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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제주여행_넷째날

by 연우아빠. 2007. 5. 28.

절물휴양림, 성산일출봉, 그리고 미로공원   2007.5.23~5.26(3박4일)

5월 26일, 절물휴양림, 성산일출봉, 그리고 미로공원



절물오름 올라가는 길은 숲터널이라 시원합니다

눈을 뜨니 새벽 5시 30분, 일출을 보고 싶었는데 하늘에 구름이 많다. 아침을 앉히고 아버지와 함께 절물오름에 올랐다. 700미터가 조금 안되는 낮은 오름이지만 동쪽으로 성산일출봉 북쪽으로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 멋진 곳이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이들이 벌써 일어나서 밥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어제 청해일에서 가지고 온 생선구이와 맛있는 죽, 그리고 밥을 해서 맛있게 푸짐하게 먹었다. 아침을 먹고 오전에는 이 좋은 휴양림을 그냥 나갈 수 없다고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절물오름에 다시 올라갔다. 절물휴양림은 제주시에서 가까워 그런지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엄청나게 들어오고 입장객들이 끝없이 밀려와서 부산하다. 어제 한라산 등산으로 다리근육이 뭉쳤을 수도 있고 해서 풀어줄 겸 여유있게 올라갔다. 1월에 왔을 때와는 달리 울창한 숲으로 변해 햇볕도 잘 들지 않는다. 새벽에 아버지랑 올라왔었다고 했더니 연우엄마가 어이가 없단다. 하루에 두 번씩 같은 곳을 올라오다니...뭐 어때, 숲이 좋은데....



절물오름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라산

오름에서 내려오니 아까보다 입장객이 더 많다. 안내 팜플렛을 보니 지압산책로 옆에 소나무 숲이 있어서 들어가니 엄청나게 넓은 소나무 숲속에 통나무로 만들어 놓은 놀이 시설이 가득한데 아무도 없다. 아, 내가 꿈꾸던 바로 그런 놀이터... 연우와 준기는 마냥 신이 났다. 햇볕도 잘 들지 않는 울창한 소나무 숲 속에 자연스러운 놀이기구가 가득한 이런 곳이 있다니, 소나무 숲은 숨바꼭질하기에도 좋다. 엄마랑 숨바꼭질한다고 뛰어다니며 숨느라고 야단이다. 통나무 놀이터와 더 안쪽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거의 두시간 이상 놀았다. 이 좋은 놀이터에서 두시간 밖에 놀지 못하고 이제 길을 나서야 한다니 아쉽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이 원시림이라면 절물자연휴양림은 스위스 같다. 사람손이 닿아서 아름답게 가꾼 곳이고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와 낮에는 소란스럽다.



절물휴양림 약수터 앞 놀이터



너무나 멋진 통나무 놀이터에서(삼나무 산책로 옆에 있음)



통나무 놀이터






통나무 놀이터 안쪽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



어린이 놀이터에서 보이는 환상적인 야영장



휴양림 연못에 핀 수련


삼나무 산책로

성산일출봉-해녀박물관-김녕미로공원-함덕해수욕장 코스로 관광을 하고 공항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차에 타자마자 준기가 또 소원타령을 한다. 붉은못허브팜 햄버거를 먹는게 소원이란다. 붉은못허브팜 지점을 네비게이션으로 찾아보니 김녕미로공원 근처에 하나가 있다. 할 수없이 1시간 걸려 찾아 갔는데 공단으로 바뀌어 있다. 114에 물어봐도 구좌읍에는 그런 곳이 없단다. 시간만 낭비하고 일정만 틀어졌다. 날씨가 너무 더워 일단 김녕미로공원으로 가서 시원한 것을 사 먹으며 미로찾기에 나섰다. 최근에 서귀포에도 미로공원이 하나 생겼다. 남자끼리 한조, 여자끼리 한조해서 누가 먼저 종을 치는가 내기를 했다. 준기 따라 갔더니 4분정도 걸려서 종을 치는 곳에 도착했다. 차례를 기다려 기념사진을 찍고 연우와 연우엄마를 찾으니 아래로 지나가고 있다.



아직도 길을 못 찾은 연우와 연우엄마(김녕미로공원)

잠시 뒤 연우와 연우맘도 올라왔다.



도착했어요. 땡땡땡...

이번에는 어른과 아이로 나눠서 하자고 연우가 조른다. 성산일출봉에 가야할 시간이 모자라지 싶은데 연우는 막무가내다. 한번 더 하는게 빠르겠다 싶어 출발했는데 5분 정도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더 하고 싶어했지만 아내는 “아버님이 성산일출봉 너무 가보고 싶어하신다”고 눈치를 준다. 아이들을 반 강제로 태우고 고속코스를 검색하니 1시간 5분 걸린단다. 시간이 너무 부족한데.... 차가 없는 길은 100km로 내달리고 왕래가 없는 신호등은 그냥 통과했다. 도착하니 오후 2시 10분. 40분만에 도착했다. 기온이 너무 높다. 공항을 찍어보니 1시간 10분 거리다. 그럼 3시에는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남은 시간은 50분.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가기 너무 가파른 것 같고 어제 한라산, 오늘 절물오름을 올랐으니 아이들에겐 무리인 것 같아서 고민이다. 일단 출발을 했는데 아버지께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더니 연우엄마가 중턱에서 연우와 준기를 데리고 놀고 있을 테니 아버님 모시고 다녀오란다. 속 넓은 아내가 정말 고맙다. 아버지랑 부지런히 올라갔는데 웬걸 금방 정상이다.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상에는 중국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기념사진 몇장 찍고 내려왔더니 그 사이에 연우는 다른 관광객들 사진 찍어 주느라 바쁘다.



성산일출봉에 오르신 아버지



성산일출봉 하산 길에 본 바다. 다시 제주도를 찾아오게 만드는 풍경 

오후 3시, 이웃에 있는 해녀박물관이랑 해수욕장을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담고 공항으로 향했다. 연우랑 준기 반친구들에게 줄 초콜릿을 한아름 사고 탑승장에 도착하니 비행기가 연착이다. 15분 늦게 출발한 비행기는 예정보다 5분 늦게 김포에 내렸다. 공항에 주차해 놓은 우리차에 갔더니 앞바퀴에 펑크가 났나보다. 바람이 완전히 빠져있다. 자동차보험에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 타이어를 교체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8시 30분. 힘들었지만 아이들에겐 좋은 여행이었나 보다.

“아빠! 제주도 언제 다시 갈 거야?” 연우랑 준기가 아빠에게 묻는다.

말은 못했지만...

‘얘들아, 아빠는 할머니랑 같이 가지 못해서 한편으론 슬프다’

* 이 글은 다유네(
http://www.dayune.com/)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