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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용대휴양림과 속초여행

by 연우아빠. 2011. 8. 30.

용대휴양림과 속초여행

2011.8.26~8.28(2박3일)

야영 시즌은 하루하루 지나가고 주말부부가 된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 힘들다. 야영데크 예약했다가 취소한 것만 해도 벌써 몇주째인지...매년 한번씩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을 기회로 2박 3일 야영을 꿈꿨다. 게다가 주은아빠께서 솔바람 야영정모를 이번 주말에 한다고 하니 금상첨화다. 아니다, 꽃을 준비했는데 비단 밥상을 차려 주신 거로구나.

지난 여름휴가 야영 때 바닥 때문에 허리가 좀 불편했다는 아내. 하긴, 2007년 야영장비 공동구매 때 장만했던 것이라 많이 쓰긴 했다. 이 때 눈에 들어온 쟈칼 자충식 에어매트. 개당 가격이 5만4천원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뭔가 약점은 있겠지만 확 땡기는 가격. 아내와 연우가 쓰도록 2개를 사고, 기존 발포매트를 두겹으로 쌓으면 냉기차단과 쿠션 보강이 되겠다 싶어 샀다. 화상대화를 통해 확인해 보니 아내와 연우가 좋다고 한다. 이때 직장 후배가 보내 작명해 줘서 고맙다고 보내준 상품권이 도착했다. 에라 모르겠다. 2개를 더 사서 텐트 바닥을 딱 채우자. 아파트 난방이 긴가민가한 간절기 때 집에서 써도 되고, 아이들 백두대간 갈 때 비박용 매트로 써도 되고, 나중에 부부끼리 여행 갈 때 가지고 다녀도 좋겠다 싶다 2개를 더 샀다.


8.26(금)

목요일 회사일과를 마치자마자 금요일 오후에 반차를 내고 집으로 올라왔다. 오전에 건강검진을 마치면 하교를 한 아이들을 데리고 용대 오토캠핑장으로 갈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애들 하교시간은 오후 3시 반. 오후 3시 이후에 자동으로 해지되어 버리는 범우주적으로 독특한 국립자연휴양림의 야영예약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가 예약한 데크는 자동으로 날아가는 시간이라는 얘기. 휴양림에 전화를 했다. 모레 우리 동호회에서 오토캠핑장 모조리 예약했는데 우리 가족은 오늘 들어가서 야영하려고 한다. 7시까지는 도착할테니 다른 사람 주지 말고 비워달라. 결제하고 싶어도 휴양림에서 결제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으니 이 정도는 해결해 줘야 하지 않는가?라고 사정했더니 동호회에서 몽땅 예약했다는 말에 7시까지는 비워 놓을테니 그 전에 꼭 오란다.


용대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데크 12개, 넓은 공터, 다른 구역과 격리된 공간독립성이 뛰어나다.
동남향이라 여름에 그늘도 많고 적절하게 말릴 수 있는 햇볕도 잘 든다.



아이들 데리고 출발한 시간은 4시가 약간 안된 시간, 길이 거의 막히지 않아 6시 반쯤에 휴양림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은 늘 아침 늦게 출발해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많았고, 준기가 속초를 꼭 가보자고 해서 좀 무리를 했다. 그러나 사전예약 때 3개만 비어 있던 데크는 12개 중 4개만 사람들이 있어서 사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오토캠핑장은 계곡 경사가 완만해 물소리도 그닥 크지 않아 물가에 있는 야영장이지만 밤에도 조용한 편이었다. 7년만에 다시 온 용대 휴양림. 차창을 내리자 7년전 그때처럼 서늘하고 상쾌한 공기와 숲 냄새가 온몸을 휘감는다.

 
“잘 왔어요! 여러분. 아기들이 이제 많이 자랐군요”


엄마가 아침을 하는 동안 열심히 들여다보는 준기



숲은 이렇게 속삭였겠지만 공사 중이라 그런 지 좀 황량한 느낌을 주었다. 이 숲은 우리 가족이 다유네와 솔바람의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해준 계기가 된 곳이다. 최근 7년간 우리 가족의 여행문화를 완전히 바꿔 놓은 멋진 곳. 7년전을 생각하며 덜컹덜컹 숲길을 올라가 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 이 숲에서 시작해 다시 돌아오는 사이에 우리 가족은 국립휴양림을 84번 여행했다. 

땅거미가 깔리기 전 얼른 사이트 구축을 마치고, 저녁을 먹어야했다. 늦은 시간이라 밥을 하기에는 너무 지체될 것 같아 7시 반쯤 사이트 구축을 마쳤다. 사람의 왕래가 주말에만 겹치는 곳이라 그런지 8시쯤이 되자 대부분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홍천 가는 방향으로 더 내려와 문을 연 집을 찾아 황태구이와 황태해장국으로 저녁을 먹었다. 식객에서 본 황태구이의 본고장에 왔다는 게 기분 좋은 듯, 준기는 식사시간 내내 황태얘기가 그칠 줄 모른다. 남은 음식을 싸달라 해서 캄캄한 휴양림으로 돌아왔다.

9시가 되자 야영장 가로등이 나갔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정기 건강검진 때문에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 다녔기에 잘됐다 싶어 일찍 자기로 했다. 아내와 연우는 벌써 잠들었다. 준기랑 둘이서 이를 닦고, 너무 더워서 등목을 했다. 아들 녀석이 조금 자라니까 이런 것도 시킬 수 있구나. 흐흐. 사이트 구축하느라 흘린 땀을 깨끗이 씻고 나니 너무 좋다.

밤 10시쯤 되었을까? 이웃 데크에서 자동차 문을 열어놓고 온 산을 빵빵 울리는 오디오를 가동하는 매너 없는 야영객 한팀. 눈을 붙일 수가 없어 밖에 나가 꺼달라고 요구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이 아저씨는 예약 없이 들어온 모양이다. 다음날도 마냥 데크에서 죽치고 있었다. 동네 주민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듯 하다.)

주말에 비 온다는 예보가 주중에 계속 나왔지만 사이트 구축할 때 아주 잠깐 이슬비만 뿌렸고 하늘에는 별이 총총히 빛나는 날씨. 간간히 구름도 지나갔지만 달이 없는 밤이라 하늘의 별은 손에 잡힐 듯 하얗게 쏟아진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가는 휴양림마다 덥다. 용대 역시 여름 침낭을 펴서 덮었는데 더운 느낌이 들어서 배만 살짝 걸치고 잠을 청했다.


8.27(토)

8시간 동안 개운하게 잘 자고 눈을 떴다. 쌀을 씻는 사이 작은 다람쥐 한 마리가 이쪽 데크, 저쪽 데크를 돌아다니다 우리 데크 앞으로 왔다. 사람을 보고도 숨지 않는 걸 보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사람 관찰을 한다. 아내는 정선에서 산 된장으로 맛있는 찌개를 끓였다. 몇 주만에 산속에서 다시 맛있는 아침을 먹고 주은아빠에게 연락한 뒤 속초 아바이마을 구경을 나섰다.


6.25때 실향민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아바이 마을


요즘은 어디를 간다고 하면 준기는 그 지역 지도를 샅샅이 훑어보고 가고 싶은 곳을 제안한다. 이번에는 6.25때 피난민들이 몰려와서 만든 아바이 마을을 보고, 아바이 순대도 먹고, 띠배도 타보자고 한다. 허영만님의 <식객>을 줄줄 꿰고 있는 준기. 책과 현실을 연결하면서 이제 갈수록 가보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맛보고 싶은 것도 많아진 아이.


북청아바이순대집에서 맛 본 오징어 순대와 아바이순대. 아이들에게 환상적인 칭찬을 받았다.


얼음 그릇에 내 오는 물회.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 
국수사리를 따로 내 준다.


북청아바이순대집 앞. 벽에 천사와 악마 날개를 그려 놓고 이런 사진찍기를 한다.


초 갈 때는 미시령 터널로, 돌아올 때는 미시령 옛길을 이용하기로 했다. 북청아바이순대 집에서 맛있는 순대와 얼음물회를 먹고, 띠배를 타고 건너동네로 갔다. 띠배를 타는 손님들에게 운행하는 영감님이 젊은 남자들은 가만있지 말고 고리를 걸어 띠배를 당기는 걸 도우라고 야단을 친다. 돈 받고 탄 손님에게 일시키고...ㅋㅋ .. 한 젊은 친구가 같이 당기는데, 영감님이 나더러 왜 안하냐고 다그친다. “아! 나도 젊은이였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고리를 잡고 당기려고 하는데 준기가 자기가 한번 해 보겠단다. 요령을 몰라 삑사리를 내니 영감님이 “아기는 말고, 젊은 아빠가!”라고 야단친다. 줄을 당기면서 “줄 당긴 사람은 100원 깎아주세요!” 했더니 들은 체 만 체 한다.


석호인 청초호를 둘러싸고 발달한 속초. 멀리 설악산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


마치 거대한 대륙이 하나 있는 듯,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 듯한 착시 현상을 불러 일으키는 낮은 구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가을동화>로 이 마을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맛있는 얼음과자 하나씩 먹고 조금 걸어 올라가 중앙시장 구경을 갔다. 속초의 모습이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설악산과 어우러져 참 아름다워 보인다. 닭시장 안에서 말로만 들었던 만석닭강정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집 닭강정을 먹으려면 현금 결제 대기 1시간, 카드결제 대기 45분이라는 놀라운 포스를 작렬한다. 골목 안에 다른 닭강정 집도 여럿 있었지만 이 집만 줄이 줄줄이 길게 늘어섰다. 식었을 때 다른 집과 더 차별화된 맛이 있다는 집. 인터넷으로 ‘속초’를 검색하면 설악산보다 먼저 이집이 나온다나 어쨌다나. 요즘은 속초에 와서 이 집 닭강정을 먹지 않으면 속초여행을 한 게 아니라는 낭설까지 퍼진다고.


띠배를 타고 청초호를 건너는 모습. 다리가 생겨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 배를 탈 것 같다.
  


띠배를 움직이는 동력은 바로 사람의 힘. 젊은이는 힘을 써야 한다니깐!



속초 중앙시장 닭집골목으로 가는 중. 깨끗하게 만들어 놓아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장



속초를 평정한 만석 닭강정. 엄청난 인파 때문에 주변 집은 대부분 파리만 날릴 지경
편중성이 너무 심한 듯한데 궁금해서 한번 줄서게 만드는 집.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 가운데 몇몇 아주머니들이 뒤에서 궁시렁 거린다. 
더운데 손님들 줄 세워놓고 자기들만 대형 선풍기 틀어놓고 일한다는 투덜거림.
한동안 그냥 듣고 있다가 결국 한소리 해버렸다.(나 원래 소심해서 이런 짓 잘 못하는데...)

- 선진국에서는 일하는 사람이 우선이다. 여기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놀러온 사람들이고, 저기 일하는 사람들은 놀러도 못가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수요가 많으면 공급자가 우선이다. 

- 선풍기를 줄 서 있는 손님 쪽으로 틀면 시장골목의 먼지를 이 동네 닭집 전체가 뒤집어쓰게 된다.
- 선풍기를 손님 쪽으로 돌리면 일하는 사람들이 더워서 땀 흘리게 되면 음식에 땀이 떨어질수도 있고 더위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 컨디션 나빠지면 음식 맛도 나빠진다.


아주머니들은 그래도 이렇게 손님들 벌 세우는 나라가 어딨냐고 반박을 하길래, “선진국일수록 유명한 집은 그렇다. 그리고 손님을 어떻게 관리할거냐는 것은 파는 사람 맘이다. 살지 말지 선택하는 것은 고객의 맘이고”라며 다시 되받아쳤다. 다른 사람들은 기다리기 싫으면 그냥 가면 되지 않냐고 한마디씩 하니 마지못해 입을 다문다(대구 내려 오면서 보니 KTX 기차안에서 일본에 유명한 스시집 소개가 나오는데 몇시간을 기다려서 먹는다는 집을 소개한다). 이 집은 9월부터는 다시 택배판매를 한다고 한다.

내가 줄 서 있는 동안 아내와 아이들은 시장구경을 하며 문어 데친 것도 샀다. 주은아빠에게 전화해 보니 다들 도착했다는 연락. 그래도 미시령 터널 대신 옛날 도로를 가보자는 준기. 7년전 일곱 살, 다섯 살 어린 연우와 준기를 데리고 넘었던 미시령 옛길은 구름 속에서 절경을 우리에게 살짝 살짝 보여 주었다. 건너편에는 구름을 이고 있는 멋진 울산바위가 동해를 바라보며 우뚝 솟았다. 미시령 터널이 주통로가 된 다음에는 사람들 왕래가 거의 없는 듯, 정상에 있던 주차장도 폐쇄된 상태. 

야영장을 가득 채운 반가운 얼굴들과 악수를 하고, 예상치 못했던 철호동건 아빠도 동참한 사실을 알았다. 너무 반가운 사람들, 변함없는 모습. 캐노피 아래에서 둘러 앉아 가볍게(?) 한잔들 하고 계신 모습. 6시에 모여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타프를 치고 자리를 정리했다. 저녁준비 하기 전에 남자들 몇은 계곡으로 내려가 알탕 한번 해 주시고..


아, 정말 오랜만에 모인 단체 야영정모


처음 오신 대구의 태윤네 가족(성영이 친구 가족)도 인사를 했다. 성영이와 태윤이는 단짝인 듯 찰싹 붙어 다닌다. 작은 화로대를 꺼내 숯불구이를 준비하던 수람아빠는, 산악회에서는 밥 받는 군번인데 어쩌다 고기 굽게 됐다고 해서 다를 빵 터졌다.

유니맘님, 나윤맘님, 준석준영맘님이 내려 놓은 장비와 음식은 “역시!” 라는 감탄사가 다시 나오기에 충분. 대형 식탁과 맛있는 음식들이 가족들을 부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 가지씩 맡아 척척 내 놓는 즐거운 야영모임. 10년 지기처럼 자연스럽게 물 스며들 듯 분위기에 섞여가는 모습에서 좋은 이웃은 세월의 간격을 쉽게 넘어 버렸다.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이 넘치고, 정이 넘치고, 잔도 넘치고, 웃음도 넘치고..


철호동건 맘님께서 즉석 사진으로 아이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고....



저녁을 먹고 난 자리는 자연스럽게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자리가 나뉘었다. 여자들은 타프 아래 식탁에서, 남자들은 타프 바깥에서 접이식 의자에 걸터앉아 굽고 돌리고...2007년 청옥산에서 처음 야영정모를 했을 때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그날 산하아빠가 타프라는 것을 처음 보여주었다. “저거 하나 있으면 비가 오더라도 정모할 때 지장이 없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준비했던 타프는 정말 오랜만에 우리 모임에 써먹을 수 있었다.





음식준비에 바쁜 어른들과...



저녁을 기다리는 아이들.


배달은석님이 준비한 포도주는 맘님들의 열광적 환영을 받고, 수람아빠와 철호동건 아빠의 한마디 한마디에 다들 쓰러졌다.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의 변화에 대하여, 우리들의 노년 모습, 함께 하지 못한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와 전화가 이어지고...

예전에 재미있었던 우리 모임과 여행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말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너무 반가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밤은 깊어가는데 술은 술을 찾아 자꾸만 국제화되어 간다. 막걸리에서 시작해 소주로,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들을 위해 보드카가 등장하고. 조명을 끄자 하늘에 별이 쏟아져내리는 환상적인 여름하늘을 감상하며 새벽1시까지 자리를 이어갔다.

내일을 위해 이만 잠자리로 가자는 말에 아쉬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내일 아침에 누가 먼저 일어나서 청소를 할까 하고 웃으며 각자 텐트로 들어갔다.



사진 그만 찍고 밥 빨리 주삼!
 



타프 아래에 모인 맘님들과 ....



남자들은 따로 이렇게...
시원한 하늘이 좋아요! 그리고 원샷!




8.28(일)

주은아빠와 성영아빠가 청소하는 소리가 들린다. 6시 정도 된 듯.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 저녁이었지만 의외로 쓰레기는 조금 밖에 나오지 않았다. 50리터 봉투 1장으로 충분한 양.

주은아빠, 성영아빠, 수람아빠...몇이서 설거지 하러 취사장으로 갔다. 용대 야영장은 좋은 자연조건에도 불구하고 부대시설이 참 빈약하다. 딸린 데크가 16개인데 화장실은 달랑 1개, 취사장은 오래전부터 고장 난 듯한 수도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많은 가족이 오니 식사는 한끼에 3번은 차려야 한다. 아이들 한번, 남자들 한번, 여자들 한번 이렇게 3번은 기본이 된 식사준비. 어제 다람쥐가 다시 나타났다. 주은이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숨었다가 다시 나타난다.

배달은석님이 커피 콩을 갈려고 커피분쇄기를 꺼내자 준기가 신기한 듯, 자기도 해보고 싶단다. 재미있는 듯 3번을 계속 갈아본다. 커피콩 향기가 구수한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아침식사 후 설거지하고 탁족하며 반주를 즐기는 술바람 팀과 알탕을 하러 간 몇몇. 그리고 맘님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아래쪽 너른 물놀이 터로 이동.


모든 맘님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은 배달은석님의 와인 서빙


유니맘님, 나윤맘님, 준석준영맘님 계속 점심식사 준비를 하시느라 땀을 흘렸다. 라면 3번, 오골계 1번, 닭죽까지 점심을 다섯 번이나 차려주시느라 고생했다. 술바람 팀과 떨어진 주은아빠는 점심 설거지를 혼자 한 주은아빠. 옆에서 잠깐 도와주다 보니 정말 작은 생쥐 한 마리가 벌건 대낮에 취사장 주변을 탐색하고 다닌다. 사람이 다가가도 전혀 겁을 내지 않는다.

뙤약볕에 철수하는 짐을 정리하느라 땀을 흘리는데 주은아빠가 계곡 아래에서 부른다. 계곡으로 내려가 차가운 계곡물에 잠수. 처음 두 번은 차가웠지만 세 번째 부터는 몸에서 열이 나면서 따뜻했다. 철수 준비하느라 땀에 쩔은 몸이 순식간에 날아갈 듯 가뿐한 느낌. 아래쪽 물놀이터에는 3미터 정도 되는 깊은 구역도 있다고 한다. 거기에서 배달은석님은 스노클링을 하고, 그 모습을 보니 수영복을 가져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용대는 연령대에 따라 놀 수 있는 물 깊이를 골고루 갖춘 좋은 계곡이다.

타프를 접는 동안 도마뱀 한 마리가 데크 위에 올라왔다.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느긋하게 이리저리 움직인다.

내일 출근 때문에 오늘 중으로 대구를 내려가야 하는 탓에 오후 3시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용대휴양림을 떠나 집으로 향했다. 밤 12시가 다 되어 대구에 도착했다. 무척 힘들어야 정상인데 몸이 참 맑고 깨끗한 느낌, 솔바람은 건강한 바람이다.

용대휴양림 리모델링 작업이 빨리 끝나서 좋은 휴양림으로 다시 사람들에게 되돌아오길 기대한다.


말리려고 널어 놓은 텐트 위에 살포시 출몰하신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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