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조화로운 삶 / 헬렌 & 스콧 니어링

연우아빠. 2012. 11. 6. 08:43

Living the Good Life Helen and Scott Nearing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약탈하지 않고, 다른 생명을 죽이지 않고도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한 20년간의 기록을 남겼다. 





재생지로 인쇄하였으며, 코팅을 하지 않은 것 때문에 더욱 맘에 든다.






전원생활은 사람이 살면서 한번쯤은 꿈 꿔보는 생활일 것이다.


막연한 꿈을 꾸고 귀농을 한 사람들은 많은 어려움에 맞부딪친다.

나 또한 귀향은 쉬우나 귀농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력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시기에는 매달 지불하는 아파트 관리비가 큰 부담은 아니겠지만

퇴직을 하는 순간부터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 책은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시골 생활에서 맞닥뜨릴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수 있을 지를 생각하게 해 주고,

지속가능한 삶이란 어떤 것일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하는 장점이 있다.



두 사람은 대공황이 절정으로 치닫던 1932년 도시의 안락한 삶을 버리고

일년 중 아홉달이 겨울 같은 버몬트로 이사를 갔고, 

직접 돌로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자본주의가 아닌 방식으로 살았다.


탐욕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타인의 것을 빼앗아 부를 쌓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결합에 넌더리를 냈던 것이다.

아동노동의 부당함을 역설했던 스콧의 활동에 불만을 가졌던 가진 자들이

돈의 힘을 이용해 학문과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것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들은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 더 인간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더 이상 자신의 지식과 노동력을 팔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삶을 원했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버몬트에서 직접 실천했다.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재를 이용해 돌로 집을 짓고

인공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한 생활을 통해 그들은 아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렸다.


육식을 하지 않고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를 터득해 나간 것이다.

토박이의 생활방식을 따라하지 않고, 생활의 원칙을 세우고 꼼꼼한 기록을 남겼다.

육식은 인간이 동물을 사육하는 동안 동물의 노예가 될 수 있는 행위라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시장경제 방식의 거래가 아니라 교환경제 방식인 물물교환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전문기술자가 되기 위한 고등교육은 이런 방식으로 불가능 할 것이라는 한계도 인식했다.


그들은 이웃과 함께 공동체를 구성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개인주의와 지역주의 장벽에 부딪쳐 성공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주민 전체의 이익을 침해당하는 문제에 대해서만은 강한 단결력을 발휘한 사례는 예외였다.


80여년 전에도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겪었고, 그것을 극복해 나간 사례가 있음에 많은 위안을 얻는다.

두 사람이 할 수 있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 생긴다.

정해진 시간만 노동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휴식을 즐기는 삶의 원칙은 일단은 부러운 행동이었다.


이 두 사람과 같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하면, 우리 가족이 동의를 해 줄까?

그리고 우리나라 제도가 그걸 허용해 줄 수 있을까?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도 '탐욕'을 제어하지 못해

<조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그걸 깰 수가 있을까?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 덩어리, 그리고 20가구도 안된 버몬트 농촌이었기에 그의 생활은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시도를 해보고 싶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