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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유럽연수(2007년)

베르사이유(1)

by 연우아빠. 2008. 1. 27.
2007.12.14 엄청 추웠던 날, 
유레일패스가 있으니 국영철도(SNCF)를 이용해 베르사이유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독일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는 빠리.
일주일을 독일에 있다보니 프랑스가 후진국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바깥은 지독하게 추웠고, 달타냥 유스호스텔 도미토리는 난방도 하지 않습니다.


독일에서는 한국인 민박집에서 머물렀는데
온돌로 개조를 해서 바닥에 난방을 넣은 침대방이었습니다.
벽 두께도 50cm가 훨씬 넘는 그런 집이어서 그런지 춥지 않았었는데....

유스호스텔은 난방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실내는 별로 춥지는 않습니다.
체감 온도만 낮을 뿐 바람을 차단한 실내온도는 그리 낮지 않은가봅니다.



달타냥 유스호스텔(Le D'Artagnan) 712호실입니다. 4인실 도미토리지요.



프랑스는 우리가 1층이라고 하는 곳을 0층이라고 부릅니다.
2층 침대가 2개 있고 세면대가 1개, 그리고 화장실과 샤워장은 공용으로 방 바깥에 있습니다.
엄청난 수압을 자랑하는 샤워장은 샤워기가 고정식이라 몸 구석구석을 씻기에는 좀 애매합니다.
여자 스탭들은 조금, 아주 조금 친절한 편이고, 남자스탭들은 뻣뻣하다 못해 거의 조폭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피부색이 주는 선입견이 이런 인상을 더 자극한 것은 아닌가 혼자 생각해봅니다.

달타냥 유스호스텔은 파리에서 가장 큰 유스호스텔이라 합니다. 

베갯닛이 없는 베개였고 얇은 담요 한장만 줍니다.
기온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서유럽 사람들 참 춥게 살더군요.

숙박비에는 아침식사가 포함돼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은 편입니다.
자유배식이 아니라 정량배식인데 차가운 날씨에 차가운 음식을 먹으니 더 추웠습니다.
빵과 요거트, 치즈덩어리, 그리고 시원한(?) 오렌지주스까지...우리랑 정서가 많이 다릅니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시간에 유치원 아이들인지 30명쯤 되는 아이들이 몰려나와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인솔하는 선생님 몇분이 같이 계신 걸로 봐서 어디 먼 곳에서 빠리에 여행을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5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 혼자서 배식구에서 음식을 받아서 자기자리에 가서 먹더군요.

우유통에 꼭지를 열 줄 모르는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선생님이 옆에 서서 사용법을 설명해 줍니다.
그러고는 아이가 직접 작동해보도록 하고 지켜보고 있기만 합니다.
아이가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다시 설명을 합니다.
결국 아이는 성공을 했고 웃음을 가득 띠며 자기 자리로 가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우유나 마셔볼까 하는 기분으로 레버를 젖혔더니 세상에나...따뜻한 우유가 들어 있습니다.
그 우유는 이 유스호스텔에서 주는 유일하게 따뜻한 음식이었습니다.
우유를 마시면 배탈이 나기 때문에 잠시 고민했었는데 용기를 내서 500cc 잔에다 뜨거운 우유를 가득 따랐습니다.
갑자기 음식이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포만감을 느꼈고 몸이 따뜻해졌습니다.
묘하게도 배탈이 나지 않더군요.^^ 우리나라 우유랑 뭔가 다른 점이 있는 걸까요?



우리 방에서 내다 보이는 창밖 풍경입니다. 독일보다 시각적으로 영 좋지 않습니다.
붉은 지붕은 학교 건물인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일정 시간 간격으로 몰려 나오더군요.



이제 베르사이유로 갑니다. 오늘 타는 지하철은 무척 깨끗합니다.
좌석이 우리나라 옛날 기차처럼 서로 마주보게 되어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아우스테를리츠 역에 가서 국영철도(RER)로 갈아타면 4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RER선을 무료입니다.



아우스테를리츠 역에 도착했는데 당최 어떤 기차를 타야 베르사이유에 가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역에서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는데 우리는 프랑스 말을 모르고 그들은 영어가 외국어라 역시 잘 모릅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라고 하는데 역사 천장에 달린 이 표지가 기차가 들어올 때마다 바뀌더군요.
들어오는 기차가 어느 역에서 서는지 표시가 나오는 것으로 이해했고 제대로 기차를 탔습니다.
아우스테를리츠는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대군을 격파하고 유럽의 주도권을 장악한 전투지역으로 유명한 곳인데
빠리 시내 지하철 역이름 가운데 이런 역사적인 지명을 갔다 붙여 놓은 곳이 여럿있습니다.



저는 2002년 취리히에서 2층 기차를 타 봤기 때문에 신기하지는 않았지만 동료들이 2층기차를 처음 봅니다.
2층 좌석에 앉아서 가자고 해서 이렇게 올라왔습니다. 2층은 1층보다 지붕이 낮습니다.



첨단 유행의 도시라는 이미지에 맞지 않게 빠리 국영철도(SNCF)에서 운영하는 RER선은 이렇게 꾀죄죄합니다.
깨끗하게 단장하고 다니는 최신식 독일철도를 보다가 이런 기차를 보니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40분 걸려서 베르사이유 역에 도착했습니다.



베르사이유 역에서 궁전까지 가는데 걸어서 10~15분 걸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로 따라가면 베르사이유에 어려움 없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다들 목적지가 같으니까요.



위, 아래 모두 내복을 입고 등산용 점퍼를 걸쳤는데도 너무 추웠습니다.
배낭을 메고 있으니 그나마 좀 낫습니다.
서유럽 겨울의 특징은 비가 많고 습도가 높고 바람이 많이 붑니다.
해서 기온은 0도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데 체감온도는 영하10도 이하로 잘 내려갑니다.
초록잔디, 얼지 않는 물과 차가운 체감온도는 유럽의 겨울을 처음 맞는 여행자에겐 불가사의 합니다.



베르사이유 입구 사거리에 도착했습니다. 관광버스도 많이 보이네요.



신호대기를 기다리는 동안 그냥 찍어 댑니다. 필름 카메라라면 절대 이런 짓 안하지요.



횡단보도를 건너 베르사이유 궁전 입구로 걸어갑니다. 이 보도블록이 깔린 거리도 무척 깁니다.
파란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보이네요.



"환상속의 선진국" 이미지를 바로 잡아 주는 장면이 찍혔네요.
보도블록 부실공사 한 것이 보입니다. "선진국"의 허술한 모습을 보니 프랑스도 사람 사는 세상 같습니다.



여기가 궁전 입구입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절대군주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지었다는 베르사이유 궁전.
어렸을 때 본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통해 각인된 이 궁전에 대한 이미지를 실제 답사한다는 사실에 조금 흥분이 되긴 합니다.



들어가는 방향 왼쪽 건물



16세기 유럽에 퍼진 사각 쐐기형 보도블록 포장법.
유럽에서 하이힐 신은 여자분을 보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런 길 때문입니다.
이 길 역시 높낮이가 제대로 맞지 않은 부실공사네요.
프랑스는 심심치않게 얼렁뚱땅 해치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매표소를 향해 들어갑니다.



전령과 의학의 신 헤르메스가 사용하던 지팡이(카도케우스)를 아폴론 여신이 들고 있는 모습



특이하게 지붕 쪽에 인물상을 올려 놓았습니다. 유럽에는 이런 건축물이 많더군요.
그리스 신상이거나 크리스트교의 12제자이거나 대개 그렇더군요.



수리중인 왼쪽 부분



금빛이 좀 보이네요.
사실 엄청 화려할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닥 화려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 고급 인테리어보다 훨씬 소박(?)한 느낌.



태양왕 루이 14세를 상징하는 것일까요?
건물 장식에 금빛이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금색이 많이 보이네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없어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들고 갔는데 짧은 영어 실력에 그닥 도움이 안됩니다.
루이 13세 초상일까요? 아니면 루이 14세의 어린시절 모습?



내부 구조는 긴 복도 형태의 길을 따라 들어가면 문을 열때마다 방이 하나씩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가이드를 받으며 다녔더라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절대왕정 시대에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졌었다는게 달라 보이긴 합니다.
금색으로 장식한 방들이 죽 잇달아 나옵니다.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달려 있는데 꼬마 전구를 붙여 놓아서 조금 현대적인 분위기...



침실 침대가 생각보다는 작았습니다. 다른나라 관광객이 오디오 가이드를 끼고 설명을 듣고 있네요.



오래돼서 그런 지 색이 바랜 금색과 실내장식들. 그닥 화려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베르사이유 궁전 실내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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