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째) 산 삐에뜨로(성 베드로) 성당
시스티나 성당에서 산 삐에뜨로 광장으로 나가는 길은 오후 4시에 연다.
이 길로 나가면 삐에뜨로 광장까지 5분도 걸리지 않는데 박물관 출구로 나가서 가려면 15분 이상 걸어야 한단다.
가이드를 따라 산 삐에뜨로 광장으로 나왔다.
삐에뜨로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에 벽처럼 막힌 문이 있었다.
100년에 한번씩 이 벽을 무너뜨리고 문을 연단다. 마지막으로 연 것은 서기 2,000년(카톨릭에서 말하는 대희년).
하지만 사람들이 이 문을 여는 것을 살아생전에 보기를 원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25년에 한번씩 연다고 한다.
2025년에 다시 문을 연다는 말에 아이들은 그때는 꼭 다시 오자고 한다.
오늘 저녁 8시에 로마시내 무료 가이드를 한다는 안내를 남기고 가이드는 자리를 떴다.
삐에뜨로 성당과 광장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지식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삐에뜨로 성당 내부는 3년전과 많이 달라졌다.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과는 뭔가 다른 모양이다.
미사에 참례하는 사람들이 앉는 자리는 얼마되지 않았다.
성당 한 켠에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한 제복을 입은 스위스 근위대가 청동 도끼를 들고 근무를 하고 있었다.
빈사의 사자상을 알고 난 뒤라서 그런지 아이들은 스위스 근위대가 달리 보이나 보다.
역시나 근위대 친구들은 뻣뻣하고 굳은 표정이다.
성당을 빠져나와 길 건너편 올드브리지에서 파는 젤라또를 먹으러 갔다.
날씨도 무척 더운데다가 바티칸 투어를 마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줄을 길게 섰다.
한국사람들이 워낙 많이 오는 탓인지 이 가게는 한국말로 주문을 받는다. 간단한 한국말도 잘한다.
쾌활한 이탈리아 사람들과 여행객들은 젤라또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젤라또 위에 크림을 얹은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자 아이들 기대는 점점 커지는 듯.
우리 차례가 되어 주문을 했다. 가격은 2유로 한가지, 3가지를 섞어서 한다.
젤라또는 역시나 훌륭한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공장제품인 아이스크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맛도 훌륭하지만 41도를 오르내리는 로마의 열기에도 녹아흐르지 않는다.
젤라또에 열광하는 우리아이들.
정말 딸기가 씹히고 바나나 향이 아니라 바나나가 들어있음을 느낄수 있다.
양도 많아서 배가 부를 정도. 아이들은 이걸 매일 사먹자고 한다.
물론이지!
바티칸 구경을 하느라 오랫동안 걸었더니 정말 힘들다.
야간투어는 포기하고 저녁에 먹을 음식을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내일은 로마 시내를 구경할까? 아니면 다른 도시를 가 볼까? 고민이다.
싼 삐에뜨로(성 베드로) 광장. 우산 소나무가 보이는 길로 계속 걸어가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영묘(지금은 싼 안젤로 성)가 나온다.
가운데 있는 오벨리스크는 지금부터 2천여년전 옥타비아누스가 가져다 놓은 이집트의 선물. 오벨리스크 위에 십자가를 씌워놓았다.
이 광장은 하늘에서 보면 열쇠모양을 생겼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자정미사 때 이 광장에 2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피에타. 거장 미켈란젤로의 작품.
죽은 예수를 십자가에서 내려놓고 비탄에 잠겨있는 마리아의 모습.
34살에 죽은 예수보다 어머니인 마리아가 더 젊게 조각되었다하여 바로크(어처구니 없다)시대의 영향이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나는 어쩌면 어머니가 아닌 막달라 마리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미켈란젤로는 24살 때 이 조각상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다른사람의 작품으로 오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 이름을 옷깃에 새겨넣었다.
거장부터 초보자까지 저 작품을 모방하려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에 젊은 조각가가 저 작품과 같은 작품을 만들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자
정신이상을 일으켜 망치로 마리아의 얼굴부분을 부시다가 잡혔다고 한다.
그 후 복원한 작품을 방탄유리 안에 모셔놓았다고...
이탈리아의 3대 천재작가 베를리니가 만든 발다퀴노(천국의 계단)
베를리니는 이걸 만들기 위해 모자라는 청동을 조달하기 위해
당시 로마시내에 널려있던 로마시대 황제들의 청동상을 거둬다가 녹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자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천년이 넘는 유물을 파괴한 자가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니 종교에 매몰된 사람들이 저지르는 바로크한 망동이라 할 수 밖에...
이 발다퀴노 아래에 베드로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성당 내부 돔 아래부분. 천장은 모두 황금으로 치장했다.
이 성당 천장을 장식하는데 들어간 황금이 300톤이 넘는다고 한다.
루터를 비롯한 프로테스탄트의 저항에 교세가 위축되자 위엄으로 신앙심을 되살리기 위해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도 교황청은 평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지도...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한 제복을 입고 있는 스위스 근위병.
청동창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왠지 코미디 같은 느낌이 들어 쓴웃음이 나온다.
베드로 광장, 알렉산더 문 쪽에 있는 분수를 배경으로.
연우가 서 있는 자리는 알렉산더 문이 있는 방향의 기둥이 1개로 보이는 지점
성 베드로 성당과 오른쪽 분수. 정말 더운 날이었다.
[로마시내 3대 젤라또]
1. 지오반니 파시(Giovanni Fassi)
1880년에 문을 연 가장 오래된 젤라또 가게.
한국인 민박이 많은 쪽인 떼르미니역 남쪽에 있다.
다양하고 맛있는 이 집 젤라또는 LA와 서울에도 지점이 있다.
겨울에는 한달씩 휴가를 가기 때문에 연말에 가면 맛보기 어렵다.
주소는 Palazzo Del Freddo Giovanni Fassi : Via Principe Eugenio, 67 00185 Roma
홈페이지 http://www.palazzodelfreddo.it/
2. 올드 브리지(Gelateria Mereu Gianluciano Old Bridge)
바티칸 박물관 입구 길건너편에 있어서 바티칸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찾아가기 좋은 곳.
한국말로 주문을 할 수 있고 양도 제일 많다.
주소는 Viale dei Bastioni di Michelangelo, 5 00192 Roma
홈페이지 http://www.gelateriaoldbridge.com/
3. 지올리티(Giolitti)
1900년에 문을 연 가게로 레스토랑 안쪽에 있다.
판테온 가는 길에 있어서 판테온을 찾는 관광객들이 맛보기 좋은 곳.
담백한 맛이 자랑.
주소는 Via degli Uffici del Vicario 40 00186 Roma
[겨울에 본 성 베드로 성당과 광장 포스팅] http://foresttour.tistory.com/91