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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광릉 국립수목원 나들이

by 연우아빠. 2012. 7. 30.

짧은 캠핑, 긴 후기(1편) : 광릉 국립수목원 나들이


2012.7.28(토)


연우가 청소년백두대간 탐방 2번째 출발하는 날.

한국산악회에 연우를 데려다 주고 나서 남은 가족은 무엇을 할까 궁리를 했다.

 

6월달에 수도권에 있는 국립휴양림 야영장에 걸어 놓은 대기는 한달이 넘도록 움직임이 없었다. 

야영장이 나오지 않으면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광릉 국립수목원(www.kna.go.kr)이 눈에 들어와 인터넷으로 방문예약을 해 두었다.

 

청소년백두대간 탐방은 산림청에서 직접 한국산악회에 위탁해서 추진할 때는 

지급해 주는 배낭도 쓸모 있고, 프로그램 진행 과정도 만족스러웠는데, 

중간 기관이 하나 더 생기고 나서는 일의 진행에 영 탐탁치가 않다. 

올해는 예비모임 1주일 전에도 탐방코스와 일정표가 나오지 않아 여러차례 전화를 하게 만든다.



7월21일 의정부에 있는 한국산악회 사무실에서 백두대간탐방(구룡령 구간)에 참가한 학생들의 예비모임이 있었다.

연우보다 준기가 더 신난 설명회. 옆에는 지환군

 


예비모임 때 설명했던 내용은 출발하는 날 산악회 사무실에서 또 바뀌어서 그 자리에서 짐을 다시 싸는 헤프닝까지 벌어졌다.

 

연우는 시청에서 보내주는 중국탐방 프로그램을 싫다고 하더니

우리 부부의 강권(?)에 못이겨 결국 중국 탐방 대신 구룡령 등산에 가게 된 것.

 

금요일 밤에 집에 도착해보니 백두대간 보낼 준비가 아직 덜 된 상태.

오랫만에 캠핑 짐을 꺼내 차에 싣고 12시에 잠을 청했다.

 

토요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남은 짐을 정리하고 6시 40분에 아이들을 깨웠다.

준비를 마치고 한국산악회를 향해 출발했다.

길에는 휴가를 떠나는 차량이 많았지만 다행히 춘천고속도로 진입로 근처 2km 정도만 막혔을 뿐, 비교적 손쉽게 한국산악회 앞에 도착했다.


7월28일 의정부 소재 한국산악회 사무실에서 출발전 짐싸기에 대해 다시 설명 중


 

유진, 진주, 지환 그리고 연우

이렇게 아이들이 출발하는 것을 보고 나서

유진네 부부는 우리에게 거대한 수박 한 덩어리를 안겨주시고는 용대로 떠났다.

 

연우를 보내면서 맘이 즐겁지 않았다.

연우는 뭔가 의욕이 없는 상태이고,

우린 아이를 너무 편하게 키운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뒤늦게 알려진 탐방 코스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힘들 것 같다.

게다가 새벽에 아주 잠깐 불길한 꿈을 꾼데다 날씨도 후텁지근해 더욱 찜찜했다.

 

 

출발하는 버스를 보면서 무뚝뚝한 우리 딸이 무사히 잘 다녀오기를 바라며

우리 가족은 일단 광릉 수목원으로 향했다.

준기는 이 곳에 왔던 기억이 전혀 없단다.


광릉수목원 입구


여섯살인 연우, 네살인 준기. 광릉수목원에 너희들이 처음 왔었을 때 이랬다.


낙엽이 다 떨어진 11월 중순이었지만 두 아이는 무엇이 저리 즐거웠을꼬? ^^



출입 인원을 제한해서 그런지 국립수목원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다만, 예전에 그리 멋지게 느꼈던 수목원의 느낌이 그저 밋밋했다.

아무래도 그동안 휴양림의 울창한 숲을 많이 봐서 그런 듯하다.


이정표를 보고 관람순서를 정한다. 우린 오른쪽으로 돌아 왼쪽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



산림박물관은 에어컨도 있고, 전시물 구경도 실내에서 한 덕분에

더위에 지친 몸을 조금 쉴 수가 있었다.

 

언덕 길을 올라 호랑이와 늑대가 있다는 동물원으로 갔다.

준기는 가는 길과 구경할 포인트를 줄줄 꿰고 있다.

하긴, 어젯밤에 도착해보니 온 방에 지도를 꺼내놓고 살피고

인터넷을 뒤져 광릉 국립수목원을 샅샅이 훑어보고 있었다.


수목원에 꼭 있는 정자와 연못. 그리고 연꽃


처음보는 예쁜 꽃이 있어 찍어보았다. 빨간색과 연분홍색 두 종류인데 연분홍색 꽃이 더 예뻐 보이더라는....

풀협죽도라고 안내판에 씌여 있었는데 제대로 옮겨 적은 꽃이름인지 자신 없다.



 

덥고 할일도 없고 좁은 우리에 갇혀 있으니 호랑이가 할 수 있는 것은 낮잠?



반달가슴곰은 더워서 그런지 쉬고 있다.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곰은 인내심이 참 강한 듯...



동물들이 갇혀 있는 우리 안에 호랑이는 더위에 지쳤는지 드러누워서 자고 있다.

가끔 거대한 앞 발을 들어 허공을 휘젓는데 멀리서 보는 발인데도 엄청 크다.

 

올해는 유난히 더운데 수목원 안에 있는 호랑이나 멧돼지, 곰을 보면서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시멘트 바닥에서 이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받으며 갇혀 지내는 것이 얼마나 불편할까? 


곰 우리에서 내려오다가 아이를 데리고 언덕을 올라가는 젊은 부부를 지나쳤다.

그 부부는 아이에게 “날씨도 더운데 다른 동물들은 책에서 보면 안될까?” 하면서 지나간다.

그 말을 들은 준기는 맹수들이 무섭긴 하지만 갇혀 있는 것을 보니 동물원 같은 것은 없는 게 오히려 나을 것 같다고 한다. 차라리 책이나 TV에서 야생상태로 있는 것을 보는게 나을 것 같다고...




산림박물관 앞, 편안한 의자


거대한 나무 뿌리를 활용해 만든 동물 박제 전시


 

연우를 보내는 준비를 하느라 경황이 없어서 밥이 얼마나 있는지도 확인을 못하는 바람에

아침밥은 조금씩 밖에 먹지 못했고

점심은 수목원 안에 들어가 있는 바람에 마땅히 먹을 곳이 없었다.

연우가 강원도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밥을 사먹겠다고 하여 가지고 가지 않은 유부초밥 도시락 하나랑 어제 대구에서 올라 올 때 간식으로 먹을까 해서 가지고 온 달걀 2개, 호두 6개를 셋이서 나눠 먹으며 뙤약볕을 걸어 다니니 배로 힘이 들었다.


나무의 단면을 소개해 놓은 전시물.

수령과 나무이름을 기록해 놓았고 직접 나무의 감촉을 느껴 볼 수 있는 전시물


 

“우리가 올해에는 너무 안다녀서 저질 체력이 됐나봐”빨

“하긴, 준비도 엉망진창이고, 뭘 챙겨야 하는 지 감각도 없고...”


3시간 정도 수목원 구경을 마치고 나서 내린 결론은 봄이나 가을에 와야겠다는 것이었고, 밥이나 먹고 중미산 야영장으로 가자고 차에 올랐다.


산림박물관 2층 계단에는 나무 종류별로 설치를 해 놓아서 올라가며 나무의 종류를 하나씩 들여다 볼 수 있었다.



EBS 세계테마기행에 나왔던 세계 종자 박물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북극권에 있는 노르웨이 땅 스발바르제도 지하에 거대한 종자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빠! 종자박물관이 있으니 걱정없겠네?"

"아니, 아니. 아들아. 그 종자박물관이 필요없어야 걱정이 없는거지"   




종자박물관 내부는 시원해서 여름에 관람하다가 더위에 지치면 휴식 겸 돌아볼만한 훌륭한 시설



양치식물 군락



꽤 오래전 미국의 사막에서 지구 지연과 격리된 인공환경을 조성해 인류가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는지 실험했던 실험동을 연상케

하는 유리 건물(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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