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식탁 위의 한국사
연우아빠.
2013. 10. 22. 19:52
식탁 위의 한국사 / 주영하 / 휴머니스트
이 책은 단순히 음식의 역사나 조리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음식의 유래, 음식 재료의 기원, 조리법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함께
사회문화적 배경과 정치권력의 의중까지 찾아낸 문화인류학 서적이다.
우리가 전통이라고 알고 있는 음식이 사실은 우연과 필연,
그리고 지배자의 조작에 의해서 만들어진 전통음식이며
음식과 밥상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미시사의 총합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알같이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메뉴로 본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에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음식이 거쳐 온 최근 100여년간의 역사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일 매일 접하는 음식에 대한 정보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이렇게 많은데
하물며 수십 수백년의 역사는 오죽 하겠나 싶기도 하다.
<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분류한 사람이 참 의아했는데
그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을 발견했다.
1962년의 <식품위생법> 제정 공포....
이 법은 불량식품 제조를 근절할 목적이었다고 한다.
역사적 사건은 결코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면
조금은 씁쓰레한 미소를 머금게 되기도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얕은 연원을 가진 만들어진 신화임을 확인하면
타 문화에 대한 포용이 더 쉬워질 듯 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