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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어머니의 추억을 찾아서...칠보산자연휴양림

by 연우아빠. 2007. 10. 15.

구름 속 일월산, 비 맞은 칠보산  

2007.10.13~14(1박2일)

작년 이맘 때 가족여행으로 칠보산 휴양림을 다녀오신 다음날, 갑작스럽게 쓰러진 어머니는 그길로 돌아오지 못할 영면에 드셨다. 아버지께서 칠보산에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가을여행을 떠났습니다. 칠보산을 가는 길에 지난 7월 검마산 야영모임 때 함께하지 못했던 일월산을 먼저 올라가 보기로 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갓 돌을 넘긴 아기도 있어서 자동차로 KBS 중계소까지 올라가기로 했는데 네비게이션 안내가 일월재 앞에서 멈춰버립니다.



일월산 정상으로 가는 길
 


난감한 상황에서 생각난 사람이 바로 살아있는 전설 라파엘 아빠님. ^^
토요일이지만 염체불구하고 휴대전화를 걸었는데 역시나 산길 안내가 술술 나오십니다. 덕분에 헤매지 않고 KBS 중계소 앞에 무사히 도착해 정상을 향해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정상근처에는 안개도 심하고 구름이 낮게 깔려 스산한 날씨였습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단풍이 조금 보입니다.


 
멀리 보이는 능선들을 찍어 보았습니다. 안개가 심해서 달리 찍을 만한 것도 없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란히 걸어갑니다. 할아버지 손을 잡고 가는 녀석이 기특하네요.



이게 뭔 꽃이더라? 하면서 여러군데서 찍었는데 투구꽃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생긴게 그리스 투구처럼 생겼습니다.



휴양림 갈 때마다 챙겨가는 돋보기로 뭘 들여다 보는데 뭔지는 저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정상에 도착해 단체사진을 찍어 보려고 했더니 정리가 안됩니다.
그냥 스냅사진 찍듯이 연달아 찍어서 그중 한 장을 뽑았습니다.
사방이 완전히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추위를 무릅쓰고 20분쯤 기다리다 비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포기하고 내려왔습니다.


일월산을 내려와 휴양림으로 가는 길을 잡아 떠났는데 중간에 본신리 금강소나무생태경영원을 만났습니다. 야영장도 조성해 놓았는데 데크는 10개, 선착순 무료랍니다. 마침 수종개량사업을 하면서 금강송 묘목을 옮겨 심는 작업을 하다 남은 묘목을 모아 놓고 있길래 찍었습니다. 씨앗에서 2년 정도 키운 상태라고 합니다.


 
본신리 금강송생태경영원의 맑은 물 




1년된 금강송 묘목. 한그루 얻어 와서 집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칠보산 휴양림에 도착해 짐을 풀고 휴양관 언덕에서 바다풍경을 한번 찍어 보았습니다. 슬슬 게을러지기 시작해 삼각대 들고 밤바다 찍는 것이 귀찮아서 눈으로 구경만 했습니다. 비가 와서 산책도 휴양관 주변만 잠깐했고 연우랑 배드민턴만 열심히 쳤습니다.




일요일 아침,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섰는데 임도 중간쯤에서 비가 쏟아져 사진 조금 찍고
들어왔습니다. 대식구가 모이니 식사시간도 길고 11시쯤 되서야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발 준비가
끝났습니다.

 


칠보산휴양림 휴양관, 2층방에서는 방안에서 동해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풍력발전소를 거쳐 강구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작년과 똑같은 길을 갑니다.







풍력발전소에 도착해 보니 정상에 공원을 하나 새로 조성해 놓았고, 작년에 많았던 코스모스는
거의 다 사라지고 없네요. 어머니께서 사진을 찍었던 곳에서 한 장 찍었습니다.



 
새로 조성해 놓은 공원을 구경하고 내려오다가 억새를 한번 찍었습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 찍사도 별로여서 생각처럼 잘 나오진 않네요.

 


강구항을 향해 가는 7번 국도에서 구름 속에서 부서지는 햇빛과 반짝이는 파도
그리고 해안에서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이 참 아름다웠습니다만 운전 중이라 눈으로만
감상하면서 가다가 어렸을 때 바닷가에서 오징어 말리던 어머니 생각이 나서 한 장 찍었습니다.



강구항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멀리 풍력발전소도 보입니다.




어촌 박물관 안에는 옛날 배 모형을 조립해 볼 수 있게 해 놓은 곳이 있습니다.


어촌민속박물관에서 물고기 사냥에 몰두하고 있던 갈매기 한마리를 찍었습니다.
멋지게 바다로 다이빙을 하는데 그 장면은 능력부족으로 찍지 못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34번 국도를 이용해 안동으로 해서 왔는데 집까지 5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갔다 오는 길보다 물리적인 거리는 훨씬 먼데도 시간은 덜 걸리네요.

우리와 함께 했던 오락가락 하던 비는 함께 하지 못한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흘린 눈물이셨을까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시길 빌어봅니다.


* 이 글은 다유네(
http://www.dayune.com/)에 올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