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니어링 자서전 / 스콧 니어링
은퇴하면 독일에서 봤던 집처럼 전기료, 난방비가 들지 않는 에너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숲을 거닐면서 여생을 보내리라 생각했었기에
상린채린아빠께서 권해 주신 니어링 부부의 버몬트 은퇴생활 기록에 관심이 갔다.
알라딘을 검색해 보니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가 펴낸 책은 모두 일곱권이 있었다.
몽땅 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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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풍족하지 못했기에
책이 있는 곳이면 어디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몽땅 읽어야만 자리를 떴던 일이 생각난다.
책에 빠지면 누가 오는지 가는지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만큼 몰입하던 시기였다.
입시와 점수에 매달리게 된 뒤에
책은 내 삶과 너무 거리가 멀었다.
취미생활로 하는 독서 조차도 어려울 만큼 세상은 피곤했다.
아이들이 함께 여행하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한 지금
다시 책읽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은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100년 동안 살았던 그가
80세가 되던 해에
지식인으로서 원칙주의자로서 자기의 생을 돌아보며 쓴 자서전.
그가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세상에 태어났다.
책을 읽는 동안 느낀 것은
세상은 물질적으로만 달라졌을 뿐,
정신과 제도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답답함을 느꼈다.
최근 100년 동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모범이라 배운 미국은
세계사 속에서 봤던 수많은 나라들 가운데 하나일 뿐
사람이 사는 모습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갑갑함이 밀려왔다.
칠흙같은 어둠과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도 신념을 꺾지 않고
사람의 선한 본성과 행복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던
스콧 니어링이라는 분에게 존경의 헌사를 보내는 심정으로
그가 남긴 자서전을 보았다.
책은 재생용지로 만들어서 가볍고 눈부심이 없는 종이인데
영국에서 발간한 해리포터 원서도 바로 이런 종이와 느낌이 같았다.
왠지 편안하고 좋은 느낌을 준다.
스콧 니어링이 80세가 되던 해부터 쓰기 시작한 자서전은
사람들이 그를 뭐라 부르건 아랑곳없이 나는 이렇게 부르고 싶다.
"한 자유인의 사상과 실천"
안락한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탐욕을 줄이고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생각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천을 했던 사람
그에게 가해진 권력과 체제의 압박은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와
인간의 천부인권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겐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나는 경제적으로 부족한 게 없고,
대부분의 편의시설과 당시로서는 사치품이라고 할 만한 것들까지 많이 갖추고 살았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이미 부의 위험을 알게 되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은 육신의 욕망에 따르다가 타락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착취하여 자기 배를 불린다는 사실을.
****** 스콧의 자서전 중에서 *****
돈을 위해서라면 아동노동을 착취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회
일하는 사람은 가난하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얹혀 살면서 안락함을 누리는 기득권층
안락한 삶을 누리던 계층이었음에도 인권과 정의를 위해 험한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스콧.
이런 패턴은 현재도 변하지 않았다.
말 할 권리를 교묘히 빼앗고, 방해하는 세세한 수단까지도
현재와 너무도 같은 100여년전 미국의 모습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약한지
얼마나 조심스럽게 키우고 보호해야 하는 지 깨닫게 해 준 책이다.
그리고, 자연인으로서 살아가는 치열한 방식까지도....
자신들의 부당한 이익을 지적하는 사람에게
딱지 붙이기를 하는 짓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방식이다.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이런 방식은 미국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던지..
애국, 충성, 국가 ... 이런 단어 조차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교묘히 사용한다는 사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며,
정치 사회 체제에 관계없이 사람이 사는 세상이 모두 비슷한 패턴이라는 것이
우리가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적인 투쟁에서 서로 도우며 인간적인 삶을 위해 협동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간선도로, 우체국, 학교, 보안림 등은 공익을 위해 정부가 관리해야 하며,
철도, 전화, 전력, 공장, 석유, 광물 같은 공동사업들은 공동체 사람들이 소유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소모적인 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귀 기울일만한 대목이다.
평화주이자이며 인본주의자였던 그의 원칙도 존경스럽지만
옳은 것을 위해 평생 온 몸을 던져 행동했던 그의 행동에 경외심을 느낀다.
나는 내가 믿는 것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가?
개인 차원의 자선행위가 얼마나 헛된 행위이며, 더 심하게 말하면 죄악에 가까운 행위인지 깨닫게 해 준 좋은 기회였다.
이 같은 행위는 일시적인 미봉책이지, 가난을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수혜자는 기생적 생활습관을 얻어 다시 손을 벌리게 만들고, 구걸이 제도화되고, 빈곤에 익숙해지는 악습을 낳는다.
자생력을 부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갈란드 기금은 보조금을 받는 단체들을 영원한 구걸꾼으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 갈란드 자선기금에서 일했던 경험 중에서 ***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인정한다면, 우리는 질문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으로,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삶의 수단이나 목표가 비열하고 저급하다면, 그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으며 자존심을 유지할 수도 없다.
바른 생활이란 다른 모든 생물들에게 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옳은 일에 종사하는 것이다.
[학문의 자유에 대하여]
교실 안이건 밖이건 사람들이 묻는 질문에 사실에 입각해 철저하고도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활동을 보장하는 것을 "학문의 자유"라고 한다.
양심 있는 교사라면 이 같은 의무를 한시도 게을리 할 수는 없을 것이다.
The Good Life Center : http://www.goodli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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