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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오토캠핑

by 연우아빠. 2008. 8. 25.

가리왕산휴양림에서 가장 멋진 야영장을 만나다

2008.8.23~8.24   솔바람 카페(http://cafe.daum.net/foresttour)에 올린 글입니다.

7~8월 휴양림 추첨에서 늘 물을 먹지만 여행은 역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기대하고 갔던 곳이 실망으로 끝나기도 하고 남들이 좋지 않았다고 했던 곳도 의외로 멋진 경치나 추억을 담고 온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여행은 늘 새로운 기대를 갖게 만든다. 강릉에서 누군가 우리가족이 7월 마지막 주부터 4주 연속 여행을 하고 있노라고 얘기해 줘서 매주 여행을 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강원도 지역 국립휴양림도 이제 가리왕산 밖에 남지 않았다. 사실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몇 사람에게 가리왕산 휴양림을 가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동안 몇 번 예약을 했다가 취소한 곳이라 이번 여름에는 꼭 가보고 싶었는데 가리왕산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보니 8월 둘째주를 고비로 야영객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반가운 4가족과 함께 한 강릉여행 뒤, 아내가 슬쩍 묻는다. 이번 주말에는 어디 안 가남? 그냥 넘기기 아쉬울 텐데? 라고 바람을 잡는다. 얼른 말을 받았다. “그래. 이번 주말에 가리왕산 휴양림 야영하러 가자.” 아내가 웃으면서 “그럼 그렇지. 내가 안물어 봤으면 섭섭했겠네”한다. 24일은 아내 생일이라 일찍 접어서 돌아오면 집에서 생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내는 그냥 휴양림에서 돌아다니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인가 보다. 아이들에게 방태산보다 더 높은 가리왕산 한번 올라가볼까? 했더닌 절대 반대란다. 하지만 방태산에 올라갔다 온 것에 대해 방태산 관리사무소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했다는 것에 대해 은근히 자부심을 느끼는 듯. 그러나 주말이 가까워오면서 쏟아 붓는 비는 빗속야영을 해야 할 것 같아 아내와 연우의 잔소리를 듣는게 아닌가 싶어 약간 걱정스러웠다. 아버지는 깊은 산에 큰 비가 올 때 가는 야영에 대해 걱정하시지만 아들이 워낙 싸돌아 다니니까 큰 반대는 하지 않으신다. 나도 엘리베이터 교체공사하는 기간 동안 이렇게 매주 다니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다. 출근할 때마다 짐을 하나씩 내려 차에 실어놓았다. 처서인데다 큰 비가 이틀간 왔기 때문에 많이 싸늘할 것 같아 겨울침낭을 실었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금요일 밤에도 비가 많이 왔고 토요일 아침에도 많이 잦아들긴 했지만 비가 오락가락 한다. 틈틈이 블로그와 카페를 찾아 가리왕산 야영한 사람들 후기를 읽고 무엇보다 승목이 아빠 블로그에서 가리왕산 주변 정보를 자세히 얻을 수 있었다. 승목이 아빠 블로그(http://blog.naver.com/jinamha)는 그야말로 부지런한 기록자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행복한 정보로 가득 차 있다. 가까이 살면서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승목이 아빠의 기록에 다시한번 감탄하며 감사를 드린다. 유진맘께서 알려준 화암동굴은 지도를 검색해보니 정선쪽으로 더 들어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갈지 말지 결정을 못했다. 가리왕산 휴양림 야영장에서 숯불구이를 해 먹었다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데 휴양림 공지사항에는 숯불구이 금지라고 공지를 해 놓아서 긴가민가 했지만 한여름이라 허용할 가능성도 있겠다 싶어 웨버(Weber)를 가져가 보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니 준기맘은 여행갈 준비를 거의 다 해놓았다. 집중체험으로 이제 여행준비에 이력이 많이 붙은 듯 손발이 잘 맞는다. 아이들은 언제 출발할 거냐고 묻는다. “저번처럼 6시에 출발해 볼까?” 하고 슬쩍 물었더니 준비를 얼른 해 놓고는 평소와 달리 9시 반부터 잠자리에 들어갔다. 준비된 짐을 자동차에 미리 실었다. 비는 계속 오고 내일 오후부터 갠다는 기상청 예보가 맞기를 기대하면 잠을 청했다.


물안개가 핀 가리왕산

6시에 일어나 아침준비를 하고 7시쯤 아내를 깨웠다. 아이들도 일어나 아침을 먹고 준비를 했지만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는 작은 것들이 제법 있다. 8시 30분 출발. 아주 양호하다고 생각했는데 고속도로에 올라가니 바로 정체. 좀 밀리다가 얼른 42번 국도로 빠져나와 텅빈 도로를 따라 문막까지 달렸다. 문막에서 다시 영동으로 들어갔다가 새말에서 빠져나와 승목이 아빠 블로그에서 본 경원참숯으로 갔다. 가는 방향 반대쪽에 있어서 들어가는데 좀 급했다. 18kg자리 한박스(3만원)와 목초액 한통(1만원)을 샀다. 지갑에 현금이 2천원 남았다. 도시생활에서 현금을 거의 쓰지 않으니 이런 낭패가. 안흥찐빵과 강림순대집에 들릴 계획인데 현금을 찾아야겠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 하는데 고지대일수록 비가 많이 온다. 안흥에서 돈을 찾아 강림순대로 점심 먹으러 갔다. 몇 년전 유니맘님 후기에서 본 그 집은 길 가가 아니라 농로를 따라 마을 안쪽에 들어간 곳에 있어서 근처에서 조금 헤맸다. 강림순대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데 아내가 “내가 살았으면 하는 집이 바로 이런 집이야”한다. 어렸을 때 많이 익숙한 그런 구조. ㅁ자 형태에 마당에 얇은 차양을 해 비를 막아주고, 가구는 거의 없고, 텃밭이 같이 있는 마당에 단층 기와집. 편안한 주인이 내 온 순대국밥, 순대, 감자전은 입에 착 달라 붙는 편안한 맛과 함께 시골 고향마을에 와 있는 것 같은 아늑함을 준다. 비가 오는데도 이 먼 곳까지 강림순대를 먹으러 온 도시 사람이 동네 어른들은 신기한가 보다. 할머니와 아들 며느리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모양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준 것에 감사하며 나오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근처를 지나는 길에는 꼭 들러보고 싶다고 한다. 공감을 하며 다시 안흥으로 나갔다. 심순녀안흥찐빵 1상자(7천원)를 사고 평창을 지날 때 쯤 비가 그쳤다. 평창강은 강물이 많이 불었고 흙탕물이다. 눈으로 보기에 그리 경사진 곳이 아닌데도 물소리가 참 요란하다. 정선을 지나면서 계곡길을 따라 가노라니 어렸을 때 많이 다녀본 길 같이 깊은 산길이 정겹다. 비구름이 흘러가는 산과 하늘은 사진을 찍고 싶을만큼 아름답다. 2시 반쯤 휴양림 입구에 도착했다.

 
휴양관과 계곡

야영장은 많이 비어있다고 한다. 친절한 안내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을 느낀다. 여느 휴양림과 달리 팜플렛 대신 A4용지에 프린트한 휴양림 안내도를 준다. 비싼 팜플렛과 달리 불필요한 예산을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공감이 간다. 대신 정선군 일대에 유명한 산을 등산할 수 있는 등산지도를 준다. 너무너무 기분 좋다. 하지만 오늘 내일 가리왕산 등산을 하지 말라고 한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계곡을 건너는 것이 위험하다고. 분리수거 봉투를 팔지 않길래 의아했는데 야영장 취사장에 분리수거 통이 있으니 재활용 가능한 것은 모두 분리수거 해 놓으면 된다고 한다. “그래. 바로 이거야. 드디어 제대로 된 휴양림 관리시스템을 만났구나!”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이 휴양림을 관리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청정휴양림”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관리시스템을 느끼면 존경의 감탄사를 보냈다. 오토캠핑장은 나무가 많이 없어 땡볕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샤워장과 취사장이 아주 가깝다는 말에 오토캠핑장에서 야영하기로 했다. 입장료와 하루사용료 1만원. 깊은 휴양림과 힘차게 쏟아지는 계곡물을 보며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니 넓은 공터가 나온다. 바로 앞에 작은 나무로 칸을 만든 오토캠핑장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 이상으로 훌륭하다 감탄하며 입구에서 네 번째 데크를 잡았다. 테크는 리빙쉘 같은 큰 텐트도 설치하고 남을 만큼 넓다. 차 한 대 주차할 공간과 그 앞에 식탁이 있어서 야영장으로는 최고라는 느낌이다. 아직 데크가 다 마르지 않은 상태라 먼저 타프부터 쳤다. 다섯 번 정도 쳐본 타프지만 칠 때마다 애를 먹는다. 이리저리 옮겨가며 구도를 잡는데 1시간쯤 지나자 아내의 잔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먼길 오느라 피곤해서 빨리 한숨 자고 싶은데 텐트는 기약없고 타프와 씨름을 두시간 가까이 하고 있다고 잔소리가 많아진다. 그 사이 데크가 대충 말랐기에 비닐과 방수포를 깔았다. 텐트치고 나니 아내는 바로 취침모드. 아이들은 차 안에서 책읽고 숨바꼭질하느라 바쁘다. 앞집과 오른쪽 옆집은 야영을 오래 해 본 집인 듯 장비도 멋있고 타프 각도가 날렵하다. 아내가 낮잠 자는 사이 타프 위치를 재 조정해 각을 잡고 나니 5시가 넘었다. 이때 멋진 캠핑카가 들어왔다. 엄청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데크 옆에 들어간다. 

쌀, 상추, 깻잎을 씻고 저녁 준비를 끝냈다. 야영장 출입구 쪽에 냉온수 모두 잘 나오는 깔끔한 샤워장이 있고 맞은편에는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통을 갖춘 깨끗한 취사장과 개수대가 있다. 깨끗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두어시간 잔 아내가 일어나 중요한 것을 빼 먹었다고 하면서 정선읍내를 나가야겠다고 한다. 차를 끌고 휴양림을 벗어나자 마자 작은 수퍼를 발견해 필요한 것을 사고 휴양림으로 들어왔더니 차를 타고 휴양림을 돌아보잔다. “편도 1.5km인데 걸어가야지 무신 소리” 했더니 귀찮다고 차 타고 가잔다. 할 수없이 그냥 차를 몰아 올라갔다. 제일 위쪽이 사진으로만 봤던 휴양관이다. 생각보다 휴양관 앞이 많이 좁다.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물은 힘이 넘친다. 내일 산악마라톤 경기가 있나보다. 준비하느라 많은 사람이 나와 있다. 아내는 우리가 가 본 야영장 가운데 최고로 좋단다. 깊고 높은 계곡과 산이 정말 맘에 든다고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동감. 기온이 서늘하다. 가을이 가까이 오긴 온 모양이다.


처음으로 웨버를 제대로 써 봤습니다.

야영장으로 내려오니 다들 저녁을 하고 있다. 야영장에는 바비큐 통이 몇 군데 있었는데 청소상태가 좋지 않다. 취사장 뒤에 보관하고 있는 바비큐 통은 깔끔했지만 그걸 가져오는 대신 웨버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 숯을 꺼내보니 구이용으로는 아주 적당한 크기와 모양이다. 앞으로 경원참숯집을 자주 이용해야겠다. 불을 붙여 웨버에 넣었다. 웨버 사이즈에 맞게 숯망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겠다 싶다. 웨버로 직화구이를 할 방법을 찾아내 시험했는데 아주 완벽했다. 작은 웨버라 탁자위에 올려놓고 바로 구워 먹는 맛은 역시 일품이다. 5월달 함허동천에서 실패한 훈제구이를 한번 시도해봤다. 기름이 쪽 빠진 돼지목살은 직화구이와 다른 부드러운 맛과 함께 나무향이 베어 들어간 색다른 맛이 난다. 아이들도 먹기 좋다고 흐뭇해하고. 앞으로 계속 가지고 다니자는 말에 아내도 동감. 먹고 나서 뒤처리도 쉽고 깔끔하게 할 수 있고 숯의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 아주 좋다. 서늘한 날씨에 아내와 아이들은 긴 옷을 꺼내 입었는데 웨버에서 전해오는 따뜻한 열기의 느낌이 좋다. 목살을 먹고 나니 소시지와 가래떡까지 구워내는데 이렇게 먹으면 살이 너무 찔 것 같다. 설거지를 하고 넓직한 데크에 돗자리를 깔아 놓고 누워 하늘을 본다. 아내도 이런 야영장이라면 얼마든지 좋단다. 일찍 자려고 했는데 주변 가족들이 DMB를 켜 놓고 올림픽 야구중계를 보느라 열기가 뜨겁다. 환호성이 높은 것으로 봐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나보다. 주위에 멋있는 식탁이랑 주방 시설을 갖춘 전문 캠퍼들 모습과 캠핑카가 어떠냐고 아내에게 물었더니 멋있긴 한데 저렇게까지 돈 들이고 싶진 않다고 한다. 아이들이 다 커서 시집장가 가면 그때 집을 팔고 준기네 집에 주민등록을 옮겨 놓은 다음 부부가 함께 전국을 야영하면서 돌면 어떨까 하고 이야기 한다. 놀라운 생각이다. 가리왕산 휴양림은 야영하러 매년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가리왕산 휴양림 야영장이 그렇게 맘에 들었나 보다. 아이들이 일기를 쓰고 10시 반쯤 잠을 청했다. 한 10분 누워 있다가 더워서 샤워를 했다. 동네 목욕탕처럼 뜨거운 물이 나온다. 여자분들도 지내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이 휴양림 볼수록 맘에 든다.


자다가 일어나 찍은 반달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 맑은 하늘 가운데 반달이 떴고 구름이 빠르게 흘러간다. 반달이 이렇게 밝게 보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었다. 계곡에서 떨어져 약간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때문인지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야영장 기온이 따뜻한 편이다. 물론 아내는 서늘하다고 했지만 추운 느낌은 전혀 없다. 달빛이 아름다워 찍힐 것 같지는 않았지만 카메라와 삼각대를 꺼내 사진을 찍어 보았다. 30초간 조리개를 열어 놓아야 하는 측정치가 나온다. 30초 동안 구름이 달을 가리고 흘러간다. 역시나 갖고 있는 장비로는 무리. 더구나 50mm 표준렌즈 하나만 달랑 들고 온 터라 달도 손톱만한 크기로 찍혔다. 달밤에 체조하는 것도 아니고...피식 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은 모두 침낭 밖으로 나와서 자고 있고 아내도 침낭 지퍼 열어 놓고 발을 내 놓고 자고 있다. 덥긴 더운가 보다. 텐트 출입구를 네군데 모두 조금씩 열어 놓고 잤는데도 안에 이슬이 맺혔다. 데크가 넓어서 플라이를 통해 바람이 들어올 여지가 거의 없다. 밤 기온도 낮지 않아서 4면의 모기장만 남기고 출입문을 내리고, 플라이도 반쯤 열어 놓았다. 아침 늦게까지 잘 생각으로 다시 잠을 청했다. 

새소리에 눈을 뜨니 아침 5시30분. 상쾌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다시 잠을 청했다. 6시 반쯤 되자 아이들이 일어났다. 그래도 다시 잠을 더 자보자고 눈을 감았다. 7시쯤 아내가 일어났다. 준기를 데리고 가서 샤워를 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준기도 아주 좋단다. 아침은 닭백숙을 한단다. 남들 캠핑후기 읽어보면 죄다 먹는 얘기뿐인데 우리도 야영하면서 계속 먹기만 하는 것 같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니 비가 올 것도 같은데 다행히 10시를 넘기면서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그와 함께 캠핑장은 뙤약볕이다. 타프 폴을 280cm를 쓰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햇볕을 받은 타프는 가까이 가자 열기를 확 뿜는다. 남들 다 먹은 다음에야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침낭을 햇볕에 널어 말렸다. 텐트를 걷고 나서 타프 아래 누워있으니 옛날 느티나무 아래 툇마루에 누워 있는 것 같이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12시 조금 넘어 아내가 화암동굴에 가보자고 한다. 집과는 반대방향으로 30km를 더 들어가야 하는데 그래도 가보잔다. 아내 생일이니 그냥 하자는대로 가 보자. 남은 음식으로 점심을 먹는데 아내가 유니맘님이 쓰던 철판 하나 있으면 좋겠단다. 남은 음식 볶아먹으면 딱 좋겠다고. 흐흐, 이거 큰일 날 소리다. 가리왕산은 작은 돌들이 쏟아져 내리는 듯한 곳이 많다. 광산 개발의 잔재인가 보다. 오토캠핑장에도 산에서 흘러 내려온 작은 도랑이 있는데 물이 엄청 많았지만 광산 갱도 안에서 나오는 물이라고 몸에 닿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팻말이 붙어 있다. 그것만 아니라면 저 도랑에 앉아 있으면 하루종일 시원할 것 같은데..


얼음동굴 앞에 있는 돌무더기가 소원비는 돌이라고 얘기했더니 쫓아가서 하나 올리고 달려오는 준기

가리왕산 꼭대기는 구름에 휩싸여 있다. 올라가보고 싶은데 왕복 6시간이 넘는다는 말과 어제 등산하지 말라는 관리소 사람들 말에 입맛만 다시다가 짐을 꾸려 나왔다. 산악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계속 올라온다. 안내소 옆에 차를 대고 얼음동굴을 잠깐 보러 갔다. 지금 개발여부를 알아보려고 산림청에서 탐사중이라고 하는데 차가운 기운이 몰려 나와 자연에어컨이다. 잠시 열을 식히고 화암동굴을 향해 고불고불한 산길을 따라 정선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을 위해 궤도차를 타고 동굴입구로 올라갔다. 전체 길이 1.8km인 이 동굴은 옛날 금광을 하던 중 발견한 곳이라고 하는데 반짝이는 금이 아직도 바위 사이에 박혀 있다. 바깥은 30도 가까운 더위인데 동굴 안은 영상 10도 정도. 긴 옷을 꺼내 입고 서늘한 동굴을 구경했다. 예전같으면 어림도 없었을텐데 준기는 겁 내지 않고 동굴 구경을 잘 한다. 세월은 가고 아이가 크긴 컸나보다.


화암동굴안, 커다란 조개가 열렸다 닫혔다 하네요.
칭얼거리면 저 조개 안에 넣어놓고 간다고 준기를 협박(?)


마음이 부자인 숲여사 여러분, 금 덩어리 구경하시라고 찍어 왔습니다.


그리고 여자분들이 좋아하실 화려한 금 세공품


삼각대가 없어서 제대로 찍을 수 없었던 동굴 속 종유석

동굴구경, 박물관구경, 광산촌 구경까지 다 하고 나서야 집에 가자고 나서니 벌써 여섯시가 다 됐다. 38번 도로를 타니 고속도로가 따로 없다. 집까지 도착예상시간 9시 15분. 그러나 죽산까지 가서 저녁을 먹고 17번 국도를 따라 가야 할 것을 한 순간 판단잘못으로 3번 국도로 들어서 어렵게 어렵게 저녁을 먹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35분. 다행히 화암동굴을 출발하면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자라고 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활발하게 23층까지 잘 올라간다. 8월 마지막 주에는 유명산이 오라고 부른다. 혹시나 하고 걸어놨던 휴양관에 취소분이 나왔다. 이러다 휴양림에서 날밤을 지새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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