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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중미산자연휴양림_양평나들이

by 연우아빠. 2006. 3. 1.

중미산 휴양림과 양평에서 놀기 

2006.2.24~2.26(2박3일)

2004년 여름 우연히 용대 자연휴양림을 알게 되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엮여 나오는 자연휴양림의 매력에 빠져서
전국의 국유 자연휴양림은 모두 돌아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네군데(용대, 통고산, 덕유산, 중미산)를 갔다 왔고 이번 8월에 삼봉에 갑니다.
우리 가족 네 번째 휴양림 이야기입니다.


산림청에서 국민제안을 받는다 하여 작년 덕유산휴양림에서 느꼈던 것이 생각나 보내기로 했습니다.
밤하늘에 가족 별보기 행사, 지역 재래시장 연계사업, 나무나 임산물로 만들 수 있는 공예 체험 등을 보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우수제안으로 뽑혀서 산림청장님 명의로 된 공문도 받고 중미산 자연휴양림에 무료 숙박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2월 하순에 2박 3일간 양평을 다녀왔습니다.
몇일 전에 올리려다가 다유네 사이트 트래픽 초과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에 유니맘님의 멋진 글이 또 올라와 있어서 비교당할까 쪼매 걱정시럽습니다만 올립니다.^^


먼저 양평군 홈페이지를 사전검색해서 갈만한 곳을 찾아 대충 일정을 잡았습니다.(계획없이 출발하면 마눌님께 엄청 깨집니다. ^^ )


1. 우리 아이들 체험학습 : 바탕골예술관, 갤러리아지오, 중미산천문대

2. 구경할 곳 : 들꽃수목원, 용문갤러리
3. 잠잘 곳 : 중미산 자연휴양림
4. 마지막으로 중요한 이벤트이자 아내를 감동시킬 곳으로 힐하우스(칼질 하는 곳)에서 식사
* 고생하는 나의 동지(아내)를 위하여 좀 비싼 곳에서 입과 혀를 한번 호강 시켜주려고 한 것인데
처음엔 만세를 불렀던 아내는 다녀온 뒤에는 다시는 칼질하는데 가지 말자고 합니다.
그럴 돈 있으면 아이들에게 좋은 구경 시켜 주는 게 낫겠다고 하네요.
(아줌마의 생활은 미혼일 때와 이렇게 달라집니다)


일단 금요일 오후에 양평군청에 도착해서 문화관광과에 가서 양평군 관광안내지도를 구했습니다.
군청 공무원들이 참 친절해서 양평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습니다.
거기서 의외의 수확을 올렸는데 바로 양평 맛집지도입니다.
양평군내에 있는 특색 있고 맛있는 집을 표시해 놓은 지도랍니다.
 

두 지도를 바탕으로 다시 일정을 짰는데 첫날은 짐을 풀고 중미산천문대에서 별관측을 하고,
둘째 날은 양평의 동쪽을, 셋째 날은 양평의 서쪽을 돌기로 했습니다.


첫날(금) : 중미산천문대

요금이 너무 부담스러운데다가 아직 밤공기가 너무 차가워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아이들이 아홉 살, 일곱 살).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 예천의 나일성천문대도 다녀왔었지만 중미산 천문대는 비용이 좀 부담스러워 아쉬웠습니다.
옆집에 와서 묵은 분들은 천체망원경을 가지고 오셨더군요.

휴양림에서 별보기를 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으스스한 바람소리에 “호랑이 나온다”며 안나가겠다고 해서 결국 일찍 잤습니다.
계획과 실천이 일치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미리 알고는 갔지만 우풍이 심해서 아이들 꼭 안고 이불 푹 뒤집어쓰고 잤습니다.
다락에 올라가 자려고 하는 녀석들에게 "호랑이 온다"라고 겁줘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방은 절절 끓고 코 끝은 차가운 옛날 시골집 생각나는 집이었습니다.


둘째날(토) : 민물고기연구소 → 용문사 → 용문갤러리 → 바탕골예술관

민물고기 연구소는 홍천으로 가는 6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용문, 지제 방향으로 나가서 2km 정도 가면 있습니다.
아담하고 오밀조밀 잘 꾸며놓은 연구소 배치도 좋고 주차하기도 참 좋았습니다.

전시관을 무료로 볼 수 있는데 아이들도 참 좋아했지만 저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민물고기가 참 예쁘더군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야외에서 물고기 만져보기 체험도 할 수 있는데 봄에 다시 가 보고 싶습니다.
야외에는 자연스러운 물길로 만들어놓은 곳이 있어 아이들 데리고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의 아쿠아리움도 좋지만 양평의 경기도 민물고기연구소와 경북 울진의 경북 민물고기연구소도 참 좋아서
아이들이 있는 분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민물고기연구소의 민물고기 전시장, 경기도 양평


 
민물고기 생태학습관 내부




민물고기연구소 전시관 입구

용문사 올라가는 입구에서 맛집지도에 나오는 대나무통밥집(시루항아리)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대나무통밥 정식(1인 1만원)을 2개 시켜서 4명이서 먹었습니다.
주문할 때는 가격이 좀 부담스러웠는데 15가지 정갈하고 맛있는 반찬에 너무 맛있어서 비싸다는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너무 친절하셔서 다시 가고 싶은 집이었습니다.

용문사는 관광단지로 지정이 돼서 등산로 입구에 위락시설이 많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아이들과 군밤을 먹으면서 용문사에 올라 1,100년이 되었다는 은행나무를 보았습니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 앞에서 떠드는 중생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용문사 은행나무가 다 나오는 곳은 이렇게 먼 곳에...연우가 찍은 사진



얼음을 보더니 썰매끌어달라고 덤비는 준기

용문사를 나와 용문면사무소로 갔습니다.
면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용문갤러리를 둘러보려고 갔는데 토요일이라 문을 닫았더군요.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라도 구해서 주말에 보러오는 사람들에게 관람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쉬웠습니다.
내가 쉬면 남들도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못내 아쉽더군요.
할 수 없이 원래 일요일에 가려고 했던 바탕골예술관에 갔습니다.
 



바탕골미술관에서 만들기에 열중. 연우는 판화로 만든 티셔츠를 준기는 종을 만들었습니다.


바탕골예술관은 7시까지 운영을 하는데 체험학습은 6시까지 도착한 사람만 받는다고 합니다.
4시30분에 도착해서 딸아이(첫째)는 도자기공예품(초벌구이 도기에 유성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장식을 하는 것, 10,000원)과
판화로 티셔츠 프린팅(15,000원)을 하고 아들은 도자기공예품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티셔츠를 만든 딸아이는 너무 좋아하더군요.
체험학습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미술품 관람은 시간에 쫓겨 조금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7시 30분에 예술관을 나왔습니다.
비싸기는 하지만 안내하는 아저씨부터 체험학습 도우미 분들까지 모두 친절하셔서 좋았고
아이들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쁨과 경험을 준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낮에 한강변을 바라보며 힐하우스에서 밥을 먹고 싶었는데
결국 컴컴한 밤에 힐하우스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한강에 비친 아름다운 불빛들을 보며 2층 양식당에서 친절하고 기분 좋은 서빙을 받으며 조금 사치를 해보았습니다.
저녁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지 그 넓은 양식당에는 우리 가족만 있었습니다.

아내는 좋기는 한데 너무 비싸다며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10여년 만에 해 본 사치인데 역시 현실은 현실인가 봅니다.


셋째 날(일) : 이항로선생 생가 → 갤러리 아지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나가는 눈이 살짝 내렸고 상당히 추웠습니다.
아침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중미산 자연휴양림 등산로를 따라 산을 돌아보았습니다.
깊은 산속, 숲이 우거져서 그런지 메아리가 잘 생기더군요.
일곱 살 먹은 아들 녀석이 메아리가 무섭다고 제게 매달렸습니다.

중미산 서북쪽 가평 가는 길에 항일전사의 스승 이항로 선생 생가가 있다고 해서 지도를 보고 찾아갔습니다.
그 근처까지 갔지만 작은 길을 이리저리 헤매다 결국 찾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갤러리 아지오에서 유리공예를 해보는 연우



그리고 준기. 뒤에 잘 생긴 분은 강사 선생님.

시골 산길이라 길 표지도 드물고 초행길이라 찾기 어려웠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북한강을 따라 내려오다가 소리마을(간장게장정식)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2인분(15,000원 * 2)을 시켜서 먹었는데 7~80년대 가요를 틀어주어서 정말 편안했습니다.
12가지 정갈한 반찬은 짜지도 맵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절한 양념으로 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1인용 밥솥에 해 나오는 밥은 구수한 숭늉까지 먹을 수 있고, 친절한 서빙까지 해 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양평군청에서 심혈을 기울여 맛집지도를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근대교를 건너 남한강 남쪽변에 있는 갤러리 아지오는 유리공예 제품과 아프리카 작가들의 조각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1인당 만원을 내면 1작품씩 작은 유리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린 관계로 도우미 선생님께서 같이 만들어 주셨는데 목걸이를 만들어 가진 아이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실내외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두물머리 애벌레생태학교를 보려고 했는데 길도 막히고 날씨도 쌀쌀해서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왔습니다.
남쪽에서 강 북쪽을 건너다 보면 읍내에서 훤히 보이는 산기슭에 포사격 연습장을 만들어 놓았는지
황량한 산에 A, B 글씨에 원을 둘러놓은 표식이 있었습니다. 뭘까요?


참고
양평에 가실 분들은 양평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yp21.net)를 보시고 관광지도와 맛집지도를 미리 받아가지고 가시면
짧은 시간동안 더 좋은 행복을 느끼다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평을 돌면서 느낀 것인데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얼굴에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많다는 느낌도 들고,
반면에 빈집도 많이 보이더군요.
음식점에서 밥 먹을 때 땅 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지 옆에서 뒤에서 그런 이야기가 많이 들렸습니다.
강변을 따라 모텔이 제법 많던데요.
아이들이 "모텔이 뭐예요?"해서 "호텔에 못 미치는 곳이 모텔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힐 하우스를 배경으로

이 글은 다유네(http://www.dayune.com)에 올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