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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관악산과 퇴근길

by 연우아빠. 2009. 11. 8.
2009.11.6

회사에서 관악산 등산로에 쓰레기 줍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다들 산에 올라가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산 중턱까지만 쓰레기 줍기를 했습니다.
중턱까지 올라간다면 다시 내려가서 전철을 타는 것보다 연주암을 넘어 과천으로 내려가면
퇴근하는 길이 가까워지기 때문에 동료들과  떨어져서 혼자 산을 넘어가는 길을 택해 봅니다.

 
서울대 입구에서 올라가는 길에 연못이 있지요?
단풍과 낙엽이 엄청 쌓여서 쓰레기는 발굴작업(?)을 해야할 만큼 잘 보이지 않더군요. 

 
평일이라 그런지 인산인해를 이루던 관악산이 호젓합니다.


관악산 바위와 북한산, 금강산 바위가 모두 비슷하게 생겨서 같은 지질시대에 생겼다는 사실을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것도 같고....

 
계속 이어지는 돌맹이 길은 발목과 발바닥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갈수기라 계곡에는 물이 졸졸 흐르는 작은 물줄기만 남았습니다.

 
혼자 가니까 페이스 조절도 쉽지 않고 쉬는 것도 뻘쭘해서 그냥 계속 올라갑니다.
여기까지도 관악캠퍼스 건물들이 밀고 올라온 것으로 보니 서울대학교도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대학처럼 지방으로 옮겨
대학도시를 만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산을 너무 많이 파먹었네요.

 
연주암으로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고
회사 행사 때문에 스틱 가져오는 것이 야단스러워보일 것 같아 그냥 출근했던 것을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스틱을 가지고 등산했던 것과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페트병과 비닐쓰레기가 훨씬 많았습니다. 주우러 갈 의욕이 안생기더군요.

 
이 등산로는 보이는 모습들이 다들 비슷비슷하네요.
그래도 과천쪽과 달리 계곡물이 조금은 남아서 계속 흐릅니다.

 
회사 직원들과 헤어져 오르기 시작한 지 1시간 쯤, 연주암과 연주대가 보이는 고개마루에 올랐습니다.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 몇몇이 두셋씩 짝을 지어 오갈 뿐 "관악산 맞나?" 싶을만큼 사람들이 없습니다.

 
바위에 앉아 이리저리 방향을 돌려 사진을 찍어봅니다만,
연무가 너무 심해서 깔끔한 가을산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저 멀리 건너편에 보이는 봉우리도 찍어보고

 
연주대도 당겨서 찍어봅니다.
이 고개에서 연주대로 가는 길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좁은 바윗길 등산로입니다.
해서 연주암으로 내려가 연주암 옆길로 난 등산로를 따라 연주대로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관악산 629m 표지석이 있는 곳에 도착해 의미없는 사진을 찍어보고

 
셀카도 한번 찍어 봅니다.
연주대에는 대학입시를 앞둔 자녀를 위해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이 와서
끊임없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연무가 너무 심해 사진찍고 싶은 생각이 안들더군요.

연주대에서 과천향교로 내려가는 길은 방태산 하산길처럼 지루합니다.
바위산이라 무릎과 발목에 오는 충격이 그대로 느껴지고 등산지팡이가 아쉬운 하산길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까지 종아리 근육이 엄청 땡기는 것이 저질체력 탓인지...
임도 12km를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과 등산을 할 때 쓰는 근육은 확실히 다른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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