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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황정산자연휴양림에서 아버지 생신

by 연우아빠. 2016. 6. 5.

황정산자연휴양림에서 보낸 아버지 생신


2016. 6. 4~6. 5(1박 2일)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휴양림 여행은 물론 가족여행은 꿈도 못꾸는 상태가 되었다.


올해 아버지 생신 역시 집에서 보낼 생각이었는데

제수씨들이 고등학생 빼고 모이자고 해서 부랴부랴 휴양림을 알아 보았다.


다행히 사전추첨에서 당첨되지 않은 빈방을 선착순 예약하는 날이

지나지 않아 정말 다행이었다.


1년 동안 쉬었다가 예약을 하는 것이라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8인실 하나를 잡을 수 있었다.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느즈막히 출발했는데도 차들이 많았다.

집에서 청북IC까지 무려 2시간이 걸렸다.


그 다음부터는 안성에서 잠깐 막혔을 뿐

다행히 평소보다 1시간 반정도 더 걸리는 정도로 준수하게 황정산 휴양림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휴양림 들어가는 길이 생전 처음 와보는 길처럼 낯설었다.

이번이 세번째인데....



후기를 검색해보니 2~3년전에 왔었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6년전에 온 것이 마지막이었다.

세월 참 빠르다.



휴양림 다니길 뜸하게 한 사이에 황정산휴양림 입구는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을 해 놓았다.

예전에 울퉁불퉁 들어가던 길이 아니라 왠지 유원지에 들어가는 느낌은 살짝 아쉬웠다.

하지만 이렇게 편안한 접근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예약한 방에 들어와서 파노라마로 찍어 본다.

일체형 통나무 집이라서 많이 울리는 편이니 아이들이 뛰지 않도록 해 달라고

관리사무소 직원이 여러번 당부했다.


우린 이제 뛸 아이들이 없어요. ㅠㅠ




삼형제와 부부가 다 모였다.

저녁 먹기 전에 산책이나 하자고 해서 숙소를 나왔다.

숙소 드나드는 길에 놓인 디딤돌들.




우리가 예약한 연립동 숙소



경내에 핀 함박꽃(일명 산목련)

그러고 보니 계절이 산목련이 한창 피었다가 질 때구나.

휴양림을 열심히 다닐 때는 꽃이름도 많이 알고 식물들을 보며 계절이 움직이는 것도 알았는데...



물푸레나무 꽃.



2000년 이후에 개장한 국립휴양림은 초창기에 개장한 휴양림에 비해 경내가 좀 옹색하다.

하지만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이 정도 휴양림도 감탄을 자아내니 사람의 눈은 상대적인 것.



6년전에는 없던 계곡 탐방 나무 데크도 만들어 놓았다.



6년 사이에 나무도 많이 자라서 이제는 숙소동 대부분이 나무에 가려서 더 멋있어졌다.



계곡 옆으로 낸 산책로를 따라 밑으로 내려간다.

바위산이라 계곡물은 바위 아래로 흐르는 소리만 날 뿐 겉으로 보이진 않았다.

비가 온 지 매우 오래된 듯



휴양림 경내가 좁고 경사가 심한 편이라 청태산이나 대관령과 비교할 때 좀 옹색하지만

이렇게 해 놓으니 나름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작은 휴양림을 아기자기 가꾸느라 휴양림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그동안 애쓴 흔적이 보인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 숙소로 돌아왔다.



그동안 숲을 다니며 원없이 숯불바베큐를 해 먹었으니

이제 조용히 숙소에서 전기그릴로 고기를 구워먹을 요량이다.

이런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며 베란다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숙소에 음식냄새 베이는 것도 막을 겸...




널찍한 발코니를 보니 한참 휴양림 다닐 때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매트 가지고 올 걸" "그러게?"

"벌레 유인할 전등을 가지고 올 걸" "그러게?"

"야전침대랑 침낭 가지고 올 걸, 여기서 별 보며 자면 좋은데" "그러게?"

.

.

.

아, 우리의 여행감각이 무지 녹슬었음을 깨달으며 아쉬운대로 신문지를 깔고 저녁을 준비하기로 했다.

시원하고 청량한 바람이 우리를 어루만져준다.

머리 아프고 힘든 느낌이 바람과 함께 멀리 사라졌다.






먼 산을 바라보며 1년만에 휴양림의 맑은 공기를 느껴본다.



일요일 아침

아버지의 78번째 생신을 축하하는 케이크 절단식을 하고 다시 산책을 하러 나섰다.


6년전에 비해 야영장은 데크 숫자가 2배로 늘었다.



일요일 아침, 우리는 102번째 국립자연휴양림 여행을 확인하는 스탬프를 찍었다.

산책로 중간에 1개, 야영장에 1개 이렇게 2개가 있는데 이 곳은 야영장 앞에 있는 장소.



그런데 어떤 싸기지 없는 인간이 여기에 쓰레기를 넣어두고 갔다.

아마 아이들이 장난하다가 잊어버리고 간 것이겠지?

스탬프를 찍고 쓰레기를 들고 집하장에 갔다 분리수거통에 넣었다.



야영장 앞에는 이렇게 멋진 샤워장도 생겼다.



내부는 이렇게 깔끔하다.

다시 야영 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일어난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아내와 함께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겠다.



10여년전 우리 아이들이 그러했듯이

아이들이 다람쥐를 좋아라하고, 나비를 쫒아다니며 즐거워한다.

귀한 제비나비를 잡은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이 녀석 이름을 아니?"

"그럼요, 제비나비예요."


"오호! 대단한 걸. 아저씨 아들이 너만했을 때 제비나비 알을 키워서 제비나비를 산에 날려보내곤 했지."

"와! 정말요?"


"그럼! 그런데 너 이 제비나비 집에 데리고 갈거니?"

"아뇨! 이따가 집에 갈 때는 여기 놔주고 갈거예요."



"오호! 그렇구나! 제비나비가 다치지 않게 잘 데리고 다니렴"

"그런데 할아버지. 여기에 왜 제비나비가 많나요?"

"그건 여기가 숲이 좋아서 제비나비가 살기에 좋은가 보구나"

"아항! 그렇구나."

.

숲을 나와 장다리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우리는 각각 자기 집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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