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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중미산 야영과 청심ACG역사대회 참가

by 연우아빠. 2014. 8. 27.

중미산 야영과 청심ACG역사대회 참가 / 2014.8.23~24



아주 늦은 점심을 먹고 휴양림에 들어가니 우리 데크에 누군가 테이블과 의자 등등을 설치해 놓았다.

옆으로 조용히 치우는 동안 가족 캠핑을 오신 분들이 뛰어 올라오면서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고 짐을 치웠다.


제일 꼭대기에 자리잡은 데크라서 오르내리기 힘든데, 우리 짐을 가지고 올라 왔더니 데크에 있던 낙엽과 풀들도 깨끗이 치워 놓으셨다.

처음엔 남의 데크를 점유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요즘 비가 워낙 잦아서 타프를 먼저 쳤다.

아까 보았던 분들의 아이인 듯, 

물놀이에 온통 젖은 꼬마가 올라오더니 "우와, 무슨 집이 이렇게 커요?" 한다. 

그러다가 2인용 텐트를 친 것을 보고는 "애걔, 무슨 집이 이렇게 작아요?" 한다.



일단 잘 도착했다는 소식을 아까 중미산 막국수 집에서 사 온 빈대떡 먹는 모습으로 아내에게 전송을 하고 저녁을 지어 먹었다.

제일 높은 언덕에 자리를 잡았더니 전망은 끝내 준다. 다만, 건너편 산길로 차들이 달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조금 거슬렸다.

그러나 저러나 저녁을 먹고 데크에 드러누워 하늘을 보니 이 보다 좋은 휴식이 없는 듯.

편안한 저녁 풍경에 온 몸이 나른해진다.


겨울 침낭을 덮고 그냥 타프 아래에서 잘까 생각을 했는데, 밤 10시가 넘으니 산 속 공기가 생각보다는 더 춥다.


봄에 새로 산 2인용 텐트를 처음 야영장에서 사용했다.

그런데 좀 문제가 있는 듯...

먼저, 모기장 역할을 하는 메쉬 창이 안팎이 뒤바뀌어 있다.

모기장만 안에서 여닫을 수 없는 잘못된 구조.

그리고 폴에 고정하는 4부분 가운데 한군데가 고정 걸이가 빠져 있다.

품질 검사에서 실수를 한 것 같은데, 되물릴수도 없고 그냥 고쳐서 쓰기로 했다.

무게는 2.4kg으로 매우 가볍긴 한데....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화장실 다녀 오는 길에 찰칵.

왼쪽 제일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우리 사이트. 같은 텐트가 하나도 없다는 다양성...



우리 사이트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이런 모습.

'전망 좋은 집'이지만 오르내리기는 좀 힘들어서 뱃살 빠지고 다리 튼튼하게 만드는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중미산에 6번이나 왔지만 1야영장은 처음인데, 유일하게 샤워장이 있어서 맘에 든다.

역시 국립공원 야영장보다는 국립휴양림 야영장이 훨씬 좋다.

데크 간격이나 조용함, 그리고 샤워장 같은 부대시설 등등...



가을이 턱밑에 왔음을 알리는 높은 양떼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거리가 가까우니 청심역사대회에 갈 시간걱정에서 매우 자유로웠다.

어제 해 놓은 식은 밥에 카레를 넣고 비빈 다음 남은 물기를 이용해 버너에 살짝 데웠다.

찬밥을 먹으리라 생각했던 준기는 "어, 아빠! 밥이 따뜻하네? 어떻게 된 거지?" 하고 묻는다. 


"음, 사람은 머리를 써야지. ㅎㅎ"



네비게이션으로 확인해 본 예상 소요시간은 40분.

그러나, 뒤에 따라오는 차를 모두 먼저 보내고 최대한 천천히 가려고 했음에도 9시15분에 도착하고 말았다.

작년에 2시간 반 넘게 걸리며 지각했던 것에 비하면 이건 뭐.... 



등록을 하고, 인증샷을 남긴 다음.. 준기야! 오늘 재미있게 보내. 하며 짐을 걷으러 휴양림으로 돌아왔다.



짐을 걷고 얼음처럼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고 편안하게 앉아 라면을 끓였다.

건강에 좋지 않은 비상식량이라는 관념이 강하기 때문에 라면을 먹을 때는 잽싸게 면만 건져서 먹는다.

라면을 국물에 담궈 놓은채 먹으면 5분쯤 뒤에는 국물에 염분이 모두 면에 흡수된다고 한다.


라면을 먹고 아내가 싸준 포도와 복숭아를 먹으며 휴양림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중미산 등산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배낭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팟방을 들으며 이곳저곳 둘러 보았다.


1~2년 사이에 중미산 휴양림 야영장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2야영장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주차하기에 좋은 상태가 되었다.



이게 구절초였던가? 벌개미취였던가? 가을을 알리는 꽃들이 피었다.



오후 3시가 넘자 어제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나가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 사이트가 비다시피 했다.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 아래에 누워 하늘을 보는 캠핑은 아마도 여름 최고의 휴양이 아닐까 싶다.


4시가 다 된 시간에 다시 대회장소인 청심국제중고등학교로 준기를 데리러 갔다.

올해 같은 조가 된 친구들과 즐거웠는지 서로 얼싸안고 웃는 모습을 보니 우리 아들이 많이 컸음을 느낀다.


"오늘은 어땠어? 즐거웠니?"

"응! 오늘 재미있었어. 팀원들도 좋았고."

"내년에 또 오고 싶어?"
"예심을 통과한다면 또 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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