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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행

얼어붙은 청태산, 따뜻한 화로 같은 사람들

by 연우아빠. 2011. 1. 7.
2010.12.25~12.26 청태산자연휴양림에서



오랜 인연이 아름다운 사람들



청태산 휴양림 밖에는 눈발이 날렸답니다.
너무 추운 날씨라 그저 방 안에서 이바구만 열심히 하며 보냈지요.


추워! 추워! 추워요!!

2010.12.25~12.26 청태산자연휴양림 해송방/은방울꽃

상린이네, 은주네, 유진이네 그리고 우리


올해도 크리스마스에 네가족이 청태산 해송방에 모이기로 했는데 기온이 급강하한다. 눈이 있어도 썰매를 타기에는 너무 춥지 않을까 싶은데 아이들은 그래도 기대를 잔뜩하며 이 날을 기다렸다. 10살이 넘은 아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아빠 엄마의 선물이 아니라 산타의 선물을 원하는 연우와 준기.

 

24일 밤 집에 도착하기 전 산타의 선물을 받아 집으로 들어갔다. 산타는 어째서 이렇게 일관성 없는 선물배달을 시키는가?

 

토요일 아침,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서 산타의 선물을 발견하고는 너무 좋아라한다. 멕시코에서 보물찾기와 독일에서 보물찾기 그리고 과자들. 이건 어린아이들에게나 어울리는 선물이 아니던가? 나는 산타의 유치함을 타박했다.

 

청태산 가는 길에 꼭 들르는 심순녀찐빵집. 빵을 사서 청태산에 도착하니 다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우르르 몰려 들어가고 날씨가 너무 추우니 밖에서 뭘 하기에는 몸이 움츠러든다. 잔디광장에는 얼음이 살짝 깔려 있고 눈이 없다. 출입금지 경고.

 

은주아빠는 여행동호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친구를 만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여행기만 올리는 동호회는 그런 면에서 많이 섭섭한 환경.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여행이 어른들 즐거움에만 너무 치우쳤다는 반성을 해 본다.


은주와 승환이는 7주간 뉴질랜드에 가서 그곳 공립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유진이는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었고 연우도 해가 바뀌면 중학생이 된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긴긴 시간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한 덕에 마치 사랑방에서 이불에 발을 집어 넣고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던 옛날이 생각이 나는 여행이었다.


은주아빠가 일요일 오후에 방을 쓸 수 있게 잡아 놓아서 저녁까지 해 먹고 8시 조금 지나 출발했는데 집에 도착하니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너무 추워서 야외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돌아온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