액자처럼 볼 수 있는 '차경'

사람이 그린 그림에 비할바가 아니다.

 

열심히 마사지를 해 준 덕분에 오늘 저녁 때가 돼서야 무릎 통증이 사라지고 정상으로 돌아온 듯하다.

그간 평지나 오르막을 오를 때는 괜찮았지만, 계단 내려갈 때 왼쪽 무릎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제 비로소 사라졌다.

 

다음 주부터 청주문파 등산모임에 다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