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여행

덕유산 자연휴양림

연우아빠. 2015. 5. 17. 18:40

10년만에 찾은 덕유산자연휴양림(2015. 5. 6)


5일 저녁, 네비게이션 말을 듣지 않고 길을 잘못 들었다.

지곡 TG를 나와 곧장 휴양림으로 향했으면 해지기 전에 휴양림에 도착했을 것을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지곡 TG를 지나쳐 먼길을 돌아갔던 것.


게다가 서상 TG를 빠져나갔다가 덕유산 능선을 넘어 가는 길에 들어섰다가

연료가 간당간당해 주유소를 찾아보니 다시 TG 근처로 되돌아 온 것.


연료를 보충하고 고속도로를 따라 덕유산 쪽으로 가기로 하고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이렇게 1시간 가까이 허비해 결국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 일보직전에 휴양림에 도착해서

산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6일 아침, 검은등뻐꾸기 소리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나 머리가 너무 맑고 몸은 개운하다.

연립동 숙소를 나와 산책로를 따라 길을 걸었다. 예전에 연립동 숙소는 가운데 칸막이가 없어서 두 가족이 연립동을 예약하면

가운데 마루에 나와서 함께 식사도 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제는 칸막이를 해 놓았다.



국립휴양림 여행을 시작했던 두번째 해에

여름휴가를 어디서 보낼까 하다가 호남지방을 가보지 못했던 우리 가족이 선택한 첫번째 호남여행지가 바로 여기였다.

이 휴양림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여름휴가를 보내기로 예약을 했는데

2005년 기록적인 폭우로 무주 일대가 물바다가 되었던 그때가 어제 일 같다.  



숲속의 집 옆에 야외 마루와 식탁, 그리고 편안하게 누워 책을 읽을 수 있는 벤치가 있다.




옛날을 생각하며 울창한 숲길을 걸어 간다.



우리가 예약했던 산막은 이제 사라지고, 전체적인 모습은 변하지 않았지만 많은 부분이 조금씩 바뀌었다.



10년전에도 감동을 주었던 독일산가문비나무 숲은 위대한 생명을 바라보는 감동을 준다.

그때 없었던 데크 길이 생겨서 좀 더 편안하게 울창한 가문비나무를 즐길 수 있다.

현재 이 숲에 있는 가문비나무 가운데 가장 큰 나무이다.

가슴둘레 256cm, 지름 81cm, 높이 30m인 100년 가까이 된 가문비나무



어떤 파노라마 사진도 현장에서 본 모습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여름에 여기 온다면 야전침대를 놓고 드러누워 책을 읽으며 한여름을 보내고 싶다.

해발 800m가 넘는 고지대에 있는 이 숲은 달리 설명할 수 없다. 

1920년대부터 조성한 독일 가문비나무 숲은 직접 보는 것만이 느낌을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일 듯.



휴양림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는 임도 산책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이다.



중간에 야생화 꽃밭을 만들어 놓아서 꽃이 필 때 보면 정말 좋을 듯



계곡을 건너 야영장과 임도를 오갈 수 있는 사잇길이 아름답다.



우리 아이들이 10년전에 작은 보트를 저으며 놀았던 계곡 속에 작은 웅덩이는 그대로 있다.



폭우에 침수된 산막에 들어갈 수 없어 휴양관에서 좁게 끼여서 잤던 건물도 그대로 있고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온 가족이 보인다.



10년전 한밤중에 깨어 화장실에 가다가 보았던 어마어마한 별빛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산림청에 별빛보기 제안을 해서 무료 숙박권을 받았던 바로 그 장소.

그때도 아름다웠찌만 그때보다 훨씬 더 예쁘게 다듬어 놓은 길이 흐뭇한 미소를 불러온다.



지역마다 휴양림이 있지만 덕유산휴양림은 천혜의 조건에 관리하는 사람들의 부지런함을 보탠 것 같다.

  


어디를 둘러봐도 예쁜 그림엽서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저 아래 쪽에 야외 식탁이 있는 곳은 이 휴양림에서 야외 숯불구이를 허용하는 유일한 장소

휴양림 여행 초기에는 우리도 숯불구이를 꼭 해먹었지만 지금은 그냥 아름다운 풍경과 숲의 향기가 오래 남기를 바란다.



경사가 급한 길을 따라 숲속의 집이 줄지어 서 있다.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안정감을 준다.



10년전 폭우 피해 때 흙탕물로 변했던 사방댐 아래 물놀이장은 여전히 그대로 있다.

여기에서 SBS 8시뉴스 취재팀이랑 인터뷰를 했었는데...

흙탕물로 변한 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잘 놀았었다.



예전에는 없던 숲속수련관. 너무 훌륭한 건물이라 일부러 행사를 만들어 찾아오고 싶다.



아침을 먹고 가족 모두를 데리고 독일 가문비나무 숲으로 올라왔다.


하늘을 향해 20m 이상 쑥쑥 자란 가문비나무. 


시간이 멈춘다면 그냥 이 숲에 영원히 머물고 싶은 웅장한 숲.


임도를 따라 난 작은 개천에는 수많은 올챙이들이 자라고 있다.



국립휴양림 야영장 가운데 손꼽히는 입지를 자랑하는 덕유산야영장.

예전에 없었던 가장 현대적인 취사장, 화장실, 샤워장을 새로 만들어 더욱 많은 사람이 찾는다.

그래서 예약하기 더 어려워진 야영장.


욕심 같아서는 120km가 넘는 덕유산 능선 가운데 있는 선인봉(해발 1,056m)을 올라가보고 싶었으나

다음 목적지 때문에 점심 때가 다 돼서 휴양림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