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설렁설렁 구로 올레길 걷고 온 이야기

연우아빠. 2014. 4. 14. 16:14

2014.4.13(일)


은주네와 유진네의 구로 올레길 걷기에 살포시 얹혀가는 "수동형 이웃" 모드로 일요일날 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가볍게 수영 1km를 하고 일찍 잠든 덕분인지 일요일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밀린 EBS 다큐프로그램을 보며

아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렸습니다.




10:00 정각, 천왕역에서 만나기로 하였으나, 15분을 지각하여 먼저 오신 분들의 시간을 잡아 먹고 말았습니다.

이 날로 만난지 만 17년이 된 아리따운 여성께서 이젠 완전 아줌마 스타일로 자리를 잡으신지라 말을 해도 별로 효과가 없어서

요즘은 그려려니 하고 살려고 합니다. 


어쨌거나, 따뜻한 날씨에 은주네, 유진네, 상린아빠, 우리 부부 일곱명이서 설렁설렁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곳은 서울수목원 근처였을텐데 장소 이름은 기억에 없습니다.

함께 뭘 하는 게 중요할 뿐, 다른 디테일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기차가 한번 다닌다는 기찻길을 걸어서 도착한 곳이었습니다. 



성공회대학교를 지나서 다시 올레길 안내 표지판을 만났습니다.




여기는 부천 식물원인 듯.. 튤립을 색깔별로 깔맞춤해서 심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제일 아름다운 부분은 앞 부분이 아니라 사진 제일 윗쪽에 있는 남은 씨앗 전부 뿌려 놓은 듯한 알록달록한 밭이었습니다.

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주변 수목은 휑한 모습이지만 10년쯤 지나면 주변 풍경이 더 아름답겠지요?

동네 사람들이 참 많이도 나왔습니다. 인공 폭포는 주상절리를 모방해서 만들어 놓았더군요.




파노라마 사진으로 한번 돌려서 찍어보고.....




부천은 복숭아가 유명한 곳이라죠? 복사꽃이 참 예쁘게 피었습니다.

제가 억지로 졸업한 초등학교 교화가 복사꽃이었는데...제 어머니 고향 이름도 도화동(복사꽃 마을)이었습니다.




막걸리 다섯병, 김밥 8줄, 안주, 과일 다 먹고 도착한 식당 뒷편 산자락입니다.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오후 2시 좀 넘어서 도착했는데도 이렇게 손님이 밀려오는 식당이라니...

사장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 ^^




한 시간 반을 그냥 기다리면 얼마나 심심하겠습니까?

칼국수집에서 동동주 1.8리터 한병, 물만두를 안주로 사니 김치를 주셨다고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벚꽃이 눈보라처럼 날리며 카메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멋진 경치를 선물해 줍니다.




한 잔 먹세 그려, 무진장 먹세 그려....술잔과 안주 위에 꽃비가 내리고 꽃비 속에서 술을 마시니

한 통이 두 통이 되어 끝날 즈음에 식사 순번이 되었습니다.


술은 못하지만, 술을 저절로 부르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이 날은 제 아내와 만난 지 17년이 된 뜻 깊은 날이기도 합니다. 

술 마시는 분위기가 부러우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