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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천마산 봄꽃 구경

by 연우아빠. 2011. 4. 12.

금요일 오후 유진아빠께 문자가 왔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천마산 야생화 보러 갈 예정입니다"
1초도 지체없이 간다고 답신을 날렸습니다.

작년, 산하네가족을 따라 보러 갔던 아름다운 봄꽃을 상상하며 흐뭇하긴 했는데
산에 자주 안가서 체력이 따라 줄 지 살짝 걱정이었고
방사능도 찝찝하고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걱정이었습니다.

걱정도 참 팔자입니다.

연우는 산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겠죠. 아직 산의 정기가 없어도 무럭무럭 자라는 나이인데...
준기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8시에 집을 나서서 안양에서 유진아빠와 유진맘님을 모시고
천마산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작년에 갔던 길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고 꽃과 사람들을 만난 기억말고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겁니다.
참 이상하죠?

자! 이제 꽃구경 해 보시죠.
유진아빠와 유진맘님은 사업하시느라 좀 바쁘시기 때문에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제가 먼저 맛뵈기 올립니다.


유진맘님 도감을 보니 점현호색이라고 되어 있군요.


이건 각시 현호색이라고 하고...


개구리 알이 계곡에 가득합니다.


이건 뭔지 저도 모르니까 패스..



별꽃인가요?


꽃이건 사람이건 모여 살아야 아릅답죠.



괭이눈이 바위 하나를 차지하고 나란히 나란히 봄나들이 갑니다.



꿩의 바람꽃. 기온이 올라가는 낮에는 꽃봉오리를 완전히 열지만 아직은 좀 서늘한 아침..


작년에 봤는데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금년에 처음 본 꽃인지...날씨가 흐려서 색도 우중충 합니다만 정말 예쁜 꽃입니다. 카메라 렌즈의 핀이 조금 나간 것인지..이젠 노안 때문에 기계의 힘을 빌려도 그저 그렇군요. 이건 분홍색이지만 꿩의 바람꽃이라고 하네요.



빙하계곡을 지나가는 것 같은 미니어처 빙산(?)
중턱부터는 계곡에 얼음이 아주 두껍게 남아 있습니다. 그 위를 밟고 다닙니다.


꽃이름이 뭔지 메모가 빠졌네요. 노루귀를 닮아서 노루귀라고 부르는 꽃이네요.


같은 종류인데 색깔만 보라색이 나는데 청노루귀라고 부릅니다.


이 산에 정말 많은 복수초.
바람이 아직 차가운 이른 봄에 이 꽃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번지고 오래 살게 될 것 같죠?
조금은 움츠러드는 봄바람에 화사한 느낌을 주는 꽃이네요.


꽃들도 모여 사는 것을 좋아하나 봅니다.
복수초 군락이 참 많은 산입니다.


이렇게 다정하게 피는 녀석들도 있고...


하산할 때는 기온이 올라가서 꿩의바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생강나무는 화려한 생명력을 뽐내는데


그 옆에는 작년 태풍 때 부러진 것 같은 나무도 있습니다.


유진아빠님이 열심히 찾던 활짝 핀 얼레지를 거의 다 내려와서 발견했습니다.
얼마나 잘 생겼는지..


작년에는 한쪽 잎을 따서 맛을 보기도 했는데
이런 추운 날을 이기고 꽃을 피운 녀석에게 그러면 너무 미안하겠죠?


옆에서 본 모습입니다.
언제나 멋진 모습...수백만년 이렇게 봄마다 피겠죠?


바위가 많은 산이라서 그런지 작년 태풍 때 넘어진 나무가 많았습니다.
뿌리가 얕더군요. 상당수 베냈는데 아직 정리안 된 나무들도 꽤 많았네요.
나무와 숲의 일생 중에 한 모습이겠죠.

일요일 아침, 이런 좋은 구경을 가자고 불러주신 유진이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이런 산을 작년에 데리고 가 주신 산하네 가족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우리만 살짝 다녀왔네요. 죄송... 


상린아빠님 댓글 보고 뒤늦게 생각이 나서 하나 올립니다.
걍 애들 놀이터로 놔둬도 괜찮을 듯합니다. 어차피 숲의 일생인데....
성영이에게 물려받은 등산화가 이젠 작아서 더 신을 수가 없을 듯합니다.
연우 것을 물려 받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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