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기대했던 대상 수상

연우아빠. 2016. 5. 14. 23:44

2016. 5. 8.



2014년 딸아이가 다니던 학교에 온 공문 한장

<동학농민혁명기념문화제> 개최와 <황토현 전국가족역사퀴즈대회> 참가를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그 공문 한장을 계기로 

지난 2014년부터 이 행사에 참석해 왔는데

딸 아이는 고등학교 1, 2학년 때 각각 은상(정읍시장상)과 금상(전라북도 도지사 상)을 받았다.


이제 고3이라 갈 일이 없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신입생이 된 아들이 

자기도 꼭 가서 우승을 해 보고 싶단다.


그게 사람 맘대로 되나 싶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은 했다.

늘 묵던 내장산 안쪽 한일장에서 숙박을 했다.

여전히 내장산 야영장은 사람들로 북적 거린다.



오전 9시가 되기 전에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했다.

토요일에도 동학농민혁명 기념제와 관련해서 혁명전적지를 답사하는 행사가 있는데

우리는 2년전에 돌았던 관계로 이번에는 신청하지 않고 근처에 가보고 싶었던 다른 유적을 돌았다.



신청 가족들이 하나 둘씩 전국에서 모여 들었다.



경제가 어렵다더니 올해는 신청자가 많이 줄었다.

105가족 378명이 신청을 했다고 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시도에서 골고루 참가자들이 왔다.




아들 녀석은 나도 예상하지 못한 선전을 거듭했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아들은 <백범의 꿈>이란 이름으로 참가해 예선을 통과했다.


본선은 한 문제를 틀리면 바로 탈락하는 넉다운 방식.

하나 하나 탈락 가족이 늘어나고 주최측은 자리를 새로 정리했다.


미신이기도 하겠지만 왠지 자리를 옮기고 싶지 않았다.

작년에도 자리를 옮기고 바로 탈락했다는 기억도 작용을 했고....


마침내 4가족이 남았다.

마지막 문제는 정읍지역 사람들이 많이 익숙한 인물을 묻는 문제였다.


임진왜란 당시 이 지역 선비 두사람이 전주사고의 왕조실록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보관함으로써

전쟁 후 5군데 사고로 복간해서 분산 수장할 수 있었는데 그 두 선비의 이름을 묻는 문제였다.


순간 "헉!" 하는 비명이 목구멍에서 올라왔다.

전주 경기전에 갔을 때 본 기억은 있는데 도무지 사람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 녀석이 휘리릭 답을 쓴다.


"너 답을 알어?"

"응!"

"어떻게?"

"응, 초등 6학년 도덕시간에 배웠어?"
"4년전에 배운 것을 기억해?"

"이름이 조금 헷갈리기는 한데 안 고칠 거야. 즉시 떠오른 이름이 답일 가능성이 높아!"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됐다. 하긴 이 답을 알 사람이 이 네가족 중에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며 답을 들었는데

두 가족은 쓰질 못했고, 다른 한 가족은 쓰긴 했지만 답이 아니었다.

마침내 아들 녀석은 원하던 우승을 차지했다.


대상인 교육부총리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제 이 먼 길을 당분간 안와도 되겠구나?" 라고 말했더니

"엉? 아빠, 2연패도 있는데...." 이런다.


하하하!!!

우리는 부상으로 지역 농산물인 귀리 한포대를 받았다.

아버지는 손자의 우승이 무척 기특한 듯 너무도 좋아하셨다.


우리 가족에게 좋은 여행 추억을 남겨준 정읍의 동학농민혁명긴념제가

내년에 50주년이 된다. 

앞으로 100년 200년 오래 오래 계속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